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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방의 선물>과 동행의 주(살후 3:16-18)

최병학 (부산노회,남부산용호교회,목사) 2013-02-16 (토) 19:25 11년전 5314  


2월 평강의 주Ⅲ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동행의 주(살후 3:16-18)
 
최병학 목사(부산노회, 항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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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울, 역사, 사람
 
자신에게 온갖 직언을 마다하지 않은 충신 위징이 죽자,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은 다음과 같이 슬퍼했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고대 역사를 거울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나의 득실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나는 일찍이 이 세 종류의 거울을 구비하여 나 자신이 어떤 허물을 범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였다. 지금 위징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거울 하나를 잃은 것이다.”
 
일찍이 중국의 수나라는 남북으로 분열된 위진남북조 시대의 중국을 통일했으나, 대운하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와 고구려 침략 등 전쟁을 일으켜 국력을 소모했다. 그리하여 민심이 흉흉해지고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고 들어선 나라가 바로 당나라이다.
 
당태종은 세 개의 거울 가운데 사람을 가장 중시했다. 당태종은 말하기를, “항상 간언하는 자가 하는 말이 내 생각과 일치하지 않아도 그가 나를 범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소. 만일 그 즉시 질책한다면,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전전긍긍하며 내심 두려워할 것이오. 그러면 어떤 사람이 감히 다시 간언을 할 수 있겠소”했다.
 
흩어진 민심을 다독이고 통합하는 일에 주력했던 당태종! 그가 통치했던 24년(626~649년) 동안 정치, 경제, 문화·예술,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은 황금시대를 누렸다. 이를 후대 역사가들은 그의 연호를 따 ‘정관의 치’라고 칭송했다.
 
오랜만에 부부동반으로 동창회에 참석한 한 친구가 모임 내내 아내를 “허니야”, “자기야”, “달링”등. 느끼한 말로 애정을 표현하자, 다른 친구들이 왜 짜증나게 그렇게 부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말하기를, “사실, 3년 전부터 아내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네...”
 
인생에 소중하고 아름다움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또한 자신을 비춰줄 소중한 친구와 동행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나 우리는 그 소중한 동행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다. 물론,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도 잊어버리고 있다.
 
2. 동행의 주
 
오늘 본문 말씀은 바울이 서신의 끝에 성도들을 위해 복을 비는 말씀이다. 서신서가 각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 문제해결과 교훈, 권면도 귀하고 중요하지만, 말미에 이렇게 축복하는 것도 너무나 소중한 말씀이다. 바울은 성도들에게 “평강의 주께서 친히 때마다 일마다 너희에게 평강을 주시고, 주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3:16)고 전한다.
 
여기서 ‘주께서 너희 모든 사람과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o` ku,rioj meta. pa,ntwn u`mw/n)’는 말에서 ‘함께(meta.)’라는 말은 대격과 함께 쓰일 때는 ‘after’로, 속격과 함께 쓰일 때는 ‘with’로 번역되는데, 본문과 관련하여 좀 더 세분하면 ‘첫째, 돕는다. 둘째, 같이 싸운다. 셋째, 함께 먹는다’로 확장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는 곧 ‘도우시는 주’, ‘같이 싸우시는 주’, ‘함께 먹으시는 주’로 평강의 주가 고백되는 것이다.
 
3. 도우시는 주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 정책에 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일찍이 이렇게 비유하였다. “흥부가 제비 다리 고쳐주니 복이 쏟아지는 박씨를 물어왔듯이 지금의 북한 돌보기는 우리 민족에게 대운을 가져올 것이다. 되로 퍼주고 말로 퍼올 것이 분명하다. … 그냥 퍼주는 것처럼 보여도 이를 통해 북한의 인적자원, 천연자원을 활용하고 ‘철의 실크로드’를 구축한다면 오히려 남는 장사”라고 하였다.
 
<국민의 정부>인 김대중 대통령 때 대북지원정책이었던 햇볕정책을 이회창 당시 야당 총재는 ‘퍼주기’라고 했으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퍼오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끝날 무렵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했다. <참여정부>인 노무현 대통령 때도 ‘포용정책’을 계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명박 정부>인 이명박 대통령 때는 ‘안주기’를 선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이란 정책을 통해 “북한 주민의 소득이 3,000달러가 되게 해주겠다. 단, 조건이 있다. 먼저 핵을 포기하라”고 했다.
 
