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대막대기를 휘두르는 비폭력신봉자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2:54 13년전 3320  


                                          대막대기를 휘두르는 비폭력신봉자



한겨레신문의 종교전문기자 조현이 지은 <인도오지기행-어머니의 품, 신들의 고향에 가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400만 정도의 신자를 가진 인도의 토착종교인 자이나교는 붓다와 같은 시대, 같은 지역에 살았던 바르다마나(기원전 599∼527년)가 당시의 힌두교제사에 만연한 살생에 반대해 불상생(아힘사)을 윤리의 핵심으로 하여 창시한 종교입니다. 자이나교는 인간의 수행을 통해 타락한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일체의 살생과 폭력을 금지하고 금욕을 통해 욕망을 이기는 자(자이나는 정복자란 뜻)가 구원을 받는다고 가르칩니다. 자이나교 신자라면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계율이 있습니다. 첫째가 불상생(不殺生), 일체의 생명을 죽이지 말 것, 둘째가 불망어(不妄語), 거짓말하지 말 것, 셋째가 불투도(不偸盜),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 것입니다. 출가해서 자이나교 승려가 되면 무소유(無所有), 재산을 소유하지 말 것과 불사음(不邪淫), 음행하지 말 것 이 두 가지 계율이 더 보태집니다.

기자가 캘커타의 자이나교 사원인 디감바르사원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사원안내원이 대막대기를 들고 스무 살 쯤으로 보이는 청년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눈이 훼둥그레져 쳐다보니 한참 청년을 후려치던 안내원이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놈은 도둑놈이요, 보시함에 든 돈을 몰래 훔쳐 달아나려고 했단 말입니다." 그리고선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청년을 연신 대막대기로 후려쳤습니다. 작은 미물 하나라도 살생을 하지 않기 위해 길을 갈 때도 빗자루로 길을 쓸어가며 걷는다는 자이나교의 불상생 비폭력의 가르침에 평소 깊은 감화를 받았던 기자는 그 장면을 보고 허허로운 웃음이 나왔다고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을 쓰지 않는다는 첫째 계율인 아힘사와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는 셋째 덕목이 충돌했을 때 그 사원안내원은 첫째 덕목을 팽개치고 셋째 덕목을 어긴 자를 응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과연 종교적 가르침은 어디에 필요한 것일까요?

티베트는 중국의 침략으로 전 국민의 1/5인 120만 명이 숨지고, 6000개의 티베트사원이 파괴되어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티베트의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국민들에게 중국에 대해 증오와 분노심을 품지 말고 결코 자비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분노와 증오, 보복으로는 문제를 결코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은 9.11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쑥밭으로 만들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란 이름으로 수행된 이 전쟁을 주도한 부시대통령은 백안관에서도 늘 성경공부모임을 가졌을 정도로 역대 미국대통령 가운데 가장 신심이 돈독하다는 기독교신자입니다. 과연 누가 자신의 종교적 가르침에 충실한 자일까요?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자신을 죽음으로 내 몬 원수들을 용서해줄 것을 빌었던 예수의 마음에 과연
누가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까요?

비폭력의 계율을 외우면서도 서슴없이 응징의 대막대기를 휘둘러대는 자이나교신자나 원수조차 사랑하라는 성경을 날마다 공부하면서도 보복의 전쟁을 일삼는 기독교근본주의자들이나 평화(이슬람)를 노래하면서 적에게는 오로지 죽음의 항전(지하드)만이 있다고 외치는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나 모두가 자신들의 종교가 가르치는 가르침을 버리고 대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지키고자 하는 것일까요? 그리스도인이 사랑을 버리고, 불교인이 자비심을 버리고, 자이나교인이 비폭력을 버리고, 이슬람교인이 평화심을 버리면 과연 그들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우리가 무엇을 신앙하든 그 가르침을 따르지 못한다면 그 신앙이 대체 우리 자신과 세상에 무슨 유익이 있을까요?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마7:21>는 예수의 말씀은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2009.6.13)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