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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격리의 은혜/ 한도수 선교사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20-06-28 (일) 07:14 13일전 430  

자가 격리의 은혜


한도수 선교사(브라질)

마지막 선교사에게 남는 것


선교사에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언어가 아니고 문화도 아니며 물질도 아니라 질병이다. 선교지는 모국과 다른 기후, 음식, 오염된 물, 열약한 환경 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면역이 없는 선교사들은 질병에 노출되어 질병과 전쟁을 해야 한다. 초창기 한국에 왔던 많은 서양 선교사들이 단명 한 것도 풍토병 때문이었다. 그때만이 아니라 오늘 날도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질병과 고투하고 있다. 특별히 아내 선교사들은 남편 선교사보다 질병에 대한 면역이 약하여 더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나온 말이 ‘마지막 선교사에게 남은 것은 병 뿐 이다,’ 라고 한다.



우리는 1986년 9월에 선교지로 출발하여 금년이 34년이 되었다. 강산이 3번 반이나 변한 세월을 선교지에서 보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역시 겉보기에는 건강한 것 같은데 속은 질병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아내 석인숙 선교사는 많은 질병을 몸속에 가지고 질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얼마 전 심장문제로 급하게 세브란스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처방은 이제 선교지에 가지 말고 한국에 있으면서 계속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다. 이번에 귀국한 것도 2차 진료를 받기 위해서 온 것이다. 나도 7년 전부터 당뇨와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작년부터 눈이 점점 안 좋아져서 얼마 전에 안과에 갔는데 당뇨로 인해 각막에 손상이 왔고 백내장도 심하다고 하며 속히 수술을 받으라고 권했다. 이러한 질병을 치료받기 위하여 급하게 귀국했다.


자가 격리의 감시 망


인천 공항에 도착하자 코로나19의 검사가 시작되었다. 무려 다섯 곳의 검사를 통과해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외국에서 입국하기에 이러한 정밀 검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흠이었다. 검사 중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밖에 나오지 못하고 바로 격리조치가 되었다. 공항에서 기다린 렌트카를 운전하고 오는데 공주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휴게소 들리지 말고 자가 격리하는 공주 세광교회로 직행하라고 한다. 용변도 보지 말라고 하는가 보다. 세광교회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에 깔아놓은 자가 격리자 안전보호 앱에서 연락이 왔다. 체온을 재고 바로 앱으로 결과를 보내라고 한다. 누군가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으시시했다. 숙소에 도착하여 시차로 인해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건소에서 출두하라는 연락이 왔다. 보건소에서 진단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숙소로 돌아왔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체온을 체크하여 보고해야 한다. 낮이고 밤이고 새벽도 없이 수시로 우리가 숙소에 있나 없나를 체크하는 알람이 울린다. 며칠 전에는 보건소 직원이 갑자기 숙소에 나타나 우리가 격리 장소에 있나 없나를 확인하고 갔다. 우리가 마치 요시찰 인물인 것처럼 감시하고 감독하고 있다. 그동안 자가 격리하는 자들이 숙소를 이탈하여 식당이나 유흥가에 다녀온 바람에 코로나를 전염 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처럼 엄격해 졌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하루가 지나자 보건소로부터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 감사했다. 자가 격리 14일 되던 금요일 오전 10시에 다시 한 번 진단키트로 검진하고 토요일에 음성으로 통보받아 15일차 되던 토요일 12시에 자유의 몸이 되었다.


엔학고레에서 터진 샘물


한국에 귀국할 일정이 잡히자 아내는 어디에서 자가 격리를 할까 고심하였다. 자가 격리 자는 시장이나 수퍼마켓에 갈 수가 없기에 누군가가 우리를 도와주어야 하는데 아내는 그동안 절친하게 지낸 온 세광교회 전화자 사모님이 제일 편할 것 같다고 그곳으로 결정한 것 같다. 전 사모도 편한 마음으로 오라고 환영했다고 한다. 감사했다. 세광교회는 아파트단지 속에 있지 않고 마을 속에도 있지 않으며 한적한 산속에 있기에 자가 격리 장소로서는 안성맞춤이다. 우리는 브라질에 살지만 철저하게 격리생활을 해왔기에 코로나로 부터는 99% 안전한 자들이다. 자가 격리하는 교회에 조금도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서슴없이 세광교회로 온 것이다. 

