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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정승훈박사 인터뷰(몰트만 추천으로 신학계 노벨상인 그랜마이어상 후보)

임창세 (서울노회,용산제일교회,목사) 2021-01-23 (토) 18:36 3년전 1713  

“칼 바르트와 동시대성의 신학”의 저자 정 승훈 교수 인터뷰

그를 만난 것은 쌀쌀한 늦은 금요일 오후, 버클리의 한 후배신학대학원생의 거실이었다. 아이오와에서 학회세미나에 참석 차 비행기로 날라 온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특유의 성실성과 열정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남 리사 (이하 남): 안녕하세요. 먼저 칼 바르트와 동시대성의 신학” (대한기독교서회)의 한국 발간을 축하 드립니다. 9월초에 출간 된 후 짧은 기간동안이지만 벌써 심상치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요. 우선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시지요.

 정 승훈 (이하 정): 한국에서 장로교 신학교라면 칼 바르트를 안 가르치는 곳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금세기 최고의 신학자 이지요. 한신대에 있을때 공부를 했지만, 본산지인 스위스에 가서 공부해 보니 유럽에서 보는 칼 바르트 신학이 너무나 달랐어요. 한국에서는 바르트의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에 치중해서 가르치기 때문에 시대, 문화, 여성신학등과 관련이 멀어보이지만 유럽에서는 최첨단의 진보적인 신학자로 조명되고 있었지요. 그 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박사논문도 헤겔좌파와 칼 바르트로 썼지요. 그 후로도 10여년동안 더 바르트에 대해 공부하면서 전문가들과 교류했고 베를린자유대학의 마르크바르트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책을 썼는데 불행히도 그 교수가 책의 완성을 보지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셨지. 바르트는 방대한 저서를 남겼기 때문에 그의 사상을 연구,접근하기가 어려운 사람인데, 특히 그의 초기 목회자 시절의 저서를 이해하지 않고는 그의 사상을 절대로 알수가 없어요. 그의 초기 저서는 영어로도 번역이 안 되어있고, 물론 한국어로도 안되어있어서 독일어 원전으로 읽어야했어요. 간단하게 말해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칼 바르트가 동시대문제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사회정의,이슬람교,이스라엘과의 문제, 여성신학, 노동문제, 종교다원주의, 에큐메니칼의 구체적인 이슈중심으로 바르트를 재 해석한 책이라고 말할수 있지요. 그 동안 바르트에 대해 오해된 부분을 알려서 이 신학자를 시대의 현실적 문제를 동시대적으로 고민해왔던 신학자로 다시 만나보자는 의도로 쓴 것이지요.

 : 잘은 모르지만 저도 칼 바르트가 하나님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신학자라고 들어서 당연히 보수적일거라 짐작했는데, 교수님의 얘기를 통해서 들으니 좀 의외네요. 칼 바르트의 동시대적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주세요.

 : 말대로 칼 바르트는 위로부터의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신학자로 알려져 있지요. 하지만 신학자들도 다른사람들처럼 문화적으로 동시대적일수 밖에 없어요. 쉽게 말해서 오른손에는 성서, 왼손에는 신문을 들고있다고나 할까? 항상 유기적으로 성서를 통해서 세상을 보고, 시대 문화를 통해 성서를 읽는 거죠. 칼 바르트의 아버지는 신학교수였고 복음주의적인 입장에 서있었기 때문에 진보적인 신학공부를 해서 자유주의적이었던 바르트를 못 마땅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신학공부를 중지시키고 목회를 권했는데, 바르트가 처음 목회를 시작한 지역이 공장지대 였어요. 교인의 80%가 노동자였고 20%가 공장주였지. 그때부터 교인들의 사는 모습을 통해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지. 당시 유럽, 1911-1919사이에 1차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거의 모든 신학자들이 제국주의 전쟁에 찬성을 하는데 바르트는 유일하게 전쟁을 반대했어요. 그 때 로마서1판을 탈고하는데 그것이 바르트신학의 출발이야. 그러니까 시대적인 이슈로 부터 그의 신학이 시작된것인데 아직까지도 영어로 번역이 안되어있어. 그 후, 1930년대에 독일의 본 대학으로 초빙되어 강의하던 중에 반히틀러운동을 시작해서 추방당하게 되요. ‘오늘의 신학의 실존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면서 1면에 히틀러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부터는, 그의 모든 책이 금서가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트는 끊임없이 자신의 신학의 실존이 오늘의 문제와 연결되어있다는 걸 강조하는 글을 썼죠. 결국 바르트는 철저하게 동시대적인 신학자였다는 겁니다.

 : 정말 인상적인 얘기네요. 만약 칼 바르트가 지금 살아있다면 한국의 기독교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을까요?

 : 바르트의 하나님은 절대적인 타자라는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하는데. 레비나스라는 유태인신학자는 홀로코스트로 6백만 유대인이 죽어간 사실에 침묵한 하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어. 그는 존재를 뛰어넘는 곳에 계신 좋으신 분 이다. 하나님은 존재보다 더 높은 곳에 계신 , Goodness 라는 거야. 집단학살이라는 험한 일을 당한 입장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겠냐 마는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그렇게 믿고있어요. 인간은 “being in the world”, 시대속에서 규정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의 존재를 뛰어넘지 않고서는 하나님을 만날수가 없다는 거예요. 바르트는 하나님은 절대적인 타자이고, ‘하나님은 인간의 역사속에 타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통해 개입한다고 말했지. 그 말은 우리들속에 있는 ’,윤리성, 즉 타자를 위한 ‘goodness’,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이웃들을 위한 윤리적인 책임을 통해서 함께 할때만이 비로소 하나님을 만날수 있다는 것이지요.

