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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기독교 역사 순례를 마치고

관리자 2009-10-27 (화) 10:40 14년전 5972  

 

 

“2009 기독교 역사 순례”를 마치고


  총회 역사위원회는 10월 15일(목)에 익산 남전교회를 시작으로 “2009 기독교 역사 순례”를 진행하였다. 역사 순례에 나선 교회는 온양교회, 초월교회, 서울 평강교회, 군산 시민교회 등 12교회 110명이 참가하였다.

  역사위원회에서 역사순례를 갖게 된 배경은 숨겨진 기장 역사를 발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2013년 새역사 60주년 기념 “생명 평화 역사 순례”를 위한 기획의 일환으로 연차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번 역사 순례가 첫 출발이 되었다.


  익산 남전교회와 4.4만세의거 현장


  남전교회는 총회 유적교회로 지정된 교회로 총회유물로 지정된 당회록과 교회록을 보유하고 있고 3.1운동이 일어날 당시 익산 4.4만세의거를 주도한 역사적인 교회이다.

  교회는 가을걷이로 한 참 바쁜 철인데도 역사 순례 참가자들을 위해 극진하게 차와 간식을 대접하면서 참가자들을 맞이해 주었다. 남전교회 오성국 장로, 박태준 장로는 교회역사를 소개해 주었다. 익산노회 노회장 김도인 목사는 기도해 주었다. 



  역사 순례는 남전교회에서 4.4만세의거 현장(남부시장)으로 옮겼다. 위원장 정옥균 목사는 생생한 역사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3.1운동 선상에서 익산에는 4.4 만세운동과 이를 주도한 독립운동가 문용기 열사와 남전교회가 있다.


  문용기(1878-1919) 열사와 4.4만세의거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시 익산 지역은 김제평야와 함께 일제의 식량수탈의 거점지역이었으며 구시장(현 남부시장) 대교농장에는 곡식창고가 있었다. 익산 4.4만세 운동은 동년 3월 1일 파고다공원의 독립만세 시위사건과 같은 맥락의 운동이다.

  익산 구시장(현재 남부시장) 대교농장 앞에서 당시 남전교회 성도였던 문용기 장로, 박영문, 장경춘, 서정만, 박도현 등 성도들과 교회에서 운영하던 도남학교 학생 등 200여명이 함께 시작했으며 장날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합류 대규모 만세운동으로 이어졌다.

  장날인 4월 4일 정오에 비밀리에 준비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나눠주고 시위대는 장터 네거리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시위를 전개하였다.

  일본군은 시위 군중에게 무차별 발포를 하고 곤봉과 갈고리로 무장한 수백 명의 소방대원과 농장원들까지도 시위 군중들에게 닥치는 대로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문용기 장로 등 6인이 일군경에게 항거하다 그들의 칼에 쓰러졌고 수십 여 명이 부상당하였으며 39명이 검거되었다.

  문용기의 부인 최정자(1887-1955)는 남편의 ‘혈의’(血衣)를 거두어 대들보에 묶어 보관하였고 그것은 지금 독립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1949년 익산 주민들은 만세시위 현장에 “순국열사비”를 세웠다. 비석 상단에 태극기를 새겼고 비문 글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썼는데 그 때문에 한국전쟁 중 수난을 당하였다. ‘인공’(人共) 때 비석을 넘어뜨리고 “이승만서”(李承晩書)라고 새긴 부분을 깨뜨려 없애려 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전주 서문교회, 신흥학교, 예수병원


  익산에서 순례를 마치고 전주로 옮겼다. 하늘은 가을답게 드높다. 코스모스는 가는 길을 반기듯 한들거리고 들녘은 황금물결이다. 올해는 풍년이다.

  전주의 선교 역사에는 호남 최초교회인 전주서문교회, 선교사에 의해 최초로 시작된 신흥학교, 예수병원이 있다. 이곳들은 미국 남장로교의 선교의 산실이며 호남선교의 중심축을 이루었던 곳이다. 전주 선교 역사 순례만으로도 하루는 족히 필요한데 짧은 시간동안 3곳을 순례하였으니 조금은 버거운 일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때로는 학구적인 모습으로, 때로는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순례지를 찾아 다녔다.




  전주서문교회에 도착하자 웅장하게 서 있는 나무종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호남 최초의 선교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다. 교회관계자들을 비롯해서 나택성 장로는 반갑게 맞이해 주고 역사자료실에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 역사 설명에 따라 사진 하나 하나 들여다보니 호남선교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 했다.


