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한일NCC장애인합동교류회 참가기
정광서목사(서울특별시 장애인 전용 개인택시사업자)
제9회 한일NCC장애인합동교류회(第9回 日韓キリスト敎⌜障害者⌟合同交流セミナー)가 “장애인,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障害者、平和を作る人々)이라는 주제로 2018년 11월 6일(화)~8일(목)[2박 3일] 부곡로얄호텔(경상남도 창녕군 소재)에서 개최되었다.
이 모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국 장애인소위원회와 일본キリスト敎協議会(NCCJ) 障害者と教会問題委員会가 합동으로 개최하는 국제행사이다. 2002년 서울에서 첫 번째 한일NCC장애인합동선교대회가 개최되었고, 이후 2년마다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즉 2002년 1회 서울, 2004년 2회 東京(도쿄), 2006년 3회 원주, 2008년 4회 福岡(후쿠오카), 2010년 5회 부산, 2012년 6회 名古屋(나고야), 2014년 7회 제주, 2016년 8회 仙台(센다이), 2018년 9회 창녕에서 개최되었다.
필자는 2002년 12월 서울시장애인콜택시 운전원으로 입사한 이후 NCCK 장애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을 받았고, 2004년 東京에서 개최되었던 제2회 대회부터 올해까지 8번의 대회에 빠짐없이 참석하였다. 특히 2016년 仙台에서 개최되었던 제8회 대회는 “障害者と災害”(장애인과 재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2011년 3월 전세계에서의 관측 역사상 최대의 지진이 태평양에서 발생하고, 거대한 쓰나미가 만들어지고, 2,000Km에 달하는 일본 동북지방의 해안선으로 밀어닥쳤고, 이때 福島(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게 되었다. 그 이후 5년이 지난 상황에서 福島에서 가까운 仙台에서 대회가 개최되었다. 장애인과 재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東北ヘルプ(동북HELF)의 활동과 5년이 지난 재해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대회 일정
창녕에서 개최된 제9회 한일NCC장애인합동교류회에는 한국측 40명, 일본측 21명, 그리고 옵서버(observer)로 참석한 대만측 2명, 도합 63명이 참가한 가운데 “장애인,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진지하고도 열띤 토론을 하였다.
첫째날(11월 6일, 화)은 개회예배와 오리엔테이션, 환영만찬으로 진행되었으며, NCCK 총무이신 이홍정목사님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둘째날(11월 7일, 수)은 주제발표와 4개의 발제 및 전체토론, 수요기도회와 간담회로 진행되었다.
셋째날(11월 8일, 목)은 옵서버로 참석한 대만기독교회의 장애인 선교현황 나눔과 전체토의 및 폐회예배 후 부산진장애인복지관 탐방 및 복지관에서 제공한 점심식사를 함으로써 교류회를 마쳤다.
주제발표는 이범성목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님이 “장애인,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는 한국측 2개, 일본측 2개, 도합 4개를 했다.
발제1은 “인정투쟁과 평화구축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이정훈준목(에큐메니안 편집장)이 발표했다.
발제2는 “평화를 만드는 자가 되고 싶어”라는 제목으로 中村 雄介(NAKAMURA YUSUKE, NCCJ ⌜障害者と教会問題委員会⌟ 위원)장로님이 발표했다.
발제3은 “증오와 배제시대에 화해를 생각하며”라는 제목으로 金迅野(KIM SHINYA, NCCJ 서기)목사님이 발표했다.
발제4는 “한국교회 장애인 선교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최대열목사(명성교회 장애인 사역 부목사)님이 발표했다.
