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총회에서 호봉제의 시행에 대하여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뤄지질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반대하는 사람들의 얘길 들어보면 "호봉제로 가면 목회에 열심히 하지 않을 거다" "대형교회에서 갈등하면서 힘들게 누가 목회할 건가? "시골교회, 농촌교회에서 월급타가며 조용히 책이나 읽으며 목회할 거다" "노력하지 않아도 삶이 보장된다면 태만해진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많다"....., 정말 그런가요? 어떤 분은 지금 이대로의 제도가 의미있고 오히려 성서적이라고도 말합니다. 호봉제를 해야 할 의미를 외면, 폄하하거나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별 관심이 없습니다. 평생을 목회하면서 총대로서 총회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분들이 많고 힘없는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는 분들의 뜻이 전혀 총회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변화를 원하는 분들이 총대에 갈 수 없는 이러한 구조에 대하여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앞서간다고 하는 우리 기장이, 그래도 세상의 빛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르게 제시하고 이 일에 앞장선다는 기장이 총대에 가는 분들은 늘 그렇게 또 총대에 갑니다. 이런 구조적인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대의 가치인 변화와 개혁을 이뤄낼 수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희망의 공동체로서 세상에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말씀이 삶으로 드러나야 할 목회가 경쟁으로 치열해져 가며 메말라 갑니다. 목회자에게도 함께 살아가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자녀들은 자라고 가르쳐 키워내야 할 책임이 목회자에게도 있습니다. 배울만큼 배웠고 먹을만큼 먹은 나이에도, 그러질 못하는 목회자들이 허다합니다. 혹시라도 지원이 끊기거나 관심이 없게 된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하는 목회자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사실 이런 얘긴 좀 그럴 듯한 위치에 있는 목회자들이나 장로님들이 해줘야 할 얘깁니다. 왜냐 하면 다른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오늘날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목회자들의 삶의 현실입니다. 누구나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의 목록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목회자들의 그 목록 가운데 하나가 호봉제가 실현되어 열악한 삶이 좀 나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약한 교회의 목회자들도 가봐야 할 곳은 가봐야 합니다. 해야 할 것들은 해야 합니다. 먹어야 할 것들도 먹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품위도 있는 것이고 체면도 서는 것이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입니다. 세월은 자꾸만 흘러가고 이 해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호봉제가 실현될까요? 총회가 시작될 즈음, 아니 그 이전에 미리 논제를 이슈화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대안을 내놓는 것이 상황에 맞는 얘기라 생각되지만 지금이라도 호봉제를 함께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 게시판을 통하여 토론이 이뤄지고 나눠진 뜻들이 모아져 총회에 반영된다면 어떨까요? 우리 앞만 보고 홀로 가지 말고 옆을 살펴 함께 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