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의 성명서에 답글을 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만 제7문서 기초 위원으로 관련자이고, 관련된 내용이기에 여기에 글을 올립니다.
1. 제7문서는 기장의 미래 선교전략과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문서입니다. 그런데 동성애 관련 단 한 단어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제7문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겼다면 다행일 것이지만.
그동안 제7문서 작성 필요성은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필히 완성하고자 지난 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렸습니다. 10여 명의 위원들이, 연구비 한 푼 없이, 한 끼 밥값으로 만족하며 10여 차례 넘는 회의와 글쓰기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도 함께했습니다. 한 구절, 한 단어 축조심의 하며 중요 선교 현안을 망라한 A4 13쪽에 이르는 문서를 완성했습니다. 실행위원회의 보고도 마쳤습니다. 그런데 단 한 단어 때문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니 기가 막힙니다.
2. 제7문서는 중요 선교문서이기에 기장 전체 성원의 이해와 동의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전상건 총회장님이 위원장으로서 중심을 잡고 균형을 잘 유지해주셨습니다. 연구위원들 간에도 동성애 관련 입장이 다양해서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가지를 치고 타협한 것이 ‘성적지향’ 이 한 단어였습니다. 뜨거운 감자라서 다루지 않는 게 편하지만, 미래 선교전략을 짜는 선교문서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을 외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3.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이 조항은 동성애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성서와 기장의 신앙고백서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동성애 문제는 세계 교회를 분열로 몰고 간 중요 사안이기에 논의도 없이, 몇 단어로 넘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성평등’ --> ‘동성애 인정이다’, ‘남녀 아닌 사람’ --> ‘동성애 인정이다.’ 이런 식으로 매년 총회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일반적 용어를 사용한 것뿐입니다. 얼렁뚱땅 단어 몇 개로 관철될 사안이 아닙니다. 그러면 실질적 효과도 없습니다.
4. 동성애 반대와 동성애 차별 문제는 이제 분리했으면 합니다. 7문서는 동성애 교리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문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입니다. 성소수자도 사랑과 선교의 대상입니다. 이것은 인권의 문제이고, 기장의 가난한 자를 위한 선교의 문제입니다. 많은 기장 목회자들 또한 이에 동의할 거라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자고 하면 동성애 인정이다, 신앙고백서 부정이다 라고 몰아붙이지 말기를 바랍니다. 공산주의를 반대해도, 그런 사상을 가진 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창기와 세리를 사랑한다고 하여 그 직업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성평등’이나 ‘성적지향’이라는 단어를 고집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성소수자들 또한 차별 없이 사랑과 선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이 정도 포용력도 없다면, 우리는 이 귀중한 ‘제7문서’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