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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해적으로부터 구출하라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26 13년전 3556  


                                                     해적으로부터 구출하라



현대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로마인이야기>의 저자 시오노나나미가 쓴 최근작 <로마 멸망이후의 지중해 세계(상하권)>는 북아프리카지역이 이슬람화한 7세기경부터 16세기까지 대략 천년 가까이 지중해를 분탕질했던 해적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서기 634년 무함마드의 후계자 칼리프가 아라비아반도를 재패한 이래 다마스커스, 시리아, 이집트가 차례로 이슬람세력에 의해 점령됨으로써 북아프리카일대는 이슬람의 수중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들 이슬람인들은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건너편 이탈리아 반도의 서쪽해안(티레니아해)와 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시칠리아 섬을 대상으로 해적질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해안도시들을 습격하여 재물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잡아다가 노예시장에 팔아먹었습니다. ‘사라센해적’으로 불린 이들은 천년 가까운 세월 동안 지중해를 면하고 있는 서방세계(기독교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해적들에게 납치가 되면 여자들은 대개 노예로 팔려가 강제로 이슬람교로 개종을 당한 후 주인의 성적노리개가 되어야 했습니다. 남자들은 사슬에 묶인 체 해적선의 노를 젓는 노예가 되거나 이슬람교로 개종시킨 뒤 이슬람군대의 전쟁에 참전시켰습니다. 잡혀온 사람들은 ‘목욕장’으로 불린 강제수용소에 수용되어 중노동에 시달렸고 상품처럼 노예로 팔려나갔습니다. 이슬람세력은 자신들의 이런 해적질을 서방 기독교세력에 대한 성전(聖戰:지하드)라고 자칭하며 열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이탈리아반도뿐만 아니라 지중해의 서쪽 끝인 이베리아반도와 프랑스의 남쪽해안까지 휩쓸고 다녔습니다.

이러한 이슬람의 해적질에 서방 기독교세계는 베네치아, 피사, 제노바 같은 이탈리아반도의 해양 도시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맞섰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기 1087년, 로마교황 빅토르3세는 이슬람해적에게 잡혀가 노예로 붙잡혀 있는 ‘기독교도들을 구출하기 위해’ 십자군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릅니다. 그 후 약 200년 동안 모두 여덟 차례에 걸쳐 십자군원정이 일어납니다. 이 십자군과 함께 ‘구출수도회’와 ‘구출기사단’이라는 독특한 두 조직이 출현했습니다. 구출수도회와 구출기사단은 해적들에게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간 기독교도들을 다시 돈을 주고 사옴으로써 기독교도들을 이슬람의 손에서 구출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되었습니다. 구출수도회는 1197년 프랑스 출신의 수도사 장 드 마타에 의해, 구출기사단은 1218년 에스파냐 출신의 기사 돈 페드로 데 놀라스코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구출기사단의 활약은 창설된 지 4년만인 1222년에 교황의 인가를 받고 그 해 160명의 기독교도 노예들을 되사오는 첫 번째 구출행을 시작으로 1779년의 344번째 마지막 구출행까지 무려 557년이나 계속되었습니다. 구출수도회 역시 처음 구출행에 나선 1199년부터 500여년 세월 가까이 존속하며 50만명이 넘는 기독교도 노예들을 구출하였습니다.  

1571년 ‘신성동맹’으로 불린 기독교세계연합함대와 이슬람제국인 오스만투르크제국함대가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마지막 일대 전쟁을 치렀습니다. ‘레판토해전’으로 불리는 이 전쟁에 스페인출신의 한 젊은이가 참전하였습니다. 당시 24세였던 이 젊은이의 이름은 ‘
세르반테스’입니다. 그는 이 전쟁에서 총상을 입고 왼쪽 팔을 못쓰게 되고 말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고국으로 돌아가던 길에 타고 가던 배가 풍랑에 좌초되어 그만 이슬람해적에게 붙들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북아프리카 최대의 노예시장이었던 알제리로 끌려간 그는 그곳에서 해적선의 노를 젓는 노잡이로 팔려 5년 가까이 노예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의 탈출시도 때문에 두 손과 두 발이 묶인 요주의 인물이 된 그를 구출해 준 것은 다름 아닌 구출수도회였습니다. 1580년 구출수도회는 금화 500에스쿠도를 지불하고 세르반테스를 이슬람의 손아귀로부터 구출하였습니다. 세르반테스는 고국 스페인으로 돌아와 그 후 작가가 되었고 1605년 소설<돈키호테>를 통해 스페인을 대표하는 국민작가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가운데 한사람이 되었습니다.

만약 세르반테스가 구출수도회에 의해 구출되지 않았다면 작가 세르반테스도, 소설 <돈키호테>도 없었을 것입니다. 잃어버린 양(기독교도)를 되찾아오고자 했던 양치기(구출수도회)의 노력이 없었다면 세르반테스는 알제리에서 이슬람의 노예로 혹사당하다가 이름도 없이 죽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구원이 얼마나 값진 것입니까? 오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너희 중에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아내기까지 찾아다니지 아니하겠느냐?>(눅15:4)

(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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