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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기도(PROK)

관리자 (기타,총회본부,목사) 2022-11-05 (토) 17:26 3개월전 229  


우리는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위해서 하나님께 드리는 공동기도문을 준비하여 전국교회에 전합니다. 우리가 함께 드리는 기도를 통하여 희생자들의 영혼에 안식을 주시기를 바라며 유족들에게는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소원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의한 기도


주님, 156개의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악몽을 꾸고 있는 듯합니다.
차라리 한 밤의 악몽이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참혹한 현실입니다.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참사의 밤이 지난 다음 날, 거룩한 주일 아침이건만 찬송을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말씀과 기도에 ‘아멘’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배하는 우리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우리의 믿음도 흔들렸습니다.
아니 의심했습니다.
생명의 주인이 당신이 아닙니까?
천하보다도 귀한 생명이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당장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이방의 문화라고 터부 시하며 배척하려 듭니다.
아무 이유라도 찾아내서 비난이라도 해야 내 책임을 벗는 듯한 착각 때문입니다.
소중한 자식과 가족과 친구를 잃고 가눌 수 없는 슬픔에 까무라치는 이들을 두고, 왜 그곳에 갔느냐고 따져묻는 어리석고 악한 마음이 우리 안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잘 생각해보아라. 죄 없는 사람이 망한 일이 있더냐? 정직한 사람이 멸망한 일이 있더냐?”(욥 4:7)라며 고난받는 욥을 비난했던 욥의 친구처럼 희생자들을 모욕하려 듭니다.
주님, 악은 함께 어우러져 자유와 기쁨을 나누려 했던 축제의 장에 있지 않고, 곡을 해도 울지 않는 우리의 강퍅한 마음에 있음을 보게 하옵소서.

충분히 예견하고 넘칠 정도로 대비했어야 했습니다.
한없이 몸을 숙여 사죄하며, 고통 속에 숨져간 영혼들을 달래야 했습니다.
슬픔을 가눌 길 없는 유족들 앞에 아무런 변명도 내세우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오직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변명하는 지도자들이 있는가 하면 이때다 싶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이 슬픔을 이용하는 지도자들만 있습니다.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꿔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합니다.
세월호 참사 때도 일개 교통사고라고 말한 사람들이 이번에는 보행사고라고 변명합니다.
제 2의 세월호를 보고 있습니다.
또다시 진상도 규명하지 못하고 책임자도 밝혀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쌓입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역사의 반복입니다.

주님, 우리는 지난 2천년 동안 사도신경을 통해 가해자 빌라도를 고발해오지 않았습니까?
불의한 권력에 저항한 프로테스탄트가 아닙니까?
2천년간 우리는 십자가를 목에 걸었고, 지난 8년간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았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었고 기도였습니다.
그러나 또다시 애통의 시간이 닥쳐왔습니다.
그러나 이제야 알겠습니다.
애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나선 위정자들이 자신의 본분을 깨닫게 하옵소서.
책임은 무한대이며 그 책임을 지겠다고 그 자리에 그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옵소서.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그 자리에 세운 것이 아님을 저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옵소서.
참사와 비극을 통해 부디 교훈을 얻게 하시고, 지혜를 갖게 하옵소서.
이 과정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성숙한 국가로 세워 주시고,
그 길의 맨 앞에 생명의 주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이 서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는 생명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세계의 전부도 무고한 어린아이의 눈물 한 방울만큼 가치가 없다”는 이반 까라마조프의 분노가 우리를 일깨웁니다.
주님, 살리는 일에 우리의 호흡을 멈추지 않게 하옵소서.
한 생명이라도 실리려고 심폐소생을 밤이 새도록 했던 이들을 기억하여 주옵소서.
주님, 생명에 숨이 막힌 우리를 주님의 생기로 소생시켜 주옵소서.
영혼의 심폐가 살아오는 우리 사회가 되게 하옵소서.
그날 밤 이태원의 슬픈 골목에 계셨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이 기도문은 목포 산돌교회 김종수 목사께서 준비하여 주셨습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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