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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선언서

관리자 2004-10-05 (화) 00:00 19년전 3542  

* 한국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 속회가 10월 4일(월) 은혜스럽게 진행돼, 성총회로 폐회하였습니다. 이날 총회 서기 송유언 목사(대구노회, 중부교회)가 낭독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 선언서"를 게재합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선언서
생수의 강이 흐르게 하라

이사야 55:1-3; 요한복음 7:37-38



   제89회 총회로 모인 우리들은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시는 뜻을 받들어 온 교회와 이 역사 앞에 우리의 과제를 천명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어 이 역사 가운데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소명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셨고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애써 왔다. 우리는 편협한 신앙을 고수하는 교권의 족쇄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의 말씀에 신실하게 응답하는 태도로 이 땅에 새로운 희망의 기운을 불러일으켰다. 갈라진 민족이 다시 하나되어 평화로운 세계를 이룰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왔으며, 성장의 신화만을 좇으며 민중의 기본권을 짓밟은 권위주의적 국가권력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루는 데 기여해 왔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예" 할 때와 "아니오" 할 때를 분별하며 언행의 일치를 추구해 왔으며, 화해의 일꾼으로서 교회의 몫을 성실히 감당하기 위해 헌신해 왔다. 특별히 지난 회기 가운데 남과 북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만나 형제애를 나눈 일은 화해의 일꾼으로서 교회의 몫을 다하려는 소중한 기회였다.   
   그러나 한편 지난 역사 가운데서 우리는 순수한 열정만으로 일관하지 못해 왔음을 고백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힘있는 강자의 모습을 흠모하며 힘의 논리를 수용하기도 했으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권위주의를 용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제38회 호헌총회의 정신을 재삼 확인하며 수없이 많은 입장을 천명하면서도 그에 부합하는 실천을 행하지 못하는 과오도 범했다.
   지금 우리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되살리는 한편 우리의 과오를 반성하며 다시 하나님의 음성에 귀기울이고자 한다.



헛된 것을 구하지 않는 믿음(이사야 55:1-3)
   하나님께서는 헛된 것을 구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값을 치르고 "배부르게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지 말라고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에 귀기울임으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생기에 가득 찬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약속하신다.
   우리는 과연 양식이 아닌 것을 양식으로 착각하고 배부르게 하지 못할 것을 배부르게 할 것으로 착각하지 않아 왔던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민족의 주권을 짓밟는 강자의 힘은 결코 우리가 구해야 할 양식이 아니다. 그것은 끝없는 갈등과 분쟁만을 불러일으켜 우리를 파멸로 몰아넣는 무모한 힘일 뿐이다. 따라서 그 힘에 의존하여 국익을 보존하고 국민의 생존과 안정을 지키겠다는 것은 헛된 것에 값을 치르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교회는 그 힘에 의존하고픈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생명을 누리고 평화를 누리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데 있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생수(요한복음 7:37-38)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인다. 우리의 영원한 생명수가 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에게서 흘러 넘치는 생수를 마시라 이르신다.
   우리는 그리스도에게서 나오는 생수를 마심으로써 세상의 목마름을 풀어줄 생수가 우리에게서도 흐르기를 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섬기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김으로써 세상에 기쁨을 주었고, 그로써 영원한 생명의 양식, 마르지 않는 생수가 되셨다. 그러나 세상은 지배욕에 사로잡힌 강자의 힘에 의존하면서 그 힘을 마치 생수와 같은 것으로 착각한다. 우리는 그 헛된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진실로 섬기고 나눔으로써 세상에 희망을 주고자 한다.   



우리의 실천 과제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현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멀어졌고, 그리스도의 섬김의 길에서 벗어나 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주리고 생수를 찾지 못해 목마르다. 영원한 양식이 되는 말씀과 목마름을 해소할 생수를 찾지 않고 헛된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헛된 것들이 사라져 이 땅에 생수의 강이 흐르기를 염원하며, 그 일을 위하여 당면한 우리의 실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지배 야욕을 경계한다
   일본은 평화헌법을 파기하고 신군국주의로 나아가고 있고, 중국은 역사를 왜곡해가면서까지 오랜 고질병인 중화대국주의 지배 욕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패권주의 대결 양상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사실상 패권을 장악해온 미국의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특별히 미국은 냉전 이후의 세계지배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군사적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는 그러한 패권주의가 척결되고 선린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와 같은 선린 관계를 위해 먼저 심각하게 편향된 한미관계부터 바로 잡아져야 한다.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규정짓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동반자 관계에서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 모든 민족이 저마다 자주적으로 결정권을 갖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다. 그 점에서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개선을 포함, 모든 국제관계의 동등한 관계가 수립되어야 한다.
 
