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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호봉제(7) - 오르난의 타작마당...

김진철 (충남노회,오순교회,목사) 2012-11-18 (일) 21:19 11년전 5882  
추수감사주일의 강단장식을 하면서
우리 교회는 11월 마지막 주일을 추수감사주일로 지킵니다. 교인들이 가져온 추수한 수확물들로 강단을 장식하다보면 해가 갈수록 풍성해진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농사를 지어서 그렇게 풍성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 직접 농사를 지어서 가져온 수확물들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기에 강단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돈으로 사기 때문입니다. 아예 과일바구니를 사다가 올려놓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좋기는 하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는 추수한 수확물로 강단을 장식하는 것을 아버지에게서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경남 김해 장유에서 목회를 하셨습니다. 추수감주일에 교인들은 창호지로 봉투를 만들고 거기에 배추나 무를 비롯해서 수확한 농산물을 넣어서 강단 앞에 전시하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대부분 자기 밭에서 제일 좋은 것을 뽑아 왔고, 교인들은 서로의 수확물을 보면서 누구누구네 것이 은혜를 많이 받아서 튼실하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가장 은혜를 많이 받은 수확물의 주인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그 경험은 내게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는 투박하고 종류도 제한되어 있었지만, 손수 지은 농사의 수확물들을 하나님 앞에 놓고 예배드리는 기쁨은 말 할 수 없이 컸습니다. 감격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돈으로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그리고 아름답고 세련되게 장식은 하지만 아쉬움이 있습니다. 감상은 하지만... 나의 땀과 정성이 하나님 앞에 놓이는 감격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우리 마을에 가장 가난한 사람은 목사입니다.
어느 해 아버지 추도예배를 드리고 나서, 누나가 말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무밥을 먹지 않아도 되었는데, 아버지는 무밥을 먹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무를 채를 썰어 삶아서 밥에 넣어서 간장에 비벼 먹었습니다. 아마 양식이 부족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목사는 교인들의 어려움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기에 그렇게 하셨다고 했습니다. 목사님들이 교인들이 하나님의 복을 듬뿍 받도록 많은 기도를 드려서인지 교인들의 살림은 나아지지만 목사님들의 살림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 농촌교회에서 목회하시는 어느 젊은 목사님이 한 말을 듣고 웃다가 씁쓸해졌습니다. 어느 도시 교회에서 농촌에 있는 어려운 노인들을 돕고 싶다고, 추천을 해달라고 전화가 왔답니다. 그 목사님은 <우리 마을에서 제일 어려운 사람은 나입니다.> 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쪽에서 농담하는 줄 알고 웃더라고 했습니다. 자기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말입니다.

예산 대흥 혹은 오르난의 타작마당
예산대흥의 실존 인물인 이성만, 이순 형제의 우애를 다룬 “의좋은 형제”이야기가 있습니다. 알다시피 비슷한 이야기가 탈무드에도 나옵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의좋은 형제가 살았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도 변함없이 의좋게 지내기 바란다."
두 형제는 아버지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두 형제는 아침이 되면 들로 나가 사이좋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었습니다. 알차게 영근 곡식들이 형제를 기쁘게 했습니다.
형제는 사이좋게 추수를 하고 나누었습니다.
저녁에 동생은 생각 했습니다. 형님은 나보다 식구가 더 많으니 양식이 더 필요하겠지.
그래서 동생은 몰래 형의 집에 볏단을 더 갖다 놓았습니다. 형도 생각 했습니다.
동생은 살림을 새로 시작했으니 곡식이 더 많이 필요할거야. 형은 동생의 집에 볏단을 더 갖다놓았습니다. 다음날 두 형제가 일어나 보니 볏단이 전날과 똑같았습니다. 형과 동생은 깜짝 놀랐고, 다음날 저녁에 다시 곡식단을 날랐습니다. 결국 볏단을 나르던 동생과 형이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동생과 형은 서로의 마음을 알고 더욱 의좋은 형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에 의미를 붙여서 솔로몬이 성전 터를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 두 형제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오르난 타작마당을 성전 터로 삼았다고....
사실여부를 떠나서 이야기에는 민중들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교회는 어디에 서는가? 서로 사랑하는 곳에 세워진다고...

촛불을 켜고 싶은 노래가 있습니다.
함께 부르면 손을 잡고 싶고, 손을 잡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래가 있습니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하나님께서 계시도다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우리 사는 이 세상 아주 작고 작은 곳...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어려운 목회자와 넉넉한 목회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추수감사절.
행복하지 않을까요. 목사호봉제가 그런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상호(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2-11-19 (월) 07:11 11년전
두 형제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오르난 타작마당을 성전 터로 삼으며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어려운 목회자와 넉넉한 목회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추수감사절과
누가 돕는지 모르지만 농촌, 도시개척 작은 교회 목사도 마음놓고 목회할 수 있는 목사호봉제를 적극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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