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씨름

문동수 (경기노회,밀알교회,목사) 2012-12-30 (일) 22:43 9년전 2815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6:12)
 
씨름한다는 말이 좋다. 이 말을 새 번역은 싸움이라고 번역을 했는데, 원어 πλη(팔레)는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씨름을 하는 것이다. 싸움과 씨름이 뭐가 다를까? 얼핏 보면 비슷한 말 같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 씨름은 과정이 꽤 의미가 있어 보이고, 싸움은 결과가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고 보면, 삶이 한판의 씨름이다. 씨름 자체가 삶의 의미다. 이긴다, 진다는 말은 세상의 용어이지 하나님의 용어는 아니다. 하늘의 말은 단지 씨름하는 것이다. 밥을 먹는 것이 중요하지, 배부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 배운 것을 가지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귀는 것이 중요하지, 사귐을 통해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씨름을 하는데, 혈과 육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란다. 혈과 육은 생명이다. 혈과 육이 없이는 생명이 이어질 수 없다. 생명은 구원받아야 하고, 또 구원해야 할 존재다. 귀히 여기고 불쌍히 여겨야 하는 것이지, 씨름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씨름은 통치자들과 권세’, 그리고 어둠의 세상 주관자’, ‘하늘에 있는 악한 영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람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원어를 살펴봐도 그렇다. 통치의 근원, 권력(권세)의 힘,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원리다. 이들이 하나님과 대적하는 하늘에 있는 악한 영이다.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의 싸움은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근원적인 힘이나, 세력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하지 못하는 어떤 힘, 근원, 원리 같은 것들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엇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가?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가? 먼저 생각나는 것은 돈이다. 실물경제에서 말하는 돈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권력을 지니고 있는 돈이다. 돈이 사람을 부린다. 돈이 사람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도록 돈이 사람을 부추긴다. 두 번째가 욕망이다. 욕망도 돈과 다름 아니다. 욕망의 최대치는 권력이다. 권력은 돈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인 힘이다. 말이 달라 다르게 표현할 뿐이지, 실제 내용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의 씨름은 돈과 하는 것이다. 실물경제에서의 돈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금욕주의가 될 수밖에 없다. 돈 없는 세상으로의 도피를 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씨름은 돈이 지니고 있는 추상적, 관념적 가치를 말한다. 이 씨름은 평생 될 것이다. 왜냐하면, 씨름이기 때문이다. 한판의 씨름이고, 삶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싸울 것인가? 돈과 권력의 노예들은 돈과 권력이 지니고 있는 힘을 사용해 씨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씨름은 그들과 같을 수가 없다. 그들과 같으면 이길 수가 없다. 무조건 진다. 이긴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다. 돈과 권력의 힘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단지 돈과 권력의 상석만이 바뀌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돈과 권력이 이기는 꼴이다.
 
우리는 다른 힘을 사용해야 한다. 이 세상이 볼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힘이다. 그 힘은 사랑의 힘이다. 왜 그런가? 욕망의 반대말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돈이 지니고 있는 관념적 가치의 반대말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돈이냐, 하나님이냐를 말씀하신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랑만이 승리한다. 애꿎은 사람들하고 씨름하지 말고, 권력 다툼으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돈 타령 좀 그만하고 사랑놀이를 시작해야 한다.
 
세상은 돈과 권력을 현실적이라고 말하고, 사랑을 추상적 관념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보라! 거꾸로가 아닌가? 돈과 권력이야말로 추상이요, 관념이다. 없는 것을 있다고 상정하고 말하는 것이 돈이요, 권력이 아니던가? 사랑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참이다.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