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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겔 36:24-27, 마 23:12, 약 2:17)

김민수 (서울북노회,한남,목사) 2010-04-01 (목) 10:47 14년전 4711  



저는 주일대예배 설교를 할 때에는 가급적이면 세 가지 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합니다.
구약의 말씀과 복음서의 말씀과 바울서신, 이 세 가지 본문을 가지고 설교문을 작성했습니다. 총회교육원 출판부에서 6년 간 있으면서 교단 교재를 만드는 일을 할 때 생긴 습관이기도 합니다. 

오늘 읽은 세 본문은 어쩌면 전혀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에스겔의 본문은 이스라엘을 정결케 하시는 하나님께서 내가 이제 정결케 하여 새 영과 새 마음을 줄 것이니 우상숭배하지 말고 규례를 지켜 행하라는 말씀이요, 마태복음의 말씀은 바리새인들의 위선적인 삶에 대해서 비판하시며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말씀이며, 야고보서의 말씀은 알기만 하고 행하지 않으면 그 믿음은 공허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세 본문의 말씀을 저는 오늘 ‘물’이라는 소재를 놓고 여러분과 함게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뜻은 아시는 대로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왜 물이 가장 훌륭하냐면 물은 생명의 근원으로서 만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물은 온갖 것을 섬기면서도 자신을 자랑하거나 자신의 공로를 알아달라고 보채지 않고 그저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입니다.  또한 더러운 것을 씻어 줍니다.

걸레를 빨 때,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걸레를 깨끗하게 해주고 자신은 더러워집니다. 바다는 좋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것도 받아들여 정화시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구약의 말씀에 ‘하나님이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케 하리라’(겔36:25) 하십니다. 맑은 물을 뿌려서 새 영과 새 마음을 주신다고 하십니다. 새 영과 새 마음을 가진 사람은 굳은 마음이 없어지고 부드러운 마음이 생긴다고 합니다. 물, 그것이 하나의 정결의식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세례를 받을 때 물을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그러면 물의 속성을 좀더 생각해 봅니다.

겨루지 않습니다 - 장미를 피웠지만 내 덕이라고 하지 않고/ 물고기를 키우지만 역시 자기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만물이 물 없이 못 살지만 물은 그들을 이롭게 할 뿐 공로를 인정해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들을 묵묵히 섬길 뿐입니다.

온갖 물고기가 그 속에서 노닐지만 이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고기를 향해 물 값을 내라거나 임대료를 내라고 큰소리치지도 않습니다. 물고기가 물의 고마움을 의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야속하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자기의 공로를 생각하지 않음으로 ‘작음’이지만 그 모든 생명을 감싸고 있음으로 ‘큼’입니다. 이런 물의 마음은 오늘 읽은 복음서의 말씀과 통합니다.

물은 너무 부드럽고 여립니다 - 뻣뻣하게 자기를 내세우는 법이 없어 길쭉한 그릇에 들어가면 길쭉해 지고, 동그란 그릇에 들어가면 동그래 지고,..추우면 굳고 더우면 풀어지고 뜨거우면 날아가고...그런데 이 물이 바위나 쇠붙이를 이긴다.....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깁니다.

자, 그러면 이제 무엇인 문제일까요?

문제는 실천입니다.


“물처럼 자기를 낮추고, 물처럼 모든 것을 품으며, 물처럼 자기를 주장하지 않고, 물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결국 자기를 높이고, 자기를 튼튼히 하고, 자기도 살고 남도 살리는 일.”인 것을 알아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것은 서신서의 말씀대로 죽은 믿음에 불과한 것입니다.


오늘 기독교인들의 문제는 실천이 없음이 문제입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알아서, 머리로만 알고 행하지 않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왜 그리도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과 각을 세웠습니까?

알고도 실천하지 않으니까 자신들의 실천하지 않음을 합리화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을 죽이는 일까지도 서슴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의 길이란, 한 가지 말씀이라도 평생 붙잡고 자기 삶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때 물꼬가 트이게 되고 물처럼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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