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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밥상 vs 죽음의 밥상

김민수 (서울북노회,한남,목사) 2010-06-04 (금) 12:16 13년전 3926  

생명의 밥상 vs 죽음의 밥상

2007년 2월 27일 전분당협의회는 빵, 과자, 음료, 물엿 등에 사용되는 전분과 당의 원료인 옥수수를 5월부터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변형식품) 옥수수로 수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분당협회는 최근 급등하는 국제 옥수수가격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관련부처인 식약청까지 나서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이상한 설명을 하며 GMO 옥수수 수입을 기정사실화 했으며,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현재 GMO 옥수수는 우리가 먹는 기호식품 곳곳에, 단맛을 내는 식료품 곳곳에 들어있다.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미 2000년 초, 전세계적으로 유통되는 GMO는 콩, 옥수수, 감자 등 50여 개 품목이며 국내에 유통 중인 GMO도 39개 품목에 달한다. 1999년 말부터 우리나라에서도 GMO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어 2001년부터 GMO표시제가 도입되었다. 그 이후 단백질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GMO 표시가 면제된 간장과 식용유는 대부분 GMO 원료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1999년 11월 초, 소비자보호원이 시판 중인 두부의 82%가 GMO 콩을 함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즉각 풀무원식품이 '허위발표로 매출급감 등 손해를 봤다'며 106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원고와 피고가 한곳씩 지정한 미국의 두 기관에 두부를 보내 시료를 검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공교롭게도 두부를 보내기로 한 2001년 9월 11일 테러사태가 터지면서 검증계획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이후 풀무원 측에서 소를 전격 취하하면서 이 소송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이후 GMO 콩으로 만든 두부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주요이슈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  

1. GMO(유전자변형식품)란 무엇인가?  

GMO란 ‘생산성 향상과 상품의 질 강화를 위해 본래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질병에 강하고 소출량이 많아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GMO 식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에도 인간에 무해하다는 점이 분명하게 검증된 바 없으며, GMO 품종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는 등 환경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GMO 식품을 보는 시각은 미국과 서유럽 간에 크게 다르다. 유전자 기술이 앞선 미국의 경우 슈퍼마켓에서 팔리는 식품의 절반 이상이 GMO를 함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의 절대다수는 GMO 식품이 안전하다고 신뢰한다. 그러나 서유럽 국가의 환경단체들은 GMO 곡물을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라고 부르며 일반 대중도 이를 피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허용 기준치를 놓고 팽팽히 맞서는 우유 내 발암물질(아플라톡신 M)의 경우도 아플라톡신 M은 간암을 유발하는 곰팡이 독소로서, 어린이들이 주로 섭취하는 우유에 함유되어 유럽에서는 기준이 점차 엄격해 지고 있다. 이러한 견해 차이로 유럽 농민들이 미국산 농산물수입거부운동을 벌이는 등 미국과 EU 간 통상마찰이 심화하였다.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GMO를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여 ‘식량증산, 영양성분의 개선, 저장성 향상 및 병충해 내성향상 등을 위한 생물공학 기법으로 처리한 생물체로부터 유래한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2. GMO식품 안전한가?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KBS 이강택 PD는 환경스페셜 <위험한 연금술, 유전자조작 식품>을 준비하면서 GMO 식품의 세계를 돌아보고 왔다. 그는 한 마디로 GMO 식품의 세계에 대해 ‘쥬라기 공원’이라고 말한다.  

‘목적’을 위해 변형된 ‘생명’의 실상이 너무 처참했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연어를 성장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도록 변형을 시켜서 성장속도가 4배 이상 빠르고 크기도 10배에서 30배까지 큰 슈퍼 연어를 만들었는데, 30배까지 성장하니까 머리와 장기에 심한 기형이 발생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사람 입에 넣으라는 건지 걱정이 된다. 쥬라기 공원이다. 공룡을 인간이 부활시켜놓고 호되게 당하는 것처럼.”  

그러면 2007년 5월부터 국내에 들어온 GMO 옥수수는 어떤 옥수수인가?  

국내로 들어오는 GMO 옥수수는 살충성 형질이 들어 있는 ‘BT옥수수’인데, 이 옥수수를 나방이 먹으면 배고픈 것을 느끼지 못해 굶어 죽는 현상이 나타났다. 나방의 신경을 마비시켜서 죽게 만든 것이다. 물론 이 옥수수를 개발한 이들은 나방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지만, 나비유충이 이 옥수수를 먹었을 때 똑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정부와 기업은 인체에 영향이 없는 안전한 GMO만 들여오겠다고 하지만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여 생긴 광우병을 처음 발견한 것은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인지 10년 만이었다. 동물성 사료를 먹은 이후 5세대가 지난 후 광우병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었으며, 동물성 사료를 먹인 쇠고기를 먹은 이들은 결국 20년 만에 사람에게도 발병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군다나 광우병에 걸린 이들은 모두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성장기 아이들이었다는 점이다. GMO도 마찬가지다. GMO 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을 먹는 이들이 10년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이미 GMO 면화를 먹은 양과 염소가 괴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이상한 설명을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GMO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가공품인 경우에는 GMO 표시를 하지 않고 유통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간장, 고추장, 된장 등에 사용되는 GMO 콩이다. EU의 경우에는 사용비율이 0.9%만 넘어도 GMO 제품이라고 표시하는데 반해서 우리나라는 3% 이상 되어야지만 표시를 한다. 결국, 시민은 아무것도 모른 채 GMO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2001년부터 우리 식탁은 GMO 함유식품이 넘쳐나고 있었던 것이다.  

