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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 공공신학과 학제적 소통 (이성백교수 서평)

임창세 (서울노회,용산제일교회,목사) 2021-04-23 (금) 08:18 2년전 1168  

위기에 처한 한국 민중신학의 새로운 대안 제시

[서평] 공공신학과 학제적 소통이론(정승훈 지음/동연)

입력 : 2021-04-23 03:05

오랜만에 책의 저자 정승훈 교수에게 연락을 받았다. 미국 학계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우리 정부에 해외 우수인재로 선정돼 국적을 회복하고 귀국 예정이라고 한다. 내가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사회철학을 공부할 때, 저자는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그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로서 미국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과 버클리대학 사회학과에서 막스 베버의 종교사회학 연구로 교수 자격 논문을 마쳤다. 이후 와트버그와 미네소타 신학대학원을 거쳐 시카고 루터신학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저자의 책 ‘공공신학과 학제적 소통이론’은 우선 두께에서부터 공공을 압도한다. 그 두께 안에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기독교 신학의 새로운 길을 열고자 씨름해 온 30년간의 연구의 열정, 고뇌의 두께가 느껴진다. “계몽인가 무민(誣民)인가.” 이 물음은 기독교가 현대 세계에서 직면한 근본 물음이다. 책은 공공신학의 기치 아래 기독교를 다시금 계몽의 종교로 살려내려는 새로운 신학의 길을 모색한다. 본래 기독교는 계몽이었다. 그런 기독교가 세계를 보는 눈을 가로막는 무민으로 전락한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근본주의적 복음주의가 그러하다.

기독교는 베드로가 로마로 가듯, 사도 바울이 이방인을 향해 연대하듯 다시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이 세상을 알기 위해서는 세상을 해석하고 있는 근현대 인문·사회과학을 봐야 한다. 책은 이를 위해 세상 학문과 신학 사이에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소통의 규모는 매우 광범위하다. 신학 쪽에서는 칼 바르트와 헬무트 골비처, 위르겐 몰트만과 폴 틸리히, 라인홀드 니부어 등 공공신학 전통에 서 있는 신학자의 이론을 검토한다.

인문·사회과학 쪽에서는 홉스 루소 칸트 헤겔 등 고전 철학자와 하버마스 롤스 푸코 등 20세기 철학자를 포함해 모든 대표적인 사상가를 소통의 무대에 초대한다. 이러한 광범위한 소통의 노력을 통해 저자는 공공신학이란 자신의 신학적 입론에 이르게 된다. 특히 신학의 눈으로 본 근현대 인문·사회과학 이론은 일반적 해석과 다른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세기 후반기에 표면화된 마르크스주의를 중심으로 한 사회비판이론의 위기 속에서 여러 대안적 이론의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사회이론도 그 대안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민중신학도 위기에 처한 상태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저자의 공공신학은 이 민중신학의 대안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한국의 민중신학계 내에서 활발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이성백 교수(서울시립대 사회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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