그 결과 북한은 2009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2차 핵실험을 했으며, 유엔 안보리가 제재에 나서자, 3년 만인 지난해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했고, 2013년 2월 12일 고농축우라늄(HEU)으로 추정되는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 핵문제의 발생사적 연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김일성의 욕망이다. 김일성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 핵의 위력에 눈을 떴다. 또한 정권 수립과정에서 지원을 받은 소련과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자 핵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되었으며, 권력 승계 및 권력 강화에 핵무기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김정일과 김정은 역시 핵무기를 대외 협상카드로 취급하기보다는, 핵을 통해 ‘자국의 정체성’과 ‘안보계획’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였다.
 
브루스 커밍스도 말했듯이, “북한이 결국 핵무기를 가지게 된다면, 그 무기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시가 만들어준 무기(Bush’s Bomb)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는 말은 타당하다.
 
따라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우리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었다. 인하대 정외과 김용호 교수는 말하기를, “첫째, 협상이나 제재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려는 기존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둘째, 북한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화에 나온다 하더라도 진정성이 의심스럽고 오히려 핵무기 개발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것, 셋째, 북한의 핵 위협은 한반도를 넘어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스스로 밝힌 바, ‘핵 억제력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핵 억제력은 보복능력으로 상대의 핵공격을 자제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억제는 일방적이 아니라, 상호적이다. 내가 핵무기로 공격하면 상대도 핵무기로 보복공격을 한다는 것, 그 결과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곧 말 그대로 미친 짓(MAD)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북한이 근본적으로 국가의 생존이나 번영이 핵무기의 지속적인 보유에 달려 있다고 믿지 않는 다른 유형의 체제나 지도자가 나타나야 만이 북한에게는 다른 미래가 올 것이다. 가령,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핵을 포기한 이유와 같다. 민주화와 더불어 국제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스스로 핵을 포기했다. 북한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절차를 밟기에는 ‘극장 국가 체제’인 북한에게는 너무 힘든일이라 할 수 있다.
 
남한은 무엇을 해야 하나?
 
핵 억제력을 강화해야 하는가? 핵무장을 하고,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하는가? 서로 핵을 동원해 겁주기 게임을 지속해야 할까?
 
해답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처럼 호랑이와의 ‘적대적 긴장관계와 책임감’이다. 영화에서 호랑이는 주인공 소년이 긴 표류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되었으며 이 소년이 호랑이와 더불어 살아남게 한 건 그의 종교적 심성이었다.
 
‘적대적 공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북한이라는 호랑이’와 ‘남한이라는 소년’이 어떻게 ‘한반도라는 보트’에서 살아남는가! 그것은 남한이라는 소년의 ‘냉정한 신중함’과 ‘생명을 사랑하는 종교적 심성’이다. 거기에 한민족의 미래가 달려 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호랑이는 구조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듯 북한은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생명의 길, 냉정한 심중함의 제 길을 가야 한다.
 
주께서 오늘도 우리를 도우신다. 평화의 길로, 생명의 길로 꾸준히 제 걸음을 걷는 자들에게 주님의 평강이 임하실 것이다.
 
4. 같이 싸우시는 주
 
영화 <7번방의 선물>의 해답은 사랑이다. 고리타분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억울하게 강간, 살인 누명을 쓴 지적 장애인 사형수와 그의 애교 넘치는 딸 사이의 절절한 사랑은 돌처럼 딱딱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 시킨다. 그들의 사랑은 교도소 7번방의 교활하고 흉악한 죄수들이 천진난만한 동심을 회복하도록 만들고,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았던 냉혈 인간 보안과장까지 감동시킨다.
 
그래서 그들은 이 억울한 사형수를 구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힘쓰지만 정작 이 지적장애인을 변호하고 구해낼 최종 책임이 있는 경찰청장과 국선변호사, 그리고 법원의 판사는 결국 그를 사형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 속에 소중하게 간직한 딸은 세상에 대하여 분노하기보다, 자신의 아버지처럼 억울하게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사람이 된다.
 
