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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제103회 총회 4.3 70주년 추모식(위령제단) 기도

관리자 (기타,총회본부,목사) 2018-10-01 (월) 11:52 5년전 6237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3회 총회 4.3 70주년 추모식 기도

- 2018.9.19(수) 오후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 최형묵 목사)

 

하나님, 우리가 평화의 섬 제주에 왔습니다. 평화의 섬, 그 이름만큼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사는 사람들 또한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새로운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을 평화의 섬이라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을 기억합니다. 그 사건을 기억할 때 우리는 그저 천진난만하게 이 땅을 평화의 섬이라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48년 4월 3일, 아니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에 이르기까지 숱한 사람들이 절규하며 쓰러져갔던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독립된 자주국가 안에서 평화롭게 삶을 누리고자 했던 사람들의 외침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비극을 초래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외세의 지배를 물리치고 하나된 조국 안에서 평화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당당한 외침이었을 뿐입니다. 마땅한 외침이었습니다. 비극은 그 외침을 두려워하는 자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막 시작된 냉전체제의 당사자인 미국과 그 체제에 편승하여 분단국가 안에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이 그 외침을 두려워하였고, 마침내 무자비한 폭력으로 그 당당한 목소리를 틀어막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숱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그 처참한 비극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은 아직도 온전히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그 비극의 사건을 기억하고자 하는 기념일의 제정으로, 한 차례의 사과로 그 비극적 사건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이 온전히 치유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체제와 이념의 대결이 낳은 참극을 낡은 시대의 유물로 돌리고 진정한 평화를 이룰 때, 한라에서 백두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평화의 바람이 넘실거릴 때, 그 가운데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정겨운 살붙이와 이웃들, 그들과 더불어 사소한 일상의 삶을 기쁨으로 만끽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유가 이뤄질 줄을, 우리는 압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그 치유와 화해의 여정에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있어서는 안 되었던 비극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이 땅을 평화의 섬이라 부를 수 있는 까닭은, 바로 이 땅에서 진정한 치유와 화해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염원이 간절하고, 바로 그 치유와 화해의 역사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평화의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단지 사랑의 삶을 펼치셨고, 모든 사람이 진정으로 삶다운 삶을 누리도록 그 본을 보여 주신 그 사실 때문에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기까지 고난을 겪으셨을 때, 사랑을 펼쳤던 그 분의 삶을 두려워하였던 세상 권세의 사악함을 오히려 만천하에 드러내셨습니다. 사람들이 그 진실을 깨닫고 더 이상 죄의 권세에 매이지 않게 되었을 때 진정한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부활의 역사가 이뤄졌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땅의 고난이, 그 진실을 깨우친 모두에게 구원의 역사, 부활의 역사로 이끄는 길이 되리라 믿습니다. 오늘 우리가 제주 4.3을 다시금 기억하고 그 뜻을 새기는 가운데, 그 진실을 깨우치고, 마침내 죽음을 딛고 일어선 부활의 사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나님, 우리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죽음을 딛고 일어서 모든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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