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과거를 향한 문을 닫고 미래를 향한 문을 열자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1-01-01 (토) 16:05 13년전 7297  

                                                 


                                      
                                          과거를 향한 문을 닫고 미래를 향한 문을 열자



고대 로마의 신(神) 가운데는 문(門)을 지키는 야누스(Janus)라는 신이 있습니다. 야누스 신은 서로 반대방향을 향한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누스 신에게 바쳐진 신전의 양 끝에도 서로 반대방향을 향한 문이 두 개 있습니다. 한 쪽은 과거를 향한 문이고 다른 한쪽은 미래를 향한 문입니다. 무쇠로 만든 야누스 신전의 문은 백 개의 빗장으로 굳게 닫혀 있습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야누스 신전 안에 전쟁의 신을 가두어놓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만약 전쟁을 하기로 원로원에서 최종결정이 내려지면 집정관이 손수 야누스 신전의 문을 열고 전쟁의 신을 불러낸 다음 전쟁을 개시하곤 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 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에 의하면 야누스 신에게 신전을 처음 바친 사람은 로마의 2대왕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 BC 717-673)입니다. 누마왕은 완성된 야누스 신전의 앞문과 뒷문을 백성들에게 보여준 후 야누스 신전의 문은 전시(戰時)에는 열리고 평화시에는 닫힐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야누스 신전을 세운 누마왕 재위(在位) 43년 동안에는 신전의 문이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전개된 로마의 역사에서 야누스 신전의 문은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곤 항상 열려 있었습니다. BC 270년 로마가 카르타고와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다툰 1차 포에니전쟁의 승리 후 야누스 신전의 문은 잠시 닫혔습니다. 그리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죽음 이후 시작된 내란에서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군을 무찌르고 승리한 BC 31년에 가서야 야누스 신전의 문은 비로소 두 번째로 닫혔습니다. 옥타비우누스는 내전으로 몸살을 앓던 로마에 평화를 가져오고 야누스 신전의 문을 닫게 한 공로로 마침내 아우구스투스(존엄한 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문(門)은 모든 것의 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입니다. 그래서 문은 시작과 함께 끝을 의미합니다. 야누스 신전을 세운 누마왕은 백성들의 일상적인 삶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역법(曆法)을 개혁하면서 1월을 가리켜 야누아리우스(Ianuarius)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1월을 야누스 신에게서 유래한 야누아리우스로 이름붙인 이유는 1월이 한 해가 끝나고 다른 한 해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현대 영어에서 1월을 가리켜 January라고 이름 붙인 것은 바로 여기에서 기원합니다. 1월은 과거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통과하는 문입니다.  

다시 1월이 되었습니다. 1월은 야누스의 달(January)입니다. 옛 것을 마감하는 달이자 새 것을 시작하는 달입니다. 지나간 과거에 대해 문을 닫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문을 여는 시간입니다. 비단 1월뿐만 아니라 시간은 언제나 야누스 신전의 문처럼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를 향한 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를 향한 문입니다. 우리가 어느 쪽 문을 여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과 운명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를 향한 문을 열면 우리는 과거의 시간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에 붙들리고 발목이 잡혀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과거의 아픔, 실패, 상처, 다툼에 매이면 과거의 불행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야누스 신전의 문이 열려있을 때 전쟁의 신이 나와 마음껏 활개를 치듯이 과거의 아픔과 미움, 원망과 분노를 향해 열려진 문이 닫히지 않으면 우리 안의 전쟁은 좀처럼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개인이든 국가든 마찬가지입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냉혹한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오늘에도 우리는 아직껏 흘러간 좌우이념대결의 냉전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엄연히 공산주의국가인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의 첨병노릇을 담당하던 일본마저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만이 경제발전을 가져온다는 논리는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 같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그에 비교되는 중국 및 남미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그 설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학자들 사이에선 이제 경제학교과서마저 새롭게 써야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우리는 경제정책, 복지정책 하나를 놓고도 색깔이 붉다 마다 따지며 이념공세에 세월을 허송하고 있습니다. 전쟁의 상흔을 입은 분들은 전쟁이 끝난 지 60년의 세월이 가까워 오는 지금도 멀쩡한 사찰(寺刹)에 몰려가 정부시책에 반대하는 빨갱이 새끼들은 다 죽여야한다고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피우고 있는 형편입니다. 과거의 문이 닫히지 않으면 우리 안의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과거를 향한 문을 닫으라고 말씀합니다. 사43:18~19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개인이든 교회든 국가든 보다 나은 미래를 진정으로 소망한다면 과거에 붙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를 향한 문을 닫아야 합니다. 전쟁의 신이 제멋대로 활개 치지 못하도록 과거를 향해 열린 문을 닫아걸고 잠가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안의 소모적인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미래가 열립니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1월, 여러분은 어느 쪽 문을 여시겠습니까?

(2011.1.2 주일)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