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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 집사의(생명나무교회) 두번째 옥중서신

관리자 (기타,총회본부,목사) 2015-12-23 (수) 15:09 8년전 2785  

최부옥 총회장님께, 해방자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이제 곧 모든 생명에게 해방을 선포하신 아기 예수의 탄생 기념일입니다. 이번 성탄절은 특별히 이 땅의 노동자들과 청년들을 위한 축복의 성탄이 되길 기도합니다.

 

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와 경제민주화 사기극의 결과, 이 땅의 노동자들 매우 이기적인 존재로, 청년들의 취업을 방해하는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실제 한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가정의 미래와 행복의 근간인 노동현장을, 사장의 한 마디로 떠나도록 할 수 있는 노동법을 만들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정권 아래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억지 노동정책에 반대하고 노동자들을 폭력세력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을 망치는 주범인양 좌경 종북세력인양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며, 3권분립이 이 나라의 건국이념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인데, 청와대 비서관을 국회의장에게 보내 국회의장을 압박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추태를 넘어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민주주의와 3권분립 자체를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노동자들의 파업과 항의집회 과정에서 드러난, 사법부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사법부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으며, 이번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한 도전은 현 정권이 더 이상 민주주의를 수행할 수 없는 집단임을 스스로 보여준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러한 정권의 폭압에 대한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대해 반드시 심판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기독교인으로서 이 땅의 약한 자와 억압받는 자와 함께한다는 신앙고백을 통해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박근혜로부터 정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목사님 보내주신 디트리히 본회퍼목사님의 책자(저항과 복종) 잘 받아 읽고 있으며,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당시 열흘에 한 번 허용된 편지쓰기와 그 내용의 열악성 등에 비추어볼 때, 또 본회퍼 목사님이 당하신 단절에 비하면 저야 너무 가볍고 행복한 수형생활이란 느낌입니다. 엄밀히 보면 수형생활이 아닌 수용되어 있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주님의 뜻이라는 신앙 고백을 합니다. 저를 이런 경험을 통해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세상을 깨닫게 하시고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 단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해서도 주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원하며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는 것 같은 생각입니다.

 

또한 젊은 시절 철저하게 투쟁하지 않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악한 정권에 대해 각성케 하시고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뜻을 봅니다. 그간 민주정부 수립 후 우린 그저 잘 되겠지, 그리고 잘 된다는 믿음 속에 “‘를 앞세운 행보를 해온 것은 아닌지?” 투쟁의 과정에서 맹세한 “‘함께 하나다!’라는 다짐에 늘 돌아보았는가?” 하며 돌이켜보자면 부족하고 게을렀던 건 아닌가 생각됩니다.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나라를 위해 행진했어야 했는데 우린 너무 일찍 축배를 마시며 현실에 안주했던 건 아닌지, 성찰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관심과 기도 덕에 쑥쑥 성장하는 느낌입니다. 감사드리며 오늘은 이만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강건하시길 빕니다.

20151218일 서울구치소에서 조선호 올림.

(경기도 군포시 군포우체국 사서함 20 수번 3263)

 

*

조선호 집사님은, 지난 11월14일(토) 국정교과서 반대 등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에 참여하고

광주로 귀가하던 중 불법 연행, 구속되어

현재 서울구치소(인덕원)에 수감되어 계십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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