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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내 안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06 13년전 3715  

                                                내 안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장하준 교수는 2005년에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Leontief)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경제학자입니다. 장하준 교수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는 통상 경제관련 분야 책이 초판 1쇄(2∼3천부)를 넘기기 힘든 출판현실 속에서 발간 1년 6개월 만에 초판 81쇄를 찍어낸(약 30만권) 경제관련분야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책은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세계화, 민영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부도덕하며 세계를 더욱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된 세계로 고착화시키는 부자나라들의 나쁜 정책인가를 치밀한 경제사적 고찰과 세밀하고 구체적인 자료와 풍부한 실례를 들며 그 실체를 밝히고 있습니다.
"자유무역의 신화와 자본주의 비사(秘史), (The Myth of Free Trade and Secret History of Capitalism)" 라는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17세기 이래 자본주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유럽이나 일본이 어떤 방식을 통해 자본을 형성하고 기술과 부를 축적하면서 자국의 산업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파헤칩니다. 지금의 자본주의 선진국들은 정작 자신들은 끔찍하리만큼 자국의 산업과 시장을 보호하는 보호무역주의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지금에 와서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채 자유무역을 통한 불공정한 시장개방과 각종 규제완화 및 관세철폐 등을 주장하며 개발도상국들을 경제적 속국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본선진국들이 구축하려고 하는 신자유주의 세계경제질서란 결국 애초에 공정한 경쟁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오로지 자본선진국들의 이익확보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라는 것입니다. 이미 부자가 된 나라들이 자신들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방식(보호무역주의)과는 정반대되는 방법, 즉 현시점에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자유무역주의)을 개발도상국들에게 강요하는 태도는 마치 정상에 올라간 후 다른 이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사다리를 걷어 차버리는 것(Kicking Away the Ladder)과 같다고 저자는 꼬집습니다. 부자나라들은 자신들이 일군 번영이 마치 자유무역주의의 길을 걸어 온데서 비롯된 것인 양 역사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왜곡하고 호도함으로써 자유무역주의가 곧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신화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9장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경제발전에 유리한 민족성이 있는가?>에서는 문화와 경제발전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에는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가 하면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지킬박사(긍정적 요소)와 하이드(부정적 요소)로 부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과 한국의 경우 유교문화가 강조하는 근면, 검소, 교육, 협동, 권위에 대한 복종 등의 덕목들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작용을 해 온 반면, 유교사회 속에서 상인(商人)과 장인(匠人)이 가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위치는 자본의 형성과 축적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을 위축되게 만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해왔습니다. 유교문화 속의 권위에 대한 복종의 미덕은 거꾸로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경제발전을 원한다면 긍정적 요소는 더욱 계발하고 부정적 요소는 효율적으로 줄여나가야 합니다. 노동자 1인당 파업참여일수가 가장 높은 축에 속했던 일본노동자들이 오늘날 가장 회사에 협동적이고 충성을 다하는 노동자가 된 것은 종신고용과 회사의 사회복지제도의 혜택이 제도화되면서부터 입니다. 이 사실은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은 부정적 요소(고용불안 등)를 효율적으로 줄여나가고 긍정적 요소(고용안정, 복지제도)가 더 계발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 안에도 우리 자신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킬박사와 발전을 저해하는 하이드가 있습니다. 성서는 이 사실을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롬7:19-21> 선을 행하고자 하는 의도와 정반대되는 악을 행하게 만드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그것이 바로 내 안의 하이드입니다. 인간의 경제활동과 문화 속에서 일어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싸움은 바로 우리 마음 안에서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갈5:17> 우리가 자신의 삶을 보다 선하고 의롭고 발전적인 삶으로 만들어 가기를 원한다면 우리 안의 하이드를 효율적으로 제어해야 합니다. 하이드의 힘을 줄여가는 대신 지킬박사의 힘을 길러가야 합니다.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갈5:16>

(200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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