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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소통하는 교회, 이웃들이 저절로 모인다.

이준모 (인천노회,한기장복지재단,목사) 2014-04-15 (화) 19:21 5년전 1856  
        협동조합·사회적기업·마을공동체…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 이웃들 저절로 모인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에덴정원교회와 생수교회, 고양베델교회는 요즘 ‘행복한 동네’를 만드느라 바쁘다. 쓰레기가 쌓여 있던 동네 구석진 곳을 꽃밭으로 바꾸고, 벼룩시장도 열고, 지역 예술인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행사도 개최한다. 학생 주부 노인들이 교회를 찾아와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함께 동네를 바꾸어 간다.

개척 단계에 있는 이 세 교회는 지난해 ‘세겹줄 교회연합’을 결성해 고양시 토박이들이 사는 오래된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세 교회의 노력을 인정해 올해 고양시의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도 선정됐다. 내년에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을 결성해 마을카페를 열 계획이다.

에덴정원교회 정진훈 목사는 “사람들이 교회를 찾아오지 않아 교회가 주민들을 찾아 나선 것이 계기”라며 “처음엔 노인대학 같은 일회성 행사로 시작했는데, 그저 섬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복음의 가치로 우리 마을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도 신청하고 협동조합까지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덴정원교회는 지난해 주민들과 함께 정원을 만든 뒤 마을캠프를 열었다. 캠프가 지나고 주일학교가 시작됐다. 정 목사는 “지역사회와 접촉점이 많아지면서 주민들도 거부감 없이 교회를 찾아오고 목사를 친근하게 여기게 됐다”고 전했다.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과 같은 ‘사회적경제’ 활동에 교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양시의 ‘삼겹줄 교회연합’이 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바꿔 나간 활동이 바로 사회적경제 활동이다. 이를 통해 일정한 수익을 내거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자체의 지원으로 주민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어줄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 사회적경제원을 설립한다는 구상을 담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안’이 지난주 새누리당에서 발표됐고, 새정치연합도 사회적경제정책협의회(위원장 신계륜)를 가동하고 있는 등 지원을 넓혀갈 태세다. 비영리활동에 국한됐던 NGO들의 역할도 사회적경제와 접목되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경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구성원들의 경제적 자생력을 키워가는 활동을 통칭하는 말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을 얻는 사회적기업,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정한 자금을 출자해 활동하는 협동조합, 사회취약계층의 창업을 위한 소액대출 등이 모두 사회적경제 활동에 포함된다.

사회적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게 교회의 동참은 큰 힘이 된다. 공간을 내어 주거나, 판로를 제공하거나, 교회가 직접 나서 주민들을 모으고 기획해 사업을 추진하는 동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총괄본부장인 이준모 목사는 “교회가 직접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도 있고, 교인과 사회적기업을 연결할 수도 있다”며 “사회적경제 활동 과정에서 이웃들이 교회를 찾아오고 지역사회가 교회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들이 이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효성동 효성중앙교회(정연수 목사) 입구는 ‘커피밀 플러스’라는 예비 사회적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곳은 공정무역 커피를 팔면서 수시로 음악회를 개최하고 수익금으로는 인천 지역 어린이 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다. 효성중앙교회가 사회적경제 활동의 일환으로 설립한 커피밀플러스의 박상규 목사는 “이미 교회의 지원 없이도 수익을 내는 궤도까지 올라섰다”며 “올해는 카페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NGO 월드휴먼브리지도 공익카페 파구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에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전국 21개 카페에서 장애인 등을 채용하고 수익금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예장 통합 총회의 생명쌀나눔운동본부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단체는 농촌의 교회가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도시 교회와 연결해 판매하도록 지원해 왔는데, 협동조합 체제로 바뀌면 생산단계부터 대도시의 소비자나 교회가 참여하고 더욱 활발히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재활용품을 기부 받아 판매하는 초록가게를 가맹점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장 총회에서는 지난 2월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햇빛발전협동조합이 결성됐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이 생활 속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밀착형 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선택했다. 협동조합은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고 1인 1표제로 운영돼 민주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교회의 사회적경제 활동 참여는 시민사회와 교회 양쪽에 보탬이 된다. 시민사회 입장에서는 교회의 인적·물적 기반을 활용할 수 있고, 교회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문턱을 낮춰 지역사회의 거점이 될 수 있다.

아직 대부분 교회에는 사회적경제라는 말 자체가 낯설다. 교회의 이해를 돕고 실제 활동까지 연결해주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는 기장과 예장 통합, 기감 총회 등이 참여하는 초교파 단체로 교회와 사회적기업들을 연결하거나 사회적기업 창업을 도와준다. 이 목사는 “교회가 사회적기업과 함께하는 바자회를 개최하거나 세미나, 창업자들의 간증, 간담회도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감은 교단 차원에서 별도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교회 예산의 10%를 사회적기업이나 공정무역 제품 등으로 구매하자는 ‘착한 소비 365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사회적경제 활동을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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