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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회 총회선언서

관리자 2005-10-04 (화) 00:00 18년전 3505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0회 총회선언서


은총의 하나님, 세상을 변화시키소서!


(눅 4:18-19, 사 61:1-2, 빌 1:29)






제90회 총회로 모인 우리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며, 하나님께서 그 은총으로 이 세상과 우리들을 변화시켜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는 그간 진실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하나님의 은총을 구해 왔다. 여전히 분단의 질곡 가운데 있는 이 민족의 역사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한 희년이 실현되기를 기도해 왔다. 또한  민족의 역사 가운데 새로운 소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우리를 부르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은총의 희년을 선포하고 우리의 사명을 재삼 확인하기도 했다.




하나님의 은총을 간구하는 우리의 기도와 노력은 세계교회 형제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세계개혁교회연맹과 세계교회협의회는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한 희년의 실현을 기도제목이자 동시에 실천과제로 삼았고 은총의 희년을 간구하는 소망은 세계 여러 교회들의 커다란 물결이 되었다. 마침내 세계교회협의회는 내년도 총회 주제를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은총(God, in your grace, transform the world)으로 잡았다.




우리는 우리에게서 시작된 기도의 불꽃이 세계교회 여러 형제들의 가슴속에서 타오르게 된 사실을 기쁘게 생각하며, 새삼 마음을 함께 모은다는 뜻에서 다시한번 한 목소리로 “은총의 하나님, 세상을 변화시키소서!”라고 크게 외치기로 하였다. 우리가 그처럼 세계교회의 형제들과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님의 은총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총을 망각한 세상




세상은 하나님의 은총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망각하고 있다. 지금 이 세상은 오직 자기 의로만 넘쳐나고 있다.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치와 질서를 마치 하나님 신봉하듯 하고 있다. 자신의 기득권과 자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가 보편을 가장하고 있으며, 인간의 욕망을 한없이 부추기며 자본의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의 법칙이 자연의 법칙, 하나님의 질서를 참칭하고 있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하나님을 부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권력의 욕망, 물질의 욕망에 호소하고 있을 따름이다.


자기 의를 하나님의 의로 둔갑시키고, 자신의 욕망을 만인의 소망인 것처럼 위장하는 세상의 실상은 무엇인가? 전쟁과 테러, 빈곤과 갈등, 좌절과 무력감이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의 실상이며 자기 의에 사로잡힌 소수의 성공과 승리를 위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통에 허덕이는 것이 오늘 세계의 모습이다.  


 


은총의 하나님은 세상을 변화시키신다


    


모순과 갈등의 세상 한복판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당신의 은총을 환기시키신다. 하나님의 은총은 살아 있는 모든 생명,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가운데 밝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은총의 하나님을 부르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가치와 법칙을 따르는 세상의 변화를 희망하는 것이며 그에 매인 우리 자신의 변화를 갈망하는 것이다. 구약성서가 증언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증언하신 은총의 희년은 그 창조의 질서를 따라 이 세상이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의 은총을 강조한 사도 바울의 증언 또한 그 사실을 확증해준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기쁨에 넘치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실천 과제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님의 은총으로 세상과 우리 자신이 변화되기를 갈망하며, 우리의 외침에 응답하시며 다시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미 베푸신 은총을 기억하는 세상을 위하여 우리를 부르신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자세로 우리는 아래와 같이 당면한 실천적 과제를 밝힌다.       




1. 우리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하나님의 은총으로 거듭나기를 갈망한다. 남의 눈의 티끌보다는 내 눈의 들보를 먼저 보는 심정으로 은총의 하나님을 거듭 외친다.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는 우리들에게 하나님께서는 한없는 은총을 내려주실 것이며, 그 은총으로 우리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켜 주실 것이다. 우리는 더욱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해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2. 고삐 풀린 자본의 세계화는 경제적 양극화와 빈곤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경제는 세상의 살림살이로서 무릇 모든 것이 공존함으로써 조화를 이루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부합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의 효율성을 앞세우는 경제법칙은 절대화되고 있고 전혀 제어되지 않은 가운데 인간의 삶을 소진시키고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광풍처럼 몰아닥친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로의 재편은 부의 편중을 극대화시켜 대다수 사람들의 삶을 위태로울 정도로 궁핍화시키고 있다.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일거리를 찾을 수 없는 실업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의 60%에 달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으로 생존권 자체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빈곤의 세계화가 자본을 하나님처럼 섬기는 잘못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3. 단일한 질서의 세계화는 패권국가의 군사력으로 지탱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현재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 유지에 필요한 석유자원의 확보를 위한 야욕에서 비롯되었음을 누차 지적한 바 있다. 미군과 그 동맹군의 파병은 민주주의의 확산과 유지를 위한다는 명분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로지 단일한 세계경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군사력은 경제력으로 뒷받침 받고 다시 그것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건일 뿐이다. 자본을 위한 단일한 경제질서가 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경제적 지배력의 공고화 수단으로서 군사력 역시 많은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미군의 평택 기지 이전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항구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경계하며, 동북아시아 나아가 진정한 세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4. 남북의 평화 통일을 위한 당사자들의 주체적인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현재 한반도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간주되는 북핵 문제는 사실상 미국이 단일한 패권질서를 구축하려는 역학 관계에서 빚어지고 있는 문제이다. 우리는 과거에 북한이 평화적 협상 무대에 나섰으나 부시정권이 등장하면서 평화적 협상의 시도가 난관에 부딪히고 위기 상황으로 돌변한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최근 다자간 협상이 재개되고, 또한 남북의 교류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우리는 민족의 운명이 타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는 불행한 역사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기를 원하며,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스스로 민족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여정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5. 참여정부는 민의를 제대로 파악해 민주적 개혁과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참여정부의 그간 궤적인 끊임이 그 지지기반으로부터 이탈하여 흔들리고 있는 것을 몹시 안타깝게 생각한다. 참여정부가 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중단 없는 민주적 개혁의 지속, 그리고 경제적 양극화의 해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었다. 그러나 왜곡된 대의정치의 현실에서 그 열망은 번번이 좌초당하고 혼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민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진실하게 민의를 따르는 정도만이 그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현 정부가 진정한 참여정부로서 몫을 다하도록 비판의 시선을 놓지 않을 것이다.


   


6.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따라서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우리는 최근 배아줄기세포 연구 결과로 온 국민이 들떠 있는 현상을 주의 깊게 주목하고 있다. 질병의 고통을 극복하고자 시도하는 과학적 연구의 개가를 반기지 않을 수 없지만, 또 한편으로 그 성과가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 안에서 또 다른 고통을 야기할 수도 있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함과 동시에 생명과학의 시도가 인간적 교만으로 창조세계의 질서를 거스르고 결국 모든 생명을 파국적 상황으로 내몰 수도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생명공학의 시도는 공공의 영역에서 그 문제점을 검증 받아야 하고 적절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한편 우리는 사형제 반대가 성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최근 견해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인간은 그 누구든 다른 인간을 죽임에 처할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다. 무릇 모든 인간은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하나님의 은총을 바라는 존재일 뿐이다. 




7. 교회의 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다.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고 우리 사회에서 그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지만, 최근 한국교회의 공신력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그것은 교회가 세상의 가치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기 성장에만 매몰되어 온 탓이다. 우리는 인간의 자기교만이 극에 달해 그로 말미암아 피폐해진 세상과 그 안에서 죽음의 운명으로 치닫고 있는 인간들의 고통에 둔감하지 않은 교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을 다할 것이다.  






2005년 9월 30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제90회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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