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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기도회 이모저모

관리자 2009-02-06 (금) 11:22 15년전 5531  

  

▲ 목요기도회 2월 5일, 5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기도회'가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 김민수

 

5일(목),한국기독교회관 강당에서는 용산철거민참사기독교대책협의회 주최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기도회’가 열렸다. 목요기도회는 1974년 유신독재가 출범하여 군사 독재 체제를 구축하던 당시 민청학련 사건을 비롯하여 많은 학생과 종교인 등 양심세력이 구속되었을 때 시작되었다. ‘목요기도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정의와 민주화가 이뤄지기를 기도했고, 고통받는 이들과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불의를 고발하고 하나님께 정의와 인권 회복을 호소했다.

이후 ‘목요기도회’는 기독교계의 민주화 운동 상징으로 자리 매김을 했으며 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어두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해 왔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교계가 보수대형화되면서 목요기도회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촛불 정국을 겪으면서 목요기도회가 서너 차례 열리기도 했지만, 일부 교단과 단체들 중심으로 모여 활성화되지는 못했었다.

  
▲ 촛불기도회 예배 후 기독교회관 앞에서 촛불기도회를 갖고 있다.
ⓒ 김민수
 

그러나 용산철거 참사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이번 기도회는 달랐다. 한국기독교회관 강당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열기는 마치 70-80년대 암울하던 시절처럼 뜨겁고 진지했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일이 있기까지 방임한 우리가 두렵습니다. 가진 자들에게 더 가지게 하기 위한 재개발로 철거민들이 살육을 당했습니다. 예언자적인 영성이 죽어버린 한국교회, 맘몬의 노예가 된 장로를 대통령으로 세운 기독교인들과 교회는 통곡하고 회개합니다. 아벨의 피 소리를 들으시고,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할 때 우리가 응답하게 하소서!”라는 서일웅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의 기도에 참가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 촛불기도회 목요기도회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며 촛불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 김민수
 

이해학 목사(성남주민교회)는 구약의 예언자 이사야서를 본문으로  ‘힘없는 사람도 이 나라 국민이다’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이사야서의 본문과 우리의 현실은 전혀 다르지 않다며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이 시대에 가난한 이들과 힘없는 자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선포했으며 가진 자와 강자 중심의 정책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아, 너희가 비참하게 되리라. 악법을 제정하는 자들아, 양민을 괴롭히는 법령을 만드는 자들아! 너희가 영세민의 정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내가 아끼는 백성을 천대하여 그 권리를 짓밟으며 과부들의 재산을 털고 고아들을 등쳐먹는구나(구약성서 이사야서의 말씀 중에서)’

기도회를 마친 후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회장 조정현 목사의 인도로 촛불기도회를 가진 후,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청계광장으로 인도를 따라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인도까지 막아서며 저지를 했지만 이미 집회신고까지 마친 집회를 막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참가자들의 항의에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다.

  
▲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촛불기도회를 마친 후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 김민수
 
  
▲ 인도까지 막아선 경찰들 청계광장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충돌이 있었다.
ⓒ 김민수
 

이번 집회의 의미는 상당하다.
그동안 보수기독교단체들과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이 장로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내는 것에 환멸을 느끼는 기독교인들과 교회가 그간의 지지부진함을 털어내고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목요기도회 참가자들에게서 목요기도회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겨두지 않고 부활시키려는 몸부림을 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서 ‘용산 참사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먼저 회개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과 재발 방지를 천명할 것,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경찰과 검찰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공권력으로 거듭날 것, 기독교인과 교회는 사회적인 약자에게 희망을 주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앞장설 것’을 촉구하며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기도회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용산철거 참사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1. 용산 참사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먼저 회개하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을 기원한다.

이번 용산지역 재개발 사업을 포함해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될 때 한국교회는  이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가지지 못했으며, 교회 건물 철거와 관련된 경우에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었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교회로서 세입자 철거민들과 함께 하지 못한 우리 죄를 주님께 먼저 고백하며 앞으로 빈곤 계층의 생존권과 주거권에 확보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자 한다. 이번 참사로 인한 6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이명박 대통령은 공권력에 의해 야기된 이번 참사에 대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천명해야 한다.

