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하나님 앞에 우리 모두는 장님입니다.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09 13년전 3807  


                                           하나님 앞에 우리 모두는 장님입니다



최근 개봉한 인도영화 『BLACK』이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BLACK』은 인도 최대의 영화제인 Filmfare Awards에서 11개 부문을 휩쓴 대작이자 타임지가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영화입니다. 영화 『BLACK』은 헬렌 켈러처럼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온통 캄캄한 어둠속에 갇혀 짐승처럼 살아가는 한 소녀와 그녀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말과 글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소리는 침묵으로 변하고 빛은 어둠으로 변해버린 온통 세상이 캄캄한 어둠(BLACK)뿐인 8살 소녀 미셸에게 장애아를 치료하는 사하이 선생님이 찾아옵니다. 허리춤에 종(鍾)을 단채 말 못하는 짐승처럼 살아가는 미셸에게 사하이 선생님은 말과 소리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수화를 통해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사하이선생의 교육방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반대와 미셸의 완강한 저항을 무릅쓰고 선생은 미셸을 캄캄한 어둠의 세계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빛의 세계로 나아오는 길을 열어줍니다. 사하이 선생님을 신뢰하게 된 미셸의 굳은 믿음과 끈질긴 노력으로 미셸은 마침내 대학에까지 진학하게 됩니다. 대학 강의실에서 사하이 선생님의 손은 미셸의 눈과 귀가 되어 주고 미셸은 숱한 낙제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졸업하는 영예를 안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미셸에게 빛된 세상과 소통하게 해 준 사하이 선생님은 그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과거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캄캄한 망각의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맙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미셸조차 종종 기억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알게 된 사하이선생은 ‘어둠이 널 필사적으로 집어삼키려고 할 거야. 하지만 넌 항상 빛을 향해 걸어가야 해. 희망으로 가득찬 너의 발걸음이 날 살게 할 거야’라는 메모를 한 장 남기고 미셸에게서 떠납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어느 날, 사하이선생은 기억을 완전히 상실한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미셸 앞에 다시 나타납니다. 미셸은 과거에 대한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캄캄한 망각의 어둠속에 있는 사하이선생을 기억 이편 빛의 세계로 이끌어오기 위해 과거 사하이선생이 자신에게 그랬듯이 선생님에게 수화로써 말과 글을 가르칩니다. 미셸이 대학을 졸업하는 날, 졸업생을 대표해서 연설하게 된 미셸은 감동적인 연설을 합니다. 캄캄한 어둠에서 빛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고 끊임없는 실패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준 사하이선생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미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 여러분과 나, 우리 모두는 장님입니다. 누구도 하나님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분(사하이선생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 자신에게 빛을 전해주기 위해 찾아온 사하이선생님의 손길을 통해서 미셸은 자신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체험했던 것입니다. 졸업가운을 입은 모습을 제일 먼저 사하이선생님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졸업식장에서 졸업가운을 입지 않았던 미셸은 사하이선생님이 수감되어 있는 병원으로 졸업가운을 입고 찾아갑니다. 졸업가운을 입은 미셸의 모습을 본 사하이선생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미셸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난 사하이선생님은 춤을 춥니다. 기억 저편 캄캄한 망각의 어둠속에 있는 사하이선생님에게 미셸을 통해 한줄기 빛이 비췬 것입니다.

미셸의 말처럼 사람은 모두가 하나님 앞에 장님입니다. 누구도 하나님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누구도 내일의 일을 알지 못합니다. 시간은 영원에 속한 것이고 영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약4:14> 사람은 하나님도, 영원도, 하나님께 속한 진리도 보지 못하는 장님일 뿐입니다. 다만 세상 속에서 우리를 어루만지고 인도하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감추어진 손길을 통해서 하나님을 느낄 수 있을 뿐입니다. 영원을 알지 못하고 진리를 알지 못하는 캄캄한 어둠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를 하나님은 오늘도 빛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빛의 세계로 인도하시는 사하이 선생님입니다. 아기예수를 처음 본 시므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 눅2:30-32> 예수님은 “세상에 와서 각 사람을 비추는 참 빛”입니다. 그 빛의 인도함을 받아 광명한 빛의 세계로, 하나님에게로 나아가는 삶이 곧 믿음의 삶입니다. 사하이 선생님은 미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어나, 미셸. 이 어둠을 뚫고 지나갈 거야. 네가 살아 온 이 어둠을. 그 어둠 속에 남아 있지 마. 빛 속으로 들어와. 빛 말이야” 그리고 미셸은 졸업식 연설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의 시작이 어머니의 자궁이든 대지이든 그 여정은 블랙에서 시작되어 블랙에서 끝납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 어둠을 지나서 광명에 이를 것입니다.”

(2009.9.5)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