 

우리가 거했던 숙소는 사택 이층인데 이 방 이름이 ‘엔학고레’라고 한다. ‘엔학고레’라는 뜻은 ‘부르짖는 자의 샘’이라고 한다. 삼손이 나귀 턱뼈로 적군 천명을 죽이고 나자 지치고 목이 말라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한 곳에서 물이 터져 솟아났다. 삼손은 물을 마신 후 정신이 회복되고 소생하여 그 샘 이름을 ‘엔학고레’ 라고 했다고 주인장 이상호 목사님이 알려준다.


엔학고레라고 이름 하는 이 방은 우리를 위해 지어놓은 방인 것 같다. 어쩌면 우리는 삼손처럼 지치고 목말라하는 그런 상태에서 이곳에 온 것 같다. 지난 34년 동안 우리는 안식년 한 번 가지지 않고 선교만을 위해 달려왔다. 바울선교회 476명의 선교사들 중에 첫 번째 선교사로 출발하여 선교사훈련원사역, 신학교사역, 개척교회사역, 목회자훈련원 사역 본부 사역을 통해 바울선교회 정관 및 정책을 만들어 실행 하는 등 필리핀에서 본부에서 브라질에서 일벌레처럼 사역 속에 푹 빠져 살아온 것 같다. 34세의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선교지에 나가서 34년이란 세월을 보내고 68세가 되어 지치고 목마른 상태로 이곳에 왔다.


자가 격리하는 동안은 어디도 나가지 못하고 이 방안에만 15일 동안 푹 박혀 있어야 한다고 하니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곳은 하나님이 지치고 목마른 우리를 위해 마련해 놓으신 쉼의 안식처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엔학고레에 도착부터 마치고 떠 날 때 까지 이상호 목사 내외분의 섬김은 엔학고레의 샘물이었다. 대면을 할 수 없기에 구입한 식재료들을 문 앞에 놓고 가신다. 사모님이 손수 만드신 쑥떡과, 수박, 양념통닭, 보신탕, 아구찜, 수육 등 푸짐한 음식으로 섬겨 주셨다. 특별히 이방에 있는 냉장고가 가동이 안 되자 즉시 새 냉장고를 구입하여 넣어 주셨다.


또한 이방에 TV가 고장이 나 있었고 내 노트북이 10년이 넘어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는 것을 아신 이 목사님은 가까운 지인들을 통하여 TV와 노트북을 기증받아 주므로 감동어린 엔학고레의 샘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가 격리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많음을 안 나의 지인들이 서울에서, 일산에서, 남양주에서 전주에서 채소, 과일, 식품 등을 택배를 통하여 공급해 주었다. 이러한 일은 지난 34년의 사역 가운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은혜의 샘물이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자가 격리는 은혜의 장이었고 축복의 장이었으며 엔학고레의 샘물이었다. 이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은혜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보혜사처럼 옆에서 도와주신 이상호 목사 내외분께 감사를 드린다. 전주에서 이곳까지 달려와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채워놓고 가진 한 권사님께도 감사드린다. 또한 이모저모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아울러 장소를 제공해주시고 기도로 동참해 주신 세광교회 장로님을 비롯한 모든 교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상호(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20-06-28 (일) 07:19 13일전
2주간의 격리생활을 마치고 치료차 전주 거쳐서 서울로 가셨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브라질 선교사님이라 교회와 염려하는 분들 때문에 밝히지 못했습니다만
안전한 곳에 계시다가 오셨고 들어오실 때도, 격리를 마칠 때도 음성확정을 받으시고 인증서를 받으셨기에
공개하며 협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선교사님이 보내주신 글을 공유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선교지에 가실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주소
구자은(경기노회,평화교회,목사) 2020-06-28 (일) 16:51 13일전
한도수선교님내외분에게 엔학고레의 샘물이 되어주신 이상호목사님내외분의 사랑의 섬김이 천국에서 빛날 것입니다. 한도수선교사님~ 반갑습니다. 오래전~ 30여년전 익산에 거주할 때, 한선교사님은 당시 이리기독교방송국 선교부장이셨던 이동춘 집사님(현재는 갈릴리교회 원로목사)과 황의경 권사님과 함께 익산 지역 교회를 순회하며 선교보고와 후원을 위하여 다니실 때 운전하며 섬겼던 평신도시절이 떠오릅니다. 건강하시고 선교하시는 여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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