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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그리고 감정 노동자

이원표 (경기노회,영생고등학교 교목,목사) 2013-05-15 (수) 10:51 10년전 2498  
스승의 날 행사를 마치고 교목실에 들어와 앉아서 읽은 시와 이명수 선생의 댓글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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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택님의 <풀>
  
 평생 한 번도 바람에 거슬러 본적 없었다.
 발목이 흙에 잡혀 붙잡혀 한 발자국도 옮겨보지 못했다.
 눈이 낮아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했다.
 발바닥 밑 세상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있었으므로
 참, 모질게도, 나는 살았다.
  
이명수님의 댓글 :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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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는 좋은 스승의 날, 감정 노동자를 떠 올렸을까요?
  
풀이 바람에 거슬러 본 적이 없다는 말에
순리대로 산다 의미보다는 자기 감정을 누르고 살았다는 것이 느껴진 것은,
  
눈이 낮아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했다는 말에
손님은 왕이고, 학생과 부모는 교육 소비자들로서 거기에 비위를 맞춰야 하는 교사들이 떠오른 것은,
  
발바닥 및 세상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에
자기 내면의 소리를 귀 기울이지 못하고, 하루하루 현상에 허덕이며 주어진 일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떠오른 것은...
 
오늘날 우리 교사들은 더 이상 선생도 스승이 아니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나 하며 치매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그림자를 맘놓고 밟아도 좋으니,
우리의 감정을 함부로 밟지는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오늘도 제 핸드폰은 감정 노동자의 전화가 울릴 것입니다.
그 짜증나는 전화에 항의를 넘어서 인격적인 테러를 했던 가슴 아픈 기억에 고개를 떨굽니다.
그 전화에 친절하게 받지는 못할지라도 그 분이 기분 상하지 않도록 평범하게 받을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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