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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 칼럼] 손수건이 필요한 때다!

전대환 (경북노회,한울교회,목사) 2013-01-10 (목) 16:29 11년전 2443  
[전대환 칼럼] 손수건이 필요한 때다!

전대환(한울교회 목사 | 구미 YMCA 이사장)

"아내를 까닭 없이 괴롭히지 마라. 그녀의 눈물방울을 하나님께서 세고 계신다." 탈무드의 얘기다. 까닭 없이 괴롭힌다고 스스로 인정하며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각기 '나름대로' 이유야 있겠지.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어디엔가는 있을 수 있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지도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사람이 개발한 컴퓨터도 일반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일일이 기록하고 있는데, 괴로워하는 사람의 눈물방울이 어디선가는 카운트되고 있지 않을까?

'나'로 인하여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괴로워해야 할 일이지만, 만일 '나'로 인하여 목숨을 끊거나 잃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하기조차 오싹하다. 소름이 끼친다. 옛날의 절대군주 같으면 '무지렁이' 백성 몇쯤이야, 하면서 애써 외면해버렸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국민의 목숨이 존중받아야 하는 민주시대, 목숨의 무게를 두고 저울질을 해서는 안 되는 때다. 예전에도 현자들은 왕의 목숨과 비둘기의 목숨은 그 무게가 같다고 했으니 이제 와서 서민의 목숨과 특권층 사람의 목숨의 무게를 비교하는 것은 역행 중의 역행이다.

엊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에 자살할지도 모르는 정신건강 고위험자가 약 368만명에 이른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하루 평균 40명이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다. 그런 불명예가 벌써 여러 해째 이어지고 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고

이게 나라냐,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 년 내내 자실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나라도 있고,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들의 연간 자살자가 우리의 1/4 수준인 것을 보면 눈앞이 캄캄하다. 세계 최악이라고 일컬어지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때 자살자가 인구 10만명당 20명 정도였으니 우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가.

박근혜 당선인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공황상태를 일컫는 신조어인 '멘붕'이라는 말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였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선거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들도 여럿이다. 그들 가운데는 '박근혜'라는 이름을 유서에 남긴 이도 있을 정도로 여파가 심상치 않다.

딱 20년 전에 치러진 1992년 대선 때도 김영삼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적잖게 실망었다. 당시에는 양김이 이끄는 야권의 세력이 훨씬 컸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김이 이른바 3당 합당이라는 지각변동을 인위적으로 일으켜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에 들어가 버렸으니, 광주를 경험하거나 아는 사람들과 야권 지지자들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초 지지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개혁 드라이브를 힘차게 걸었기 때문이다. 임기말 IMF를 맞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취임 초기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박근혜 당선인의 요즘 지지율이 60%대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모양이다. 아직 이것이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기대치임을 생각할 때 너무 초라하다. 단순히 박 당선자 개인의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다.

반대한 국민 지지까지 이끌어내야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 있는 나라 전체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를 선택하지는 않은 국민들의 지지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박근혜 당선인에게 간곡히 청을 드린다.

절반의 국민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문재인 전 후보를 찾아가서 그의 의견을 구하시라. 야당을 찾아가서 국정운영의 협조를 요청하시라. 엄동설한에 철탑 위나 천막에서 고생하는 이들을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시라. 어떤 이유로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의 집을 찾아가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대책을 내놓으시라. 부정선거를 의심하여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들에게 속 시원한 조치를 취하시라. 박근혜 당선인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을 보살피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임기 내내 손수건을 들고 다니며 눈물을 닦는 행보만 해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 2013.1.10 석간내일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김진철(충남노회,오순교회,목사) 2013-01-11 (금) 11:38 11년전
말씀대로 되어지기를 소망^^
<고통받는 자들은 스스로 단련해야 하며, 고통은 증오의 내리막길이 아니라
 기도의 오르막길이 되어햐 한다.>(발터 벤야민)
후일 벤야민은 이것을 <저항의 오르막길>로 교정했다고 합니다.
당선자가 할 일은 당선자가 하고,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해야겠지요.
새해에도 변함없는 좋은 글 많이 쓰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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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환(경북노회,한울교회,목사) 2013-01-11 (금) 15:39 11년전
기도의 오르막길!
저항의 오르막길!
김 목사님, 오늘도 귀한 것 배워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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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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