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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 기도 스케일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0-06-14 (월) 09:37 13년전 4039  

 



교인들이 도심 속에서 직접 가꾼 푸성귀를 먹을 때(심지어 건물 옥상에서 재배된 것도 있습니다) 그 희귀한 가치뿐만 아니라 교인들이 품었을 작은 보람까지 느껴집니다. 품종이 고급화되고 농사 기술도 느신 것이 확연하군요.

그 교인들이 누렸을, 같은 종류의 보람을 작년에 어어 올해도 예당을 오가며 느낍니다. 교인이 심어놓으신 고추 화분 때문입니다. 하얀 고추꽃이 피긴 피었구나 정도로 지나쳤는데 어제 보니 제법 고추가 크게 자랐더군요. 만족감에 저절로 빙그레합니다. 작년 조롱박에 비해 눈에 띄지 않지만 감흥은 저의 추억 때문에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시골에 있을 때 예당 텃밭에는 초미니 채소밭이 있었습니다. 고추와 오이, 가지 등이 자라고 있었지요. 식사 전 몇 개를 따러 갈 때마다 신비감이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햇빛, 같은 공기, 같은 비, 같은 바람을 겪으면서 맺은 열매라고 생각하니 각별하더군요. 그것들을 재료로 이 독특한 것을 만들어 내다니 한 그루 한 그루가 거대한 화학 공장처럼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 고추는 목회자인 저에게 ‘관상용’(觀想用)만은 아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고추농사 풍년은 저에게 꽤 중요한 기도제목이었습니다. 대부분 가족용 고추농사였지만 그나마 환금가치가 큰 작물이었고 무엇보다도 가난한 젊은 집사님 가정이 고추 방앗간을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고추가 풍년이 들어야 방앗간도 잘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스케일이 작죠? 지금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시 그 자리에 가면 또 그런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을 겁니다. 목회자에게는 교인들의 기도제목이 자신에게도 중요한 기도제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고개들을 넘어 온 것처럼 지금의 고개도 ‘주님과 함께, 사제와 함께, 교우와 함께’ 넘어가고 간혹 정상에서 탁 트인 삶의 보람과 전망도 누리시길 축복합니다. 그리고 축복해주십시오.

cf. 열차카페 칸입니다. 준비해야 할 복사물이 이제 생각나 처음 이용해봅니다. 조마조마 USB 뒤져보니 파일이 있군요. 어제 주보글도 있어 기념으로 올립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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