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김성

연필을 닮은 인생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15 13년전 4274  


                                                             연필을 닮은 인생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책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어린 시절 할머니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연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루는 연필로 무언가를 쓰고 있는 할머니에게 어린 코엘료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무엇을 쓰고 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연필이라면서 연필이 갖는 다섯 가지 특징을 하나하나 들어가며 어린 코엘료에게 연필 같은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가 말씀하신 연필의 특징 다섯 가지는 이렇습니다. 첫째, 연필은 손에 잡고 쓰는 사람이 있다. 할머니는 코엘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장차 커서 큰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 그 때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네게 알려주는 거란다. 명심하렴. 우리는 그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지. 그 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 둘째, 연필은 깎아야 할 때가 있다. 할머니는 말했습니다.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야.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더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해.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셋째, 연필은 지우개가 달려 있다. “연필은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단다. 잘못된 걸 바로 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지” 넷째, 연필에서 중요한 건 심(芯)이다.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芯)이라는 거야. 그러니 늘 네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렴” 마지막 다섯 번째, 연필은 흔적을 남긴다.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걸 명심하렴. 우리는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란다”

코엘료의 할머니가 들려준 연필이야기는 어린 코엘료에게 인생을 지혜롭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연필을 쓰는 손이 있듯이 우리 인생을 쓰는 보이지 않는 신의 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단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신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어느 인생도 자신이 마음 먹은 대로 살아지는 인생은 없습니다. 만약 내 마음 먹은 대로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라면 세상 어느 누가 가난하고 병들고 실패를 거듭하며 인생을 살 사람이 있겠습니까? 마음대로, 계획대로만 살아지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한 치 앞을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人生), 곧 사람의 삶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은 연필과도 같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쓰이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화가의 손에 잡힌 연필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선하신 하나님의 손에 잡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연필인생이 될 때 복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필심이 닳으면 연필을 깎듯이 우리의 인생도 때때로 무뎌진 심(芯)을 갈고 깎을 때가 있습니다. 심을 덮고 있는 외피가 칼에 깎여나가는 아픔을 겪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고통과 슬픔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우리가 연필로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아픔입니다. 닳아서 외피 속에 심(芯)이 파묻혀버린 연필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련의 칼을 통해서 외피가 깎여져 나갈 때 무뎌진 심(芯)이 다시 날카로워집니다. 고난과 시련이 가져다주는 아픔은 인생을 성숙하게 합니다. 아프면서 크는 것이 인생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실수를 만회하지는 못합니다. 그것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했거나 아니면 실수를 깨달았어도 지워야 할 때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지우개가 달린 연필을 발명한 사람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살았던 하이만이란 어린 소년입니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하이만은 그림을 그리다 지우개를 찾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묘안을 궁리하다가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부착하는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하이만은 이 기발한 착상으로 1867년 특허를 받았고 당시 리버칩이라는 연필회사에 15,000달러와 연필 한 자루당 판매수익의 2%를 받는 조건으로 특허권을 팔았습니다. 잘못 그린 그림을 곧바로 지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소년이 인류에게 안겨준 선물이 바로 지우개 달린 연필입니다. 실수와 잘못이 깨달아질 때마다 곧바로 지우려는 노력을 할 줄 아는 인생은 보다 명품인생이 될 것입니다.  
연필이 외피보다 심(芯)이 중요하듯이 인생도 겉치장 보다 속사람 중심이 중요합니다. 겉은 치장하고 꾸밀 수 있어도 속은 꾸밀 수 없고 숨길 수 없습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십니다.(삼상16:7)
무엇을 쓰던지 혹 그리던지 연필이 흔적을 남기듯이 우리의 인생도 흔적이 남습니다. 아름답던지 추하던지 흔적을 남기고 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기왕이면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가는 연필인생이 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복된 인생이겠습니까?

(2009.10.31)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