전당분협의회에서 GMO 옥수수를 수입하는 이유는 최근 급등하는 국제 옥수수 가격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국제 옥수수가격의 급등은 또한 바이오 연료와도 관련이 있다. GMO 옥수수로 만들어지는 전분과 당은 사용된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현행 GMO 식품 표시제로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게 되어있다. 결국, 국민은 알 권리도, 선택권도 박탈당한 채 ‘무조건’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수입되는 GMO 옥수수는 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음료수에 쓰일 예정이다. 우리나라 과자나 음료수에 전분당이 없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전분당 외에도 수많은 식품첨가물들이 들어 있으니 인스턴트식품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3. GMO 식품과 다국적 기업의 관계  

대표적인 GMO 식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미국의 ‘몬산토’라는 회사이며 몬산토 외에도 바이엘, 듀퐁, 신젠타 등이 있다. 특히 몬산토는 세계의 170여개 국가에 GMO 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몬산토는 고엽제를 만든 회사며, 화학무기를 생산하던 회사였다. 몬산토 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의 모체는 석유화학산업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은 화학기술을 가지고 강력한 제초제를 만들어 냈으며, 이 제초제는 푸른 것은 모조리 초토화시켜 버렸다. 그러나 푸른 것이라면 모조리 초토화 시키는 제초제는 사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회사들은 자사의 제초제를 사용해도 죽지 않는 종자를 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즉 몬산토산 제조체 저항성 GMO 콩 농사를 지으려면 몬산토 제초제만 사용해야 하며, 신젠타 GMO 옥수수 농사를 짓는다면 신젠타 제초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회사 제초제는 듣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GMO 종자들의 생산 기능을 제한시켜 매년 종자를 재구입하게 할 뿐 아니라 특허권도 보유해 꼬박꼬박 라이센스까지 받아내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다국적 기업들은 정부에 로비를 계속해서 GMO 식품에 대한 규제를 약화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킨다. 그리고 거대 자본들끼리 연합할 뿐 아니라 회사의 간부가 정부의 관료가 되어 아예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무역부대표부의 농업 최고 통상관인 T. 크라우드는 ‘몬산토’계열사인 ‘디클렙’이라는 농업생명공학회사의 최고부사장이며,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도 자신의 회사를 몬산토에 매각하면서 엄청난 이익을 창출했고, 지금은 고문격으로 있다. 이것은 GMO뿐 아니라 WTO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미국에서 주장하고 있는 ‘생명공학분야의 지적재산권 보로 분야’는 철저하게 미국중심적이며 약소국가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주장들인 것이다.  

4. 생명의 밥상 vs 죽음의 밥상  

GMO 식품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의 밥, 생명의 순환이 살아 숨 쉬는 밥상과 다르다. 생명을 살리는 밥상이 아니라 사람을 병들게 하는 죽음의 밥상을 강요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밥’은 온 생명이 고루 나누는 나눔의 밥상이지만 사람이 만든 ‘밥’은 강자 홀로 폭식하는 밥상으로 결국은 약자와 강자 모두에게 파멸을 가져오는 죽음의 밥상이다.  

찬성론자들은 GMO 식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며 식량자급률이 30%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GMO 곡물수입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코미디 같다고 주장하며, 미국인들도 먹는데 한국인도 먹어야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주로 미국 GMO 식품업체와 관련이 있다.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로 이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식량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대안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죽음의 밥상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어느 한 순간 우리에게 닥친 문제가 아니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수출주도형 경제체제에 적합한 저임금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가가 의도적으로 농촌말살정책을 편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에도 농어촌을 희생양으로 삼아 수출주도형 정책을 이끌어온 것이다. WTO, 한미FTA 등의 문제들과 GMO 문제가 함께 얽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 무엇이든 감행해온 결과 지구온난화 문제 등 생태계를 교란시켰고, 그로 말미암은 피해는 고스란히 약소국가와 약자들의 몫으로 전가되었다.  

한 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량은 필요생산량의 1.5배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기아로 죽어가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기아선상에서 죽음의 문턱을 드나드는 이들조차도 GMO 식품 원조를 거부하고 있는 현실이다. 식량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분배의 문제이며, 사람의 밥상에 올라와야 할 식량을 기계가 먹어치우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생명의 밥상을 잃어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 교회는 죽음의 밥상이 위협하는 현실 앞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밥상을 회복하는 일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보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필자는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의 결연을 통해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다고 본다. 어떤 결연이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농촌교회와 도시교회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 단순히 농산품의 직거래, 혹은 도시교회의 일방적인 도움을 생각한다면 농어촌교회와 도시교회의 결연은 큰 의미가 없다. 현재도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결연을 맺고 있지만 많은 경우 평등한 관계 혹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로서의 모습보다는 상하관계(?)식의 이상한 관계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은 죽음의 밥상이 아닌 생명의 밥상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결단하는 이들이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온 생명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로지 ‘인간, 그중에서도 강자만이 살아가는’ 죽음의 세상이 되었다. 죽음의 길인 줄 알면서도 생명의 길로 돌아서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2007년도 회보에 게재되었던 본인의 글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 GMO 식품에 대한 무관심으로 우리의 식탁과 생명농업은 죽음의 밥상을 강요당하는 현실입니다. 교회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명의 변형에 대해 무관심한 것,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경제개발의 논리에 파괴되어도 침묵하는 것은 죄라고 생각합니다. 교단적인 차원에서 장년층뿐 아니라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생명, 생태를 위한 교재를 발간하고, 이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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