대만교회 장애인 선교 현황 나눔은 林耀明(대만기독장로교회 재단법인 평안사회복지자선사업기금회 부집행장)장로님이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신문 에큐메니안(ecumenian, 홈>교계・교회>보도)에 자세히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통역문제
특히 한일간의 국제회의이기에 통역이 필요했다. 게다가 청각장애를 가진 참석자를 위해서는 수화통역자가 필요했다. 게다가 대만장로교회에서 2명의 옵서버가 참석했기에 중국어 통역도 필요했다. 마지막날(11월 8일) 대만측의 발제가 있었는데 일본인 청각장애인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중국어 발제→한국어 통역→일본어 동시통역→일본어 수화통역의 과정을 거쳐서야 의사가 전달되었다. 일본 청각장애인의 질문은 일본어 수화→일본어 수화통역→일본어 통역→한국어 동시통역→영어 통역을 통해서 대만측 발제자에게 전달되었다. 특히 일본측에서는 1명의 청각장애인을 위하여 일본어 수화통역사가 2명이나 참석하여 서로 번갈아가며 수화통역을 했다. 통역과 수화통역(한국어, 일본어)을 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
이동의 문제
이정훈준목(발제자)과 이영석집사의 참가 신청을 받고 NCCK 실무자는 고민에 빠졌다.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의 장거리 이동이 문제가 되었다. 수도권이라면 서울특별시에서 운영하는 리프트나 슬로프가 장착된 특장차인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개최되는 교류회에 참석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이정훈준목은 서울의 집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여 김포공항으로 이동하고,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한 이후 부산측에서 준비한 특장차를 이용하여 창녕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귀로에는 특장차를 이용하여 밀양역으로 이동한 후 KTX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후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여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편 이영석집사는 경동교회 승합차를 이용했다. 리프트나 슬로프가 설치되지 않은 심방용 12인승 승합차(스타렉스)였는데 화물 적재용 팔레트를 개조하여 경사로를 만들어 사용했다. 12인승 좌석 중 뒷편의 9인승 좌석을 최대한 앞으로 이동시킨 후 차량 뒷부분에 생긴 공간에 전동휠체어를 실을 수 있었다. 이영석집사는 교류회 기간 중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전동휠체어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 심방용 승합차를 대여해 주신 경동교회에 감사를 드린다.
필자의 평가
1) 한국측에서 준비한 주제 발표와 발제는 신학논문 수준으로 비교적 어려웠다. 하지만 장애인신학을 정립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세대 교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일본측의 발제는 평화를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오신 中村 雄介장로님의 고백과 相模原 やまゆり園(사카이하라 야마유리원)사건으로 나타난 증오와 배제의 시대에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이루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2) 둘째날(11월 7일) 수요기도회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中村 雄介장로(1930년생)님의 기독교 입문과 88세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들을 수 있었다. 東京 西片町(니시가다마찌)敎會 鈴木 正久(스즈끼 마사히사)목사님의 “제2차대전 하(下)에 있어서의 日本キリスト敎団(일본기독교단)의 책임에 관한 고백”(1967년 3월 26일 발표) 이후 아시아문제에 관심하게 되었고, 그 구체적인 연대가 1974년 한국의 민청학련사건이다. 당시 한국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한 박형규목사님 등 200여 명의 민주인사들이 구속되었을 때 일본의 기독교회는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연대하고 기도해 주었으며, 이는 서울제일교회와 西片町교회의 자매관계로 발전하였고, 지금까지 40여 년간 지속하면서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3) 이제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특히 북한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자주적인 생존 전략으로 핵무기와 대륙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게 되었고, 일본 열도를 넘어 괌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급기야 미국 본토에 핵무기가 날아올 수 있다고 위협을 느낀 미국이 강력한 대북제재와 함께 대화에 나서게 되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 반면에 일본의 安倍 晋三(아베 신조)정권은 평화헌법을 포기하고,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나라로 변화하려고 한다. 진정으로 동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에 한・일 양교회가 더욱 뜨겁게 연대해야 하겠다.
참가자
또한 이번 교류회는 부산에서 가까운 창녕에서 개최되다보니 부산 NCC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리고 곽재호목사(창녕동광교회), 김광호목사(부산중부교회), 최병학목사(남부산용호교회)님 등 부산과 경상남도에서 목회하는 목회자 여러분이 대회장을 방문하고, 격려하여 주셨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우리 기장교단에서도 여러 명이 참석하였다. 박영락목사(NCCK 정의평화국 부장), 이정훈준목(발제자, 장애인차별연대 사무국장, 에큐메니안 편집장), 김상삼목사(예향농인교회), 김화수목사(충북 농인교회), 정재현목사(반석농아교회), 홍기원목사(담양 기쁨교회, 빛고을공동체 시설장), 이영석집사(경동교회), 김지목목사(총회 국내선교부 간사), 그리고 필자 정광서목사(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등이 참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