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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은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00 13년전 3974  


                                        신앙인은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지난 7월 2일 바티칸의 비밀문고 관리장인 세르지오 파가죠 주교는 "오늘날 교회와 바티칸은 과거에 저질렀던 실수로부터 배우고 과학에 대한 소심함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17세기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갈릴레오에 대한 종교재판의 자료중 일부를 공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발언입니다.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地動說)이 사실임을 주장하다가 1633년 로마의 종교재판소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이미 70세의 노인이었던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이 열린 로마의 미네르바수도원에서 여덟 명의 추기경들과 그의 조수들, 그리고 잡다한 증인들 앞에 일흔 살의 노구를 무릎 꿇고 자신이 그동안 주장해온 코페르니쿠스의 이론 곧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주장이 잘못된 것이며 이단적 의견이기에 철회하고 저주하고 혐오한다고 맹세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교회의 의혹을 살만한 내용은 글로든 말로든 일체 주장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맹세했습니다. 그로부터 350여년이 지난 1981년 바티칸에서는 <갈릴레오 사건 재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무려 11년의 재조사 끝에 1992년 10월 31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갈릴레오는 마침내 공식 복권되었습니다. 이번 세르지오 파가죠 주교의 발언은 당시 갈릴레오 재판기록의 일부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나온 과학에 대한 교회의 그동안의 교조주의적인 태도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입니다.

지금 최소한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도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못 박힌 듯 가만히 정지해 있고, 태양을 비롯한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天動說)을 절대불변의 자연과학적 진리로 믿는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4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그러한 믿음에 의혹을 가지거나 그에 반하는 이론을 주장하면 교회에 의해 이단으로 낙인찍혀 파문당한 후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당시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던 어용학자중 하나인 피사대학교 수학교수 시피오레 키아라몬티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동물은 움직인다. 사지와 근육을 가지고 있다. 지구는 사지도 없고 근육도 없고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다. 토성, 목성, 태양을 움직이는 것은 천사들이다. 지구가 회전한다면 지구 중심에도 천사가 있어서 움직임을 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그곳에는 악마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지구를 움직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악마이다>

오늘날 누가 들어도 단번에 말도 되지 않는 만화 같은 소리라고 코웃음을 치고 말 이런 내용을 당시 교회와 신자들은 물론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던 지식인들조차도 절대불변의 진리로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믿음과 다른 견해를 가지거나 다른 사고와 발상을 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했으며 신의 이름으로 그들을 파문하고 살해했습니다. 1542년 교황 바오로3세가 설립한 로마종교재판소는 종교개혁의 움직임과 과학적 사고, 이단에 대항할 목적으로 설립된 이래 수백만의 사람들을 신의 이름으로 처형했습니다. 1500년과 1650년 사이 150년간 3만 명의 여성들을 마녀행위를 했다는 죄목으로 처형한 것을 포함하여 무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종교재판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쯤 되면 로마의 종교재판소는 가히 16세기의 나치친위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무지(無知)가 신앙과 종교의 허울을 뒤집어 쓴 채 자신을 진리로 강변할 때 그 폐해가 얼마나 끔찍한 것인가를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진리의 하나님이시라면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도달하는 진리나 신앙적 성찰을 통해 도달하는 진리나 그 진리는 결코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유(思惟)의 방법의 차이를 이해하고 용인하지 못하는 종교의 좁아터진 사고의 편협함과 용렬함이 얼마나 인류에게 큰 해악을 끼쳐왔는지 오늘날 교회는 진지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교회는 과학의 진보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인은 바보 머저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파가노주교는 교회가 과학적 사안들을 포함해 "더 공부하고 더 신중하게 사안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성서와 자연과학을 포함한 세상의 학문을 진지하게 공부하고 성찰할 때 우리는 비로소 참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32>


(참고) 종교와 과학과의 관계에 관심있는 성도님은 아래의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 신과 자연 (상, 하) - 데이비드 C, 린드버그 외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 다윈 안의 신 - 진화론 시대의 종교에 대하여,  존 호트, 지식의 숲(출)
3. 과학과 종교, 상생의 길을 가다 - 존 호트, 코기토(출)
4. 다윈주의자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가? - 마이클 루스, 청년정신(출)
5. 갈릴레오 - 교회의 적, 과학의 순교자, 마이클 화이트, 사이언스북(출)
6. 신과 진화에 관한 101가지 질문 - 존 호트, 지성사(출)

(2009.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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