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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유감 그리고 ‘황소걸음생명평화캠프’

관리자 2010-08-24 (화) 14:52 13년전 6793  
 
장마 유감 그리고 ‘황소걸음생명평화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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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준목, 월곡교회)

 

 

장마가 시작된 지도 꽤 흐른 것 같습니다. 태풍도 한 차례 왔다 갔습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는 참 좋아했습니다. 몇 날 며칠을 지칠지도 모르고 내리는 장맛비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몸도 참 시원해지는 것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따뜻한 원두커피 한 잔에,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파헬벨(Pachelbel)의 캐논(Canon)을 듣는 것이 제게는 삶의 힘이었고 낭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장마는 장마 같지가 않습니다. 필리핀에서 1년 살다 온 한 후배가 제가 그러더군요.

 

“한국 여름이 꼭 필리핀 같아요. 장맛비도 스콜성 비 같아요. 비가 내려도 시원하지 않고. 후덥지근한 게 정말 필리핀 날씨 같아요.”

 

필리핀에 다녀온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필리핀 날씨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비가 내려도 시원하지 않고, 후덥지근하다”는 말은 200% 동감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던 장마는 온데간데없고 비가 내려도 시원하지도 않고 오히려 기온과 습도 높여 놓고 그냥 멈춰버립니다.

 

이게 무슨 장마가 싶습니다.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날씨가 미쳤다”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 “정말 2012년에 종말이 올 모양이다” 하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면서 또 한 쪽으로는 “정말 지구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이렇게 지구까지는 아니지만, 이상해져 가는 날씨와 파괴되어 가는 자연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올 해로 4회째를 맞은 ‘황소걸음생명평화캠프’입니다. 아이들의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자연과의 교감을 살려주고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는 캠프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용어를 에둘러서 표현하면 생태적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맛을 보여주려는 캠프입니다. 그리고 생태를 파괴하는 삶이 무엇인지도 시사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캠프이기도 합니다. 약간 부정적이기도 하지만 캠프가 진행되어 왔던 지난 시간을 잠시 생각해 보니 정말 생태적 삶을 파괴하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소개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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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어김없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자연을 개발해야 한다”라는 명목 하에 “어떻게 인간의 자신의 생명의 근본이 되는 자연을 파괴시켜 가는 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첫 여는 예 배 시간에 함께 보며 마음을 쓰러 내렸습니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강 공사가 어떻게 실제로 4대강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강 자신을 파괴하는 공사인지와 죽이고 있는 강을 살리기 위해 정부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었습니다. 처음에 이 영상을 여는 예배에 상영하려고 했을 때 실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분들과 이명박 정부에 긍정적인 분들도 캠프에 참석하셨을 것이기 때문에 이 영상 자체가 그 분들께는 조금 과격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행된 주제 강연도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어 가는 우리 강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최병성 목사님께서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우리의 일부인 자연의 아름다움 중 풀잎에 내려앉은 이슬을 담은 사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없어져서는 안 될 우리의 몸이라는 큰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이어지는 사진들은 4대강 공사가 실제로는 어떻게 4대강을 죽여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첫 여는 예배 영상에서부터 주제 강연의 사진들까지, 사실 우리 황소걸음평화캠프의 스텝들은 마음 한 켠은 불안 불안했던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서로 다름이 옳고 그름으로 쉽게 전이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 교회의 신앙에도 쉽게 흘러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여하간 큰 문제가 일어난 것이 아니었지만 작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렇기 첫 막을 내린 캠프는 다음 막을 여는 시간으로 자연과 더불어 성서를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준영 목사님의 인도로 진행된 아침묵상시간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청소녀・청소년들에게 주시는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깨기도 하고 생소한 형태의 아침묵상을 무리 없이 잘 따라 준 캠프에 참여한 모든 청소녀・청소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음성으로 시작된 둘째 날 오전은 평화의 등 만들기에 많은 힘들을 쏟아 부었습니다. 예동교회 정미경 사모님의 인도를 따라 교회별로 모둠을 이루어 예배 시간에 사 용될 너무도 예쁜 등을 자신들의 교회를 상징할 수 있는 예쁜 그림과 만들었습니다. 아주 복잡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정성을 들여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참 예뻤습니다.

예쁜 등을 만든 캠프 친구들은 우리 캠프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모둠별 생태 학습 체험에 나섰습니다. 태양열 조리기구 만들기, 민물고기 살펴보기, 나무 십자가 만들기, 그리고 천연 비누 만들기에 또 땀을 흘렸습니다. 어느 하나 쉬운 작업도 없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만들기 분야도 들어가지 못한 친구들도 있었을 텐데 불평 없이 만들기 작업에 성실히 참여해 준 친구들이 고마웠습니다.

 

사실 우리 캠프의 웃지 못 할 레전드(전설)는 태양열 조리기구 만들기는 늘 흐린 날씨 덕에 거의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태양열 조리 기구 만들기를 진행하실 예정이었던 안재학 목사님은 캠프가 열리기 전에 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 친히 실험 예행연습까지 하고 그 동영상을 자랑스럽게 기타 인터넷 공간에 게시했건만 막상 캠프 당일에는 만들기를 실행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하셨습니다. 그래도 다음 캠프 때에는 뜨거운 태양열 조리 기구 만들기가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어진 프로그램들을 잘 마무리 하고 우리 캠프의 자랑 거리 중에 하나인 청소녀・청소년 토론 한마당이 저녁 시간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수준별 학습(우열반)은 필요한가, 두발 복장은 제한 없이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주제로 난상 토론을 벌였습니다. 또한 토론 시간 중간 중간에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청중들의 문자 메시지는 토론보다 더 진지한 의견들과 웃음을 던져 주고 했습니다. 또한 늘 어느 한쪽만 편들지 않고 누구의 말이라고 경청해 주고 토론을 이끌어 가는 오신택 목사님의 진행이 돋보이는 장면 중의 하나였습니다. 토론을 바라보며 우리 친구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서로의 다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다름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합당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토론의 참 맛임을 우리 친구들이 가슴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보았습니다.

 

황소걸음생명평화캠프에서 이렇게 저렇게 여러 가지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제 생각에 우리 캠프의 백미는 닫는 예배가 아닌가 합니다. 이미 많은 교회에서도 진행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모두가 어떠한 신앙적 차이도 없이 함께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누는 시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보수적인 신앙이든 진보적인 신앙이든, 세례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서로가 한 자매요 형제임을 확인하고 죽어가고 파괴되어 가는 우리의 삶을 생명과 평화의 삶으로 바꾸는 일꾼이 되기를 다짐하는 성찬식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성찬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2박 3일이라는 길지 않은 캠프 속에서 캠프를 진행하는 스텝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 많아 캠프가 끝나고 나면 늘 밀려오는 약간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다음 캠프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 보는 것은 캠프에 참석한 단 한 명의 친구라도 생명의 귀중함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는 친구를 보게 되는 감격 때문일 것입니다.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묵묵히 수고해 준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들과 한신대학교 소리아리 동아리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무더운 날씨에 불평 없이 따라 준 캠프 참석 청소녀・청소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번성하는 모든 생물이 살고 또 고기가 심히 많으리니 이 물이 흘러 들어가므로 바닷물이 되살아나겠고 이 강이 이르는 각처에 모든 것이 살 것이며”(에스겔 47장 9절)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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