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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호봉제(4)- 밥상공동체, 그 앞의 불평등

김진철 (충남노회,오순교회,목사) 2012-10-28 (일) 20:25 11년전 4061  
그 웃음은 환한 웃음이었습니다. 그 웃음은 자본주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참으로 맑고 깨끗한 웃음이었습니다. 그런 환한 웃음으로 함께 밥상 앞에 앉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꿈꾸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살다보니 꿈은 점점 퇴색해가지만, 그 진정성은 우리 속에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기장공동체입니다.
 
코스모스 보고, 푸른 하늘 보고 살아요...
그 목사님 내외분은 이제 막 예순이 넘으셨습니다.
몇 년 전에 목사님은 대장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목회를 그만 두셨습니다.
사모님은 오래전에 자궁수술을 받으셨고,
우울증에다 이제는 허리가 아프고 골다공증으로 고생을 하고 계셨습니다.
어떻게 사시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는 자녀가 없잖아요. 그나마 다행이지요.>
애써 말씀하시는 표정이 참 쓸쓸합니다.
<목사님, 이제는 목회를 그만 두었으니 선교비 안 보내도 됩니다.
그것 때문에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어느 오지에서 목회하실 때. 한 목사님이 찾아 오셔서 물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어떻게 사느냐고...사모님은 교회 가는 길에 코스모스 씨를 뿌렸는데,
그때 마침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아름다운 꽃길을 이루고 있어서
<코스모스 보고, 푸른 하늘 보고 살아요.> 하고 대답하셨답니다.
<우리목사님은 시골의 작은 교회들만 섬기셨어요.
나는 농촌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고생을 모르고 자랐거든요.
우리 목사님, 도시에서 목회를 하는 것을 꼭 보고 싶었는데...
병들고 나이든 우리를 받아줄 곳도 없고....
선교비는 자녀들을 키우면서 공부하는 젊은 목사님들에게 보내주셔요.
우리는 잘 살아요. 하나님의 딸이잖아요. 하나님이 보살펴 주셔요.>
 
애써 힘든 것을 감추고 하시는 말씀이 더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런 힘든 사정을 다 들었으면서도, 선교비 얼마 보내고, 의무를 다했다고 손을 씻었던
내가 미워졌습니다. 딱히 방법도 없었습니다.
 
지갑이 회개해야 진정한 회개라고 설교하는 당신의 지갑은 어떤가요?
그때 나는 설교 중에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요한 웨슬리' 가 어느 교회에서 설교를 했습니다.
어떤 부자 영감이 그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았습니다.
첫째, '돈을 잘 벌어야 하고 많이 모아야 합니다.'
그렇게 말하자 영감님은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면서 은혜를 받았습니다.
둘째, '벌은 돈을 절약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 부자 영감은 옆 사람에게 '목사님! 설교 참 잘하시네' 그랬습니다.
셋째, '벌어 놓은 돈을 선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영감은 '에이, 아까운 설교, 그 말 때문에 다 버렸네' 했답니다.
이어서 종교개혁자 루터는 <지갑이 회개해야 진정한 회개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의 인색함을 책망하고 온전한 헌금을 하라고 설교했었습니다.
 
그렇게 설교한 내가 정작 힘든 이웃교회를 위해서 내 지갑이 회개했는가?
혹시 우리가 성도들에게 헌금하라고 할 때는 기분 좋게 인용하고,
정작 내가, 혹은 우리 교회가 지갑을 열어야 할 때는 그 부자영감처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함께 웃고 나누는 밥상공동체를 꿈꾸며...
자유와 정의와 평등을 말하는 기장공동체에서 생계가 부정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어떤 희망적인 전망과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뜻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반쪽 구호에 그칠 것입니다.
기장공동체에서 목회하는 행복함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장공동체 안에서 보금자리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치고 병들어, 목회지에서 외면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래서 소외되어 떠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하나님, 이 땅을 고쳐주소서!!> 하고
드리는 기도는 위선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우리가 말하는 경제가 <시장의 논리>가 아니라
창조하고, 살리고, 보전하고, 풍요롭게 하는 <하나님의 살림살이>라는 것을 믿고,
하나님의 온전한 살림살이가 이루어지는 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일하는 기장공동체라면
밥상공동체 앞에서 웃음을 잃어버리고, 눈치 보며 밀려나 있는 목회자들에게 환한 웃음을 찾아주고, 함께 즐거운 식탁을 나누는 일에 뜻을 정하고 생각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의 마음에 상처주지 않고 더불어 목회할 수 있는 길....불가능한 일일까요?

이상호(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2-10-29 (월) 05:42 11년전
목사호봉제(4) 잘 읽었습니다.
기다려지는 글이 되었습니다.
목사호봉제, 정직한 생보부터,
1%라도 올려가며 실천해 가야할 일입니다.

기장공동체, 살림공동체는 밥상공동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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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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