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세대 이사회 결의 무효소송 항소심 준비서면을 제출했습니다. 이번에 '준비서면'이라는 용어도 처음 배웠습니다.
거의 60페이지에 달하는 준비서면과 100페이지가 넘는 증거자료를 살펴보면서, 법적인 절차는 우선적으로 변호인단이 검토하는 것이고 그밖에 교회나 교단의 입장과 사실관계를 검토했습니다.
항소심 과정을 준비하면서, 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남용되고 오용될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정서와는 다르게 절차상으로 하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면서, 교묘하게 사학의 공공성과 기독교 정신이라는 소송의 본질을 비껴가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결을 받을수 있었던 1심의 과정에 대한 검토 역시 기나긴 인내의 과정이었습니다.
법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데... 법이 사람에게 위해함을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번에 변호사와 이번 소송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을 준비하면서, 과연 우리가 준비하는 서류의 내용처럼, 한국교회가 정말로 연세대학교를 통해서 사학의 공공성과 연합의 정신을 이룰 준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법적인 투쟁도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 무엇이 옳은가를 따지는 (난상)토론도 중요... 아니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률적인 하자 보다, 나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에 비추어 얼마나 당당할수 있는가 입니다.
기독교적인 정신 측면에서는 우리의 주장이 타당하지만... 법률적 하자가 없기에 저들의 정관개정이 유효하다는 판결 앞에서... 어쩌면 무모한 싸움을 다시 하려는 한국교회가... 너무나 분열되어 있고, 연세대학교의 기독교 정신을 살리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법 없는 세상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무법천지가 아니라... 강자와 기득권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되는 그런 법이 없는 세상 말입니다...
요즘 게시판에서 오가는 법적인 공방은 너무나 법적 절차에 집중되고 있어서... 솔직히 재미도 없고... 어렵습니다. 교회의 재판과정에 대해서... 전문가적인 식견과 비전문가적인 감정이 혼재되어 너무 크게 부풀려지는 느낌입니다. 그로 인해 상처받는 당사자들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법적인 절차와 정치적인 관계에 집중하는 모습이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교회 문제를 가지고 교회법정과 사회법정에 해결을 요청할때에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교회 당사자들과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는 언사와 행동은 삼가해야 할것입니다...
단순하지만... 강한 메시지... 감히 사회법으로도 무시하지 못하는... '교회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두려운 것은 지금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 나중에 하나님 앞에 가서 얼마나 당당하게 이야기 할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흥미, 이해관계 및 정치적인 의도가... 하나님 앞에서 당당할수 있을지... 두려워서... 그냥 계속 구경만 하다가 짧은 소견을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