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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이무실(如呪而無實)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27 13년전 3380  


                                                         여주이무실(如呪而無實)



동학(東學)을 창시한 수운(水雲) 최제우의 동경대전(東經大典)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해가 바뀌어 1861년이 되자 각처의 어진 선비들이 찾아와 선생께 물었다. “이번에 선생에게 하늘의 영이 강림했다는데 어찌된 영문입니까?(今天靈降臨先生 何爲其然也) 선생께서 받은 도(道)의 이름은 무엇입니까?(何道以名之)” 그러자 수운이 말했다. “하느님의 도(道)라고 부른다(天道也)” 선비들이 다시 수운에게 물었다. “그것은 서양의 도(天主道)와 무엇이 다릅니까?(與洋道無異者乎)” 그러자 수운이 답했다. “서양의 천주도(天主道)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르다. 서양의 천주도는 하느님을 위하는 듯 하면서도 그 실속은 없다(洋學如斯而有異 如呪而無實)” “어찌하여 그렇습니까?” 다시 선비들이 물었다. 그러자 수운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받은 도는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세상일을 감화한다. 저마다 그 본연의 마음을 지키고 그 기질을 바로잡아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자연히 감화가 이루어진다. 이에 대하여 서양 사람들은 도무지 하느님을 위하는 실속이 없고 다만 제 몸을 위한 방도만을 빌 뿐이다. 그러므로 몸이 영기(靈氣)와 합일하는 영험도 없고 하느님의 참된 가르침을 배울 수도 없어 형식만 있고 실적이 없으며, 하느님을 생각하는 듯 하나 하느님을 위하지 않는다(如思無呪) 이렇게 그 도는 내용이 비어 있고 그 학(學)은 하느님을 위하지 않는데 어찌 내가 받은 도와 같다고 하겠는가?”>

하루는 예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 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마태15:7~9)

예수께서는 이사야의 날카로운 심판의 메시지를 인용하시며 하나님을 위한 실속은 없고 허울뿐인 위선적 신앙을 꾸짖으셨습니다. 이사야의 눈에나 예수님의 눈에나 19세기 조선땅의 최제우의 눈에나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실속없는 신앙생활의 모습은 비슷해 보였나 봅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는 듯 하나 하나님을 위하지 않고’ 결국엔 제 한 ‘몸의 안위와 영달을 구하는’데 급급해하고 있는 모습이 하나님의 도(天主道)를 자칭하지만 실상은 하늘의 도(天道)와는 거리가 먼 세상의 도(世道)에 머물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여주이무실(如呪而無實), 오늘 우리의 믿음은 여기에서 몇 발자국이나 벗어나 있을 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입니다. 내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줍니다. 예수께서는 ‘내 몸이 먹고 마시고 입고 거하는 것만을 구하는’ 것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인의 구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義)를 먼저 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실속부터 먼저 차리는데 급급한 사람은 하늘의 도(道)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실속을 찾아드릴 줄 아는 사람이 진정 하늘의 도(道)와 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온통 제 실속 차리기에 바쁘고 급급한 세상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정녕 하늘과 도통(道通)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義)를 구하라>(마6:31~33)

(201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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