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교회는 목사의 카리스마에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38 13년전 4880  


                               교회는 목사의 카리스마에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주의를 집중하게 만드는 개인의 타고난 재능이나 매력을 가리키는 용어로 흔히 사용하는 카리스마란 단어는 원래 1세기 후반 사도 바울에 의해 처음 사용된 종교적인 용어였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이 주신 은총의 선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카리스마’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우리말 성서에는 ‘은사(恩賜)’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후 카리스마라는 단어가 가지는 종교적 의미의 중요성이 교회의 역사에서 감소하면서 카리스마라는 용어는 역사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20세기 들어 독일의 한 사회학자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부활하였습니다. 최근 출간된 <카리스마의 역사>라는 책은 사도 바울로부터 시작해서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카리스마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해온 의미변천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호주 뉴캐슬 대학교의 존 포츠 교수가 지은 이 책에 의하면 본래 종교적 의미로 사용되었던 카리스마를 개인의 탁월하고 천재적인 능력을 가리키는 사회, 정치적 용어로 의미를 전환시켜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입니다. 막스 베버에게 카리스마란 예외적인 능력을 받은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초인간적인, 탁월한 재능을 가리킵니다. 막스 베버에 의해서 카리스마는 교회공동체에 주신 하나님의 은사를 가리키는 말에서 탁월한 개인의 천부적인 리더십의 요소를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변화하였습니다. 그 후 카리스마의 의미는 더욱 세속화해서 오늘날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 운동선수, 유명인등이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끄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흡인력을 가진 매력이나 재능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막스 베버는 자신의 책 <경제와 사회>에서 권력의 지배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합법적으로 설립된 비인격적 체계에 복종해야 하는 합법적 지배. 2. 전통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과 전통의 권위아래 행사하는 권력에 의지하는 전통적 지배. 3. 예외적인 신성함과 영웅적 행위를 가진 개인에 의한 카리스마적 지배. 베버의 말은 쉽게 말하면 국가, 기업
, 학교, 교회 같은 비인격적체가 합법적으로 가지는 권력으로 다스리는 것이 합법적 지배이고, 전통, 관습, 전례 등 무형의 체계가 가진 권력이 지배하는 것이 전통적 지배이며, 영웅적이거나 천재적이거나 종교적으로 영험한 존재의 개인적 힘이 다스리는 것이 카리스마적 지배라는 뜻입니다. 이 세 가지 권력의 지배유형 중 어떤 것이 보다 더 효율적인 지배를 가능하게 할까요? 카리스마적 지배는 그 권력의 원천이 개인에게 있으므로 카리스마를 가진 개인이 사망하거나 공동체에서 축출을 당하거나 혹은 더 이상 천재적인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그 지배력이 약화 혹은 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행전 5장에 보면 율법교사 가말리엘이 사도들을 해치려는 유대인들을 만류하며 이런 말을 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아 너희가 이 사람들에게 대하여 어떻게 하려는지 조심하라 이전에 드다가 일어나 스스로 선전하매 사람이 약 사백 명이나 따르더니 그가 죽임을 당하매 따르던 모든 사람들이 다 흩어져 없어졌고 그 후 호적할 때에 갈릴리의 유다가 일어나 백성을 꾀어 따르게 하다가 그도 망한즉 따르던 모든 사람이 흩어졌느니라. 행5:35~37> 카리스마적 지배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한 예입니다.

전통적 지배는 제도나 관습, 전례가 과거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수용하여 변화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잣대로 현실과 오는 미래를 재단하는 잘못에 종종 빠지게 됩니다. 예수의 대적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들어 예수와 그의 제자들을 핍박하였습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묻되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유전(遺傳)을 준행치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막7:5> 이에 예수께서는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유전을 지키느니라 또 가라사대 너희가 너희 유전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도다>라고 답하셨습니다. 미처 손 씻을 틈도 없이 떡을 먹는 배고픈 자의 현실에 주목하지 못하고 손을 씻고 떡을 먹는 전통의 잣대로 현실을 정죄하는 잘못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자신이 교회를 핍박했던 것은 바로 이 전통에 얽매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내가 내 동족 중 여러 연갑자보다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어 내 조상의 유전(遺傳)에 대하여 더욱 열심이 있었으나. 갈1:14> 전통적 지배의 한계는 전통이 가지는 그 폐쇄성입니다.

결국 가장 효율적인 지배는 합법적 지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리스마의 역사>에서는 1세기 후반부터 교회에 제도와 법이 틀을 갖추어져 가면서 예언자, 사도들 개인의 카리스마에 의한 지배가 점차 교회제도와 법, 교리에 의한 지배로 바뀌어져 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교회가 목회자나 혹은 교회안의 한 두 사람의 카리스마(은사)에 의지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사도 바울이 처음 사용한 카리스마의 본래적 의미는 교회 공동체 안에 속한 ‘모든 믿음의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은총으로 나눠주신 선물로서의 재능, 능력을 의미했습니다. 결코 공동체의 리더인 ‘천재적인 개인’의 탁월함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모든 신자들이 자신의 카리스마를 통해 하나님의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카리스마적인 개인이 지배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말씀), 교회의 법(교회법)이 지배하는 합리적인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2010.4.24)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