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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우리 삶에 행운이 찾아오길

김민수 (서울북노회,한남,목사) 2010-06-01 (화) 15:15 13년전 3832  

네잎크로버를 찾으려고 토끼풀꽃이 피어난 곳에 쪼그려앉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토끼풀꽃으로 꽃반지를 만들고 꽃시계를 만들고 꽃목걸이를 만들고 화관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로 줘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꼴 망태를 들고 토끼에게 먹일 꼴을 베려고 토끼풀을 찾아다닌 적은 있으신지요?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어릴 적 토끼를 키우며 토끼풀은 토끼가 잘 먹는 풀이라서 토끼풀이라 생각하고 꼴을 베러 가면 토끼풀만 잔뜩 베어오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씀바귀나 방가지싹 같은 것을 더 잘 먹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짝사랑하던 여자아이에게 꽃반지며, 꽃시계, 꽃목걸이, 화환을 만들어줄 생각에 꼴을 베기 전에 토끼풀꽃을 먼저 뽑았기에 다른 풀을 베는 것보다도 토끼풀을 베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네잎크로버를 따서 누님들에게 갖다주면 책갈피에 넣어두었다가 성탄절 카드 만들 때나 편지를 쓸 때 붙여서 보내곤 했기에 다른 풀보다도 토끼풀은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토끼풀 혹은 네잎크로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네잎크로버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는 중학교 당시 <완정정복>이라는 참고서 시리즈물에 나온 나폴레옹의 이미지와 겹치면서 ‘행운’이라는 상징과 함께 잊히지 않는 풀이 되었습니다. 후에 나폴레옹이 전쟁광이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네잎크로버에 대한 호감은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오늘도 아내와 산책길에 네잎크로버를 찾은 것을 보면 아직도 어린 시절의 추억 같은 것들이 여전히 끈끈하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네잎크로버의 상징은 ‘행운’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잎크로버의 상징은 ‘행복’입니다. 그러니까 행복은 지천으로 깔렸고, 아주 가끔 행운도 섞여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크로버는 의미심장한 철학적인 꽃말 혹은 상징을 가진 셈입니다. 

많은 사람이 일상 속에 들어 있는 행복을 깨닫지 못하고, 이미 자기 안에 들어 있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아직 갖지 못한 것을 더 가지려는 소유욕에 빠져 살아갑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자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경건한 삶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디모데전서 6 : 3-9절 말씀에 의하면 경건의 훈련은 자족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경건한척해도 자족할 줄 모르면 위선자가 될 수밖에 없고, 부패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자족하는 삶으로 경건한 삶을 회복하라는 말씀이지요. 부패의 반대말을 저는 발효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발효 식품이 발달하여왔습니다. 

발효되는 과정에서 사람 몸에 좋은 미생물들이 음식물에 들어가게 되고, 그것을 섭취하면 이전보다 더 많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죠. 그러나 발효되지 않은 음식, 즉 상한 음식이나 썩은 음식은 그것을 섭취하면 노약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발효와 부패의 차이입니다. 

이외수 씨의 <발효된 인간, 부패된 인간>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발효된 음식이 인간의 몸에 유익한 것처럼, 발효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부패한 사람들이 판을 치는 현실에 대해 짧은 경구로 일갈을 하고 있습니다.  

발효된 사람은 자기 일상에 들어와 있는 행복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부패한 사람은 그 행복을 별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고, 남의 행복은 행운이요, 자기의 욕심을 채워주는 일이 생기는 것이야말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행운에 대한 기대가 소유욕과 겹치게 되면 도박인생이 되지요. 요즘엔, 공공연하게 공영방송 채널에서도 복권광고를 합니다. 당신이 사는 복권은 좋은 일에 사용된다는 광고지만, 그 속내를 들어가 보면 대박, 도박의 무한욕심이 들어 있는 것이지요. 몇 해 전 바다이야기라는 도박게임이 유행하다가 철퇴를 맞은 적이 있지만, 그와 유사한 도박게임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탕주의, 분명히 행운은 그와는 다른 것인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행운이란,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상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덤처럼 얻어지는 것, 그래서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으면 뜻밖의 기쁨을 얻게 되고, 감사하게 되는 것, 그것이 행운입니다. 그냥 헛된 꿈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간혹, 우리 삶에도 행운이 찾아오길 바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살아가면서 어떤 행운이 있길 원하십니까?
그것이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는 것이라면 버리십시오. 오히려 그것으로 말미암아 불행해질 수가 있습니다. 행운은 혼자 누리라고 오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나누라고 있는 것입니다.  

네잎크로버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주로 사람이나 동물들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네잎크로버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나 동물이 지나다니면서 토끼풀을 밟게 되고, 그러면 성장점에 상처를 입게 된답니다. 그 상처가 치료되는 과정에서 네잎크로버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 그러고 보니 행운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 아픔이라는 고통이라는 제의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행운’이 됩니다. 그래도, 그냥 이렇게 네잎크로버를 찾은 날은 혹시라도 어떤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아도, 그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이 행운인 것처럼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요즘 우리 강산이 토목공사 때문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이건 토기풀이 사람이나 동물에게 밟혀서 행운의 네잎크로버가 되는 차원과는 다른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아예, 뿌리째 고사시켜버리는, 그 어떤 희망도 찾아볼 수 없게 하는 하나님의 창조물에 대한 폭력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찬성하고 지지하는 기독교인과 단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회칠한 무덤들입니다. 부패한 신앙인들의 현상을 보는 듯합니다. 그 부패한 신앙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발효된 신앙인들을 만나는 행운이 종종 있으면 좋겠습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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