예수는 우리를 위해 죄 없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다. 그러나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은 세상에 대해 분노하기 보다, 죄 없이 죽어가는 이들과 함께 죽어가는 길을 택했다. 예수의 싸우시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평강의 주께서 우리와 동행하시면 우리와 함께 악을 선으로 갚으시는 싸움에 함께 하시는 것이다.
 
‘민주주의자’ 고 김근태 선생의 1주기 추모를 맞이하여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신에 이어 전두환 군사독재까지 민주주의가 유린되고 많은 지식인이 침묵과 보신에 긍긍할 때 고인은 금단의 벽에 도전했다. 제적-강제징집-지명수배-위장취업-노동운동-민주화운동-투옥-고문 등 한 시대의 고난을 온몸으로 겪었다.
 
민청련을 조직할 때는 두꺼비를 그 상징으로 삼았다. 뱀에게 잡아먹히면서도 자신의 독성으로 끝내 뱀의 생명을 빼앗고, 그 뱀을 자양분 삼아 뱃속의 새끼들이 알을 까고 나오게 하자는 각오였다. 그렇게 5공의 철벽을 뚫었다”
 
세상은 평화 원하지만, 전쟁의 소문은 늘어가는 이 흑사년 뱀의 해에 두꺼비도 필요할 것이다. 뱀의 뱃속에서 나오는 새끼들이 뱀새끼가 아니라, 두꺼비 새끼가 되어, ‘2012년을 점령하라’는 못 다 이룬 고 김근태 선생의 유언이 이제 정치가 아니라, 언론에, 문화에, 철학에, 사상에, 종교, 마침내 통일 문제에 꽃피기를 소원한다. 그것은 도우시는 주와 같이 싸우시는 주가 이루시는 평강이 이뤄질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5. 함께 먹으시는 주
 
칼릴 지브란의 「선구자」라는 시집을 보면 ‘거울 속에서 나온 사나이’라는 시가 실려 있다.
 
임금이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임금의 침실에 걸려 있는 침실에서 한 사나이가 나타난다. 임금 앞에 나온 이 사나이는 정장도 하지 않고 벌거벗은 몸으로 나타난다. 임금은 사나이를 향하여 어떤 놈이 이런 밤중에 무엄한 모습으로 나타났느냐고 호통을 치려고 하였다. 그런데 오히려 이 사나이가 임금에게 “너는 무엇 때문에 임금이 됐느냐?”고 물었다. 이 물음의 위세가 얼마나 당당한지 임금이 꼼짝을 못하고 생각한 끝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나서 임금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 사나이는 임금에게 “네가 정녕 다른 사람보다 잘난 것이 무엇이냐. 말해보라”고 몰아세운다.
 
당황한 임금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나는 다른 사람보다 현명하고 실력이 있어서 임금이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사나이는 다시 임금에게 몰아붙이기를 “네가 진정 이 나라에서 가장 현명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냐? 실력으로 따지면 너보다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 그렇다면 너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을 것이다”고 하였다.
 
그때 임금은 땅에 주저앉아 가슴을 치며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난 것도 아니고, 현명한 것도 아니고,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라면 나는 도대체 누구이며 무엇이란 말이냐?”라고 외친다. 그때 벌거벗은 사나이는 큰 황금 면류관을 임금의 머리에 씌우고 거울 속으로 사라진다. 임금은 비로소 잠에서 깨어나서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는 사나이는 보이지 않고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연약하고, 부족한 모습의 자신의 면류관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나와 함께 먹으시는 주는 나의 무능과 부족을 느끼며 겸손히 주를 섬길 때 나와 함께 동행하시며 함께 먹으실 것이다.
 
구리 거울이 의관을 단정하게 하며, 고대 역사를 거울삼으면 오늘의 문제를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삼으면 나의 허물을 방지할 수 있다는 당태종의 말은 도우시고 함께 싸우시고 같이 먹으시는 주와 동행할 때 그 통찰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최병학(부산노회,남부산용호교회,목사) 2013-02-16 (토) 19:28 11년전
아마도 17일은 사순절 첫째주일이라 고난에 관한 설교를 하실터인데, 때마침 터져나온 북핵 문제와 연관지어 교단 달력에 나오는 2월 주제 평강의 주와 관련하여 설교하려 합니다.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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