용산 재개발지역의 철거민, 세입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부 정책의 최대 피해자로서 생존권의 위협 속에서 망루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적절한 대화와 타협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경찰 내부의 진압 원칙도 무시한 채 농성 하루 만에 특공대를 투입시켰고, 그 결과 6명의 사망자와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공권력으로 인해 무고한 생명들의 죽음이 초래되었는데 정부는 처음부터 도의적,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민생의 주장을 공안적, 정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죽음에 이른 6명의 영전과 그 가족, 국민 앞에 사과하고, 철거민 문제에 대해 책임적인 방안과 참사 재발 방지책을 만들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공권력이 되도록 자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3. 용산 참사 과정에 일어난 화재와 죽음에 대해 과학수사를 바탕으로 한 진상 규명과 관련 책임자 처벌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 보는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검찰의 조사 과정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볼 때 과학적 수사를 벌이기보다는 농성자들에게 전적으로 귀책 사유가 있다는 예단을 가지고 수사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었다. 예를 들면 망루 화마가 경찰의 무리한 진압 과정에서 초래되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농성자들의 화염병 때문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전제를 처음부터 가지고 수사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고, 경찰 진압의 최고 결정권자인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소환조차 하지 않고 수사를 마친 사실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유가족들의 동의 없이 황급하게 사망자들의 부검을 한 사실이나, 이번 참사에 대한 전반적 조사 없이 입원중인 철거민들을 구속부터 한 것은 이번 검찰 발표가 경찰의 과오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묻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이러한 태도는 앞으로 제어되지 못한 공권력에 의해 또 다른 참사를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희생자를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유의해야 한다. 이제 과학적인 진상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재조사하고, 관련자들을 법적으로 처벌하여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어야 한다.

4. 경찰과 검찰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정의와 평등의 원칙을 지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권력으로 거듭나기를 호소한다.

민주 국가의 기본인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그 공권력 행사가 이번 참사와 같이 국민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가 자본이익만을 추구하는 개발정책의 입안과 집행 과정에서 상충될 때, 공권력은 약자의 자리에서 그 문제를 인식하고, 법의 집행 과정에서도 정의와 평등, 인권의 가치를 먼저 적용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앞으로 검찰과 경찰은 마구잡이로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중단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억압하고 그 주장을 진압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의사를 경청하고, 정의와 평등의 원칙을 견지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공권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5. 우리 기독교인들은 국민들과 함께 이웃인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을 주는 생명이 풍성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 나가고자 한다. 

우리는 현 정부가 용산 철거민 참사 사건을 계기로 재개발을 포함해서 국가 정책을 재검토하고, 생존권과 생명권을 우선하는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민주정부로 성숙되기를 촉구한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경제 위기와 개발 독재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풍성한 생명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금번 참사로 죽어간 고귀한 생명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우리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6. 이와 같은 현실에 부닥친 우리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기도회’를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1974년 이 땅에 유신독재가 출범하여 군사 독재 체제를 구축하던 당시 민청학련 사건을 비롯하여 많은 학생들과 종교인 등 양심 세력들이 구속되었을 때 우리는 ‘목요기도회’로 모여 하나님의 정의와 민주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했고, 고통 받는 이들과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의를 고발하고 하나님께 정의와 인권 회복을 호소했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2009년 오늘, 용산철거 참사 희생자 6명의 죽음을 목도하며 ‘목요기도회’를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들이 빈곤과 인권 침해, 불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점점 주변화됨으로써 생존과 생명으로서 존엄성까지 잃게 된 현실에서, 우리는 목요기도회를 가짐으로 교회가 이들과 함께 하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정의와 평화, 자유가 이루어지기를 지속적으로 간구하고자 한다.

2009년 2월 5일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기도회 참석자 일동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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