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공개 요청
저는 어제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후보생 교육을 수호하기 위한 단식기도에 나서며”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뒤에 수유리 캠퍼스 교정에 텐트를 설치하고 단식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교단의 목사후보생 교육을 바르게 세우는 방안을 놓고 기도하던 중에 저는 채수일 총장으로부터 총회에 (교역자 수급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하고 발전학대학원 논의를 미룰 테니 ‘단식농성’을 중단할 것을 권유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단식기도를 하면서 저는 (가칭)발전학대학원 신설을 위하여 신학대학원 정원을 10명 축소하는 안건의 처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계속 듣고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29일에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가 위의 안건을 전원 반대 의견으로 부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본부는 바로 엊그제인 12월 12일 대학원위원회의 서면결의를 통하여 위의 안건을 의결하였고 그날 저녁부터 기획위원회의 서면결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기획위원이 서면결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끝에 어제인 12월 13일 오후 늦게 기획위원회가 부랴부랴 소집되어 위의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바로 오늘 12월 14일 교무회의에서 위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가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의 결정을 깡그리 무시한 채 학교본부의 억지 논리에 따라 마무리된 것입니다. 총장은 언제든 교무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에는 서면결의를 통하여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고 나서 어제 저녁 8시 10분경에 저에게 위에서 말한 문자를 남긴 것입니다.
저는 총회에 (교역자 수급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하고 발전대학원 논의를 미루겠다는 총장의 의사표명에 그의 진심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총장이 다음 세 가지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천명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가칭)발전학대학원 신설을 위한 신학대학원 정원 축소에 대해 신학과 교수들이 반대 의견을 모으고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가 그 안건을 부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위원회와 기획위원회를 통하여 일사천리로 안건을 통과시킨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시기 바랍니다.
둘째, 우리 교단의 교역자 수급 현황과 전망에 대한 전수조사에 기초한 정확한 자료에 근거하여 신학대학원 정원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어떤 이유에서건 신학대학원 정원 조정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공개적으로 약속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신학대학원 정원을 조정하는 일과 관련해서 앞으로 총회와 긴밀하게 협의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총장이 이 세 가지 사안에 대하여 공개적인 입장을 밝힐 때까지 우리 교단의 목사후보생 교육을 수호하고 한신대학교 발전을 위한 저의 단식기도를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2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