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입장>
쌀 협상안 국회 비준 시도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입장
생명을 살리는 일과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힘써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벼랑 끝에 내몰린 농촌의 현실과 농민들의 탄식소리에 마음 아파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정부와 여당은 농민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쌀협상안의 국회비준을 강행하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추곡수매제도의 포기와 공공비축제의 실시로 인해 쌀값이 나날이 떨어지고 농민의 생계와 민족 농업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오히려 쌀 수입 개방을 위한 협상안 국회 비준 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쌀 시장 개방을 말하기 전에 우리 농촌과 농민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적 합의 과정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되는 쌀협상안 국회 비준 시도를 반대한다. 쌀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공개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이면 합의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합의 없이 무리하게 비준 처리를 시도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쌀협상의 내용을 공개하고 국민과 함께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피 땀 흘려 농사지은 벼를 불태우고 생산된 쌀을 길거리에 쌓아놓은 채 기약 없는 농성에 들어간 농민들의 아픔은 곧 우리 민족의 아픔이자 위기이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 땅 700만 농민의 절규에 귀 기울이며 농촌과 농민을 살리기 위한 기도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05년 11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 원 근
교회와 사회위원회장 김 종 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