 전주서문교회 강 건너에는 신흥고등학교가 있다. 일행들은 버스를 탔는데 바로 걸어가라 한다. 공교롭게도 민방위훈련에 걸린 것이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모두들 산책삼아 100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교정을 거닐었다. 큰 가로수 길을 따라 걷는 길은 의외로 가을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는 여유로운 산책길이 되었다.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학교답게 이국적인 풍경이 자연스런 색채로 물들어 있다. 학교에서 박재하 교장이 인사하고 조재승 선생의 생생한 역사 이야기가 있었다. 특별히 전주 3.1운동을 주도했던 역사와 전통은 학교의 자랑이며 자부심이다.


  참가자들은 곧 이어 예수병원 박물관으로 옮겼다. 오후라 약간 피곤한 기색들이지만 새로운 호기심에 상기된 얼굴들이다. 예수병원에 도착하자 고근 홍보실장이 안내를 잘해 주었다. 박물관은 병원의 역사, 병원에서 사용해 온 의료기기 등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하찮아 보이는 의료기기를 통해서도 호남민들의 건강을 지켜내고 복음을 싹틔운 매개체로 볼 때 더 없이 값진 도구이기에 깊은 감동이 밀려오게 한다. 예수병원은 1897년 미국 남장로회 여선교사 의사 잉골드(Mattie B. Ingold)에서 의해 시작되었으니 참 오래된 병원이다. 오늘날까지 의료와 복음의 사명을 다하면서 호남 선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호남선교 복음의 거목이다. 

  박물관 위쪽으로 선교사 묘원과 양관이 있다. 본래 계획은 그곳까지 순례하는 것인데, 일정에 밀려 아쉽게 예수병원 역사 순례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였다.


  김제 금산교회


  이제 전주에서 김제로 옮겨 간다. 김제는 김제평야와 모악산 자락을 배경으로 뭇사람들이 드나들던 곳이다. 김제평야만큼 농사꾼들이 많고 일확천금을 노리고 사금캐로 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다. 종교적으로는 불교의 금산사가 자리잡고 있고 후천개벽을 이루기 위해 증산교가 자리잡은 곳이 김제 모악산 자락이다. 그곳에 1908년에 지은 “ㄱ”자 교회인 금산교회가 있다. 외지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증산도의 발원지가 그곳이니 선교사 테이트(L. B. Tate)가 교회를 세워 복음을 전하기까지 여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곳에 위풍당당하게 옛 교회가 지금도 서 있다. 금산교회는 고패교회로도 유명하지만 조덕삼과 이자익의 이야기는 한국교회사에 큰 교훈이다. 조덕삼의 종인 이자익이 먼저 장로가 되었다. 조덕삼은 자기 종 장로를 존중하였다. 또 이자익이 목사가 되어 왔을 때 조덕삼은 잘 섬겼다 한다. 이자익은 총회장을 세번할 만큼 한국교회사의 큰 인물이었다.



현재 담임하고 있는 이인수 목사는 우리에게 생생한 현장 경험과 금산교회의 구수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 들려주었다. 금산교회가 “ㄱ”자인 것은 남자석과 여자석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오른쪽문으로, 여자는 왼쪽문으로 출입한다. 예배당 안에서도 여자석은 천으로 막혀있다. 시대를 넘어 참가자들은 예배당에 들어가기 위해 남자는 남자출입문으로, 여자는 여자출입문으로 들어섰다. 모두가 묘한 느낌이다. 마치 그 시대에 와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익살스럽게 천을 ‘막았다 열었다’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유쾌하다.

  이것이 복음이 주는 기쁨인가! 교회 안에서 막힌 담을 허물었다. 공동체의 구분을 지었다. 한국 초대교회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이 값지고 은혜 그 자체이다. “교회여, 일어나 화해의 대로를 열어라”는 총회 주제를 고패교회에서 되새기며 세상을 향하여 교회 사명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마치며


  2009년에 처음 시작한 “기독교 역사 순례”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교회, 금산교회에서 마감하였다. 특별히 역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을 위해 이동할 때마다 역사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고 역사 순례의 맛을 더해 주었다. 참가교회들은 일정상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잘 따라 주고 미숙한 진행에도 이해해 주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타교단에서 참가한 분들 또한 좋은 만남이었다. 일정상 군산지역은 순례하지 못했는데 가장 아쉬운 일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역사 순례가 우리 교단의 특색을 드러내고 신앙에 도움되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해 갈 것이다. 

(글 박순찬 목사, 사진 이정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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