 : 너무 철학적이어서 잘 이해가 안되는데 쉽게 풀어서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로 말씀해 주세요.

 : 예를 들면 요즘 한국에서 해외선교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선교는 제국주의식으로 정복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하나님을 닮은 우리 인간내면에 잠재해있는 을 찾아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요. 아프리카에 가서 한국식 교인을 만들지 말고 아프리카 자체의 교인을 만들어야 해요. 명심해야 할 것은 선교는 인간들이 하는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거 예요.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고 인간은 봉사자 이상이 되어서는 안되요. 이사야서 61장과 누가복음4장의 나사렛 선언에 있듯이 가난한 사람과 눈먼 사람과 억눌린 사람을 도와주라는 것이죠. 불의에 맞서서 사회정의를 이루기 위해 싸우고 불평등한 구조에 저항하고 공정한 재산분배에 노력 하라는거지요.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서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자신을 비우고 선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선교의 내용이어야 합니다. 고넬료에게 했듯이 하나님이 그들에게 선교를 하실 겁니다.

 : 목사님은 오린다에 소재한 루터란 교단의 영성교회에서 10년간 목회를 하셨는데, 루터란은 개신교와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있나요?

 : 잘 몰라서 그러는데, 루터란이 개신교 장자교단입니다. 카톨릭이 사제를 통해서만 구원을 받을수있다는 데에, 마르틴 루터가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며 만인사제직을 말하지 않았습니까? 7-8년전 부터 카톨릭도 루터의 구원론에 동의하고 있어요. 루터란은 성례전적인 교회입니다. 그래서 믿음, 세례, 성만찬을 중요시하지요. 매주 성만찬을 통해서 살아있는 예수가 직접 임재하는 구원의 사건을 경험하며 바울이 푯대를 향해 가듯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첫째로 예배를 가장 중시하며 성만찬을 통해 거듭나고, 둘째로 그 예배가 사회적 실천의 삶으로 이어져 가는거죠. 우리는 소외된 자들을 위한 돌봄, 세상을 향한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하지만 물론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 믿지요.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10년동안 하셨던 목회를 접으시고 신학대학원교수로 가시게 된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 솔직히 10년 하니까 설교꺼리가 떨어졌어요.(웃음) 개척당시에 10년만 하겠다는 말이 씨가 된 것 같기도 하고. 2,30년씩 오래 목사하는 사람들이 존경 스러워. 나 자신에게 한계가 왔고 또 교회가 자리 잡히니까 내 맘대로 할수 있다는 교만도 생기고 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하던 중에 마침 교수자리 제의가 와서 받아 들인거지요.

 : 이번에 초청강사로 오신 종교개혁과 세계종교학회는 어떤 내용의 행사인가요?

 : GTU주최로 2년마다 한번씩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열리는 학술회의인데, 최근 이라크와 미국이 극단적인 관계로 가면서 부시가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잖아요. 부시정권의 경제적 이권이 배후에 깔린 옳지 못한 프로파겐다 때문에,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가 시대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니, 세계종교를 어떤 입장으로 볼 것인가를 얘기해 봐야한다는거죠.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축복에 해당되는 사람인것을 잊어서는 안되요. 성경은 결코 이슬람교에 반대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코란과의 심도있는 대화가 필요한 거지. 성령은 모든 사람에게 부어진 것인 만큼 기독교는 유대교나 이슬람교와 연대하여 이 상황을 잘 극복해 나가야 겠지요. 그런 내용들이 될 겁니다.

 :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획을 좀 알려주시죠.

 : 집필계획도 있고, 백인 독주풍토에 아시아 신학자로서 우리만의 좋은 전통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 신학자의 입지가 힘든 풍토이니, 기회가 된다면 한국신학생에게 역량을 나눠주고 싶기도 하고.

 인터뷰 하면서 녹음기를 지참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큰 실수였다. 그가 들려주는 신학이야기는 마치 논리정연한 책을 읽듯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긴 시간동안 쌓았을 높은 지성과 깊은 영성이 느껴졌다. 녹음을 했더라면 다시한번 들어보고 좀 더 잘 이해해서 요약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인터뷰는 끝났고 버클리에서의 34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지금쯤 그는 아이오와주 듀북으로 돌아가 조용한 연구실에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만 느끼고 배우는 것이라 했던가. 나의 일천한 이해력으로 인해 그의 신학이 오해받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신학자 정승훈교수의 이번 책은 벌써 5번째 출간물이다. 이전의 네 권 모두가 이미 신학계에서는 예사롭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중에 종교개혁과 21세기는 한국 출판협회 신학부문 최우수 도서상을 수상했고, ‘MARTIN LUTHER AND BUDDIHISM’ 으로 신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그랜마이어 상 최종결선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아시아 신학자로서는 드물게 미국주류 신학대학원에 교수로 재직하며 열정적으로 신학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정 승훈 교수 소개

한신대학원을 졸업하고 스위스 바젤대학교 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STFS영성연구소 부원장을 지내고 영성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현재는 월트부르크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중 이다.

 남 리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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