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에 제일 더운 때가 소서와 대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중에 몇가지 징조를 보여 주십니다.
매미가 나오고 고추잠자리가 날아 옵니다.
7년이나 되는 고행의 시간을 기다리던 매미는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어 있다가 나올 때를 잘 알고 있습니다.
소서 小暑 라는 절기 때가 되어야 나옵니다. 그 전에는 절대로 나오지 아니합니다.
나오는 날 에도 그 시간을 잘 지킵니다.
모든 만물이 잠든 시간 밤 12 시경이 지나서야 활동을 개시합니다.
나오자마자 곧바로 가까운 나무 위로 올라 가서 우화 羽化 되는 자리를 잡고 기다립니다.
날개가 나와서 공중을 날아 다니는 신선의 몸으로 변화되는 시간입니다.
그 모든 일은 날이 밝기 전에 다 마치고, 갓 나온 날개에 습기가 마르면 곧바로 날아 갑니다.
굼벵이가 땅에서 나와서 날개를 달고 날아가기 까지 어둔 밤중에 진행되는 각 단계마다 조금이라도
지체하거나 멈칫거리면 안타갑게도 매미가 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바람이 불거나 궂은 날에는 굼벵이가 나오지 아니합니다.
굼벵이도 기가 막히게 날씨를 알아 봅니다. 제일 더운 날에 , 요것 들이 나오는 게 가을의 소리입니다.
매미가 나오는 날은 고추 잠자리도 나와서 날아 다닙니다.
약속이라도 한 거 처럼 둘은 같은 날 나오게 됩니다.
복 伏은 왜 엎드릴 복을 쓸까요.
복이 세 번을 지나는 데 , 가을이 오다가 더위에 눌려서 오지를 못하고 엎드려 진다는 伏 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가을의 기운이 엎드려 지는 것을 세 번 하고 나면 여름은 끝나고 가을이 라는 말씀이네요.
알고 보면 제일 더운 때에 이미 가을이 발밑으로 오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여기서 伏날을 정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여름이 절정이라고 하는 하지 夏至 에서부터 따져서 세번 째 경 庚 에 해당하는 날이 初伏이고, 네 번째가 中伏
인데, 末伏 은 立秋를 지나서 첫번 째 庚일이 라야 하기 때문에 열흘에 오는 때도 있고 스무 날에 오는 때도 있어서
월복이라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 왜 경 庚 일이냐 하는 이야기는 오행에 관하여 또 육십 갑자에 대하여 설명이 필요하므로 생략하고요
언제 기회가 되면 더 말씀 드리지요.
초복을 하루 지나서
칠월 17일 제헌절에
평지교회 흰쾨끼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