2. 불행했던 과거 역사는 철저하게 청산되어야 한다.
   동북아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범죄에 연루된 당사국들이 책임 있게 반성하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 안에서 또한 역사적 범죄의 잔재가 일소되기를 원한다.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는 우리 민중들에게 극심한 고통이었음은 물론 민족 분단의 결정적 요인이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일제에 협력했던 친일파들이 그대로 기득권층을 형성하여 일제의 잔재를 이 사회에 온존시켜 왔다. 그 점에서 때늦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과거의 역사적 범죄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이 일고 있는 것을 반기며, 차제에 진실한 역사가 왜곡 없이 규명되기를 바란다.


3. 국가보안법은 완전하게 폐지되어야 한다.
   그것은 잘못된 과거 역사에서 비롯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여전히 남북간의 적대의식과 우리 사회 안의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는 오래 전부터 남북간의 적대의식을 조장할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안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의 도구로 사용되어온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위하여 온갖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 화해와 통일을 지향하는 이 시대에 더 이상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가 우리 사회의 쟁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양심과 인권이 보호받고 불신이 극복되도록 낡은 시대의 유물이 완전하게 폐지되어야 한다.


4. 미국의 명분 없는 이라크 침략전쟁에 끼어 든 한국군은 즉각 철수해야 한다.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도, 테러를 종식한다는 명분도 결코 이라크 침략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온 세계가 알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은 석유자원의 확보를 통한 세계지배 야욕이 빚어낸 불행한 사태일 뿐이다. 우리 국민은 그 명분 없는 전쟁에 개입한 탓에 무고한 생명을 잃는 아픔을 이미 경험했다. 지금도 이라크에는 평화나 민주회복은커녕 점점 더 혼돈의 수렁만 깊어가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손을 뗄 것을 촉구할 뿐 아니라, 지원병력을 파견한 한국정부 역시 그 지원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촉구한다. 이라크에서 들려오는 아벨의 피 울음소리가 우리를 괴롭힌다. 이 땅 위에서 그 피 울음소리가 그치고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는 그 날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중단이 없을 것이다.


5.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이 세계를 보전해야 한다.
   2003년 희년을 맞이하여 "은총, 생명, 섬김"이라는 희년 정신을 새롭게 다짐한 바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희년 정신에 따라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이며, 우리의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보전하여 전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6. 쌀의 추가개방을 반대한다
   쌀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식량주권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주곡이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면서 권리임을 감안할 때, 쌀은 그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경제적 교역적 대상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식량자급율이 26.9%에 밑돌고 있으며 쌀을 제외한 자급율은 5%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쌀을 지키는 것은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식량주권을 지키고 식량자급을 이루는 것은 향후 민족의 통일을 앞둔 우리에게 있어서 더욱 중요한 일이다. 더욱이 미국의 대규모 곡물자본이 식량 무기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식량파동을 감안할 때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불가피한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더 이상의 쌀을 수입하는 것은 수 천 년 내려온 쌀 문화의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 민족의 안보와 기본적인 식량주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을 야기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더 이상의 쌀 수입을 반대한다. 나아가 쌀을 비롯한 기본적 주곡은 국제교역의 조건에서 제외시킴으로써 각 나라가 식량자급에 기초한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우리는 우리가 지금 극복해야 할 이 모든 사태들이 힘의 우상을 섬기고 지배의 유혹에 넘어간 탓에 발생했다고 믿는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거듭난 공동체로서 교회는 그 유혹을 이기고 하나님의 말씀만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며, 우리 스스로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의 생수로 삼고, 나아가 우리에게서 또한 그 생수의 강이 흐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04.  10.  4



한국기독교장로회 제89회 총회 총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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