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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땅을 기경하라!(호세아 10:12-15)

김민수 (서울북노회,한남,목사) 2011-04-09 (토) 20:40 12년전 9894  

밭에 뭔가를 심으려면 밭을 갈아엎어야 합니다. 갈아엎는다는 것은 부드럽게 만든다는 것이죠. 흙도 숨을 쉬어야 하고 흙이 숨을 쉬려면 부드러워져야 합니다. 흙이 숨을 쉬지 못하면 생명이 숨쉬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도시가 황량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보도블럭으로 흙을 덮어버려 흙이 숨을 쉬지 못해서 푸른 생명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편리해 진만큼 비자연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고, 비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다 보니 비자연을 넘어서 반자연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감자가 푸른 싹을 내기 시작하면 북을 줍니다. 북을 주는 이유는 단지 흙을 높여 주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흙을 뒤집어 줌으로써 감자뿌리의 숨통을 틔어 주는 것입니다. 밭도 농사를 짓고 그냥 방치해 두면 굳어집니다. 굳어지면 잡초만 무성해 집니다.

우리 마음의 밭도 그렇습니다.

한 번 농사지어 열매를 맺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릴 때마다 갈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제 우리의 마음 밭이 옥토라 할지라도, 지금 우리의 마음 밭이 옥토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떨어질 때마다 갈아엎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첫 걸음을 걸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걸음을 걸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잡초도 뽑아주고 비료도 주고 북도 주면서 추수하기까지 땀흘려야 하는 것입니다. 열매 맺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분명 땀흘리는 수고는 인간의 몫입니다.

우리의 마음 밭이 굳어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더 이상 새로운 말씀이 들어가서 뿌리를 내릴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요? 하나님의 말씀이 새록새록 싹을 내려면 우리의 마음 밭이 부드러워야 하는데 딱딱하게 굳어져서 아멘은 하지만 자기의 삶을 갈아엎으려는 의지가 없는 마음이 굳은 마음입니다.

호세아 10:12에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은 악의 밭을 갈아 죄를 거두고 거짓열매를 먹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길과 자신의 용사 많음을' 의지했던 것입니다. 오늘 날 말로 바꿔 말하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 능력, 소유'를 의지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묵은 땅을 기경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째로, 자기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내가 어떤 이익을 볼 것인가, 어떤 축복을 받을 것인가에만 관심을 두는 삶이 아니라 '이미 받은 바 은혜가 족하다'는 고백 속에서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중심의 삶입니다.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는 <예수는 없다>는 책에서 "예수를 믿지 않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예수를 그릇 믿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예수를 그릇 믿는 사람들이 신봉하는 예수, 그런 예수는 없다는 것이죠. 자기중심의 삶만을 추구하는 이들이 믿는 예수,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써의 예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얼마나 나 중심적으로 살아왔는가를 돌아보고, 그 굳은 땅을 기경하는 것이 우리 신앙의 첫 걸음입니다.

두 번째로 묵은 땅을 기경한다 함은 갈아엎고 끝낸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씨앗을 뿌림을 전재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밭을 고슬고슬하게 갈아놓고 잡초의 씨앗을 뿌리는 어리석은 농부는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냥 방치해 두는 농부도 없을 것입니다. 그냥 놔두면 잡초들이 밭을 잠식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우리 인간사에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이 그랬듯이 악의 열매를 거두고, 먹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좋은 씨앗'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지혜로운 농부는 어떤 것이 좋은 씨앗인줄 압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도 '좋은 씨앗'이 있고 '나쁜 씨앗'이 있냐고 물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본질적으로 '좋은 씨앗'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전하는 이들 중에는 좋은 씨앗을 변질시켜서 '나쁜 씨앗'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좋은 씨앗'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 예수의 이름으로 선포된다고 모두 좋은 씨앗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던 이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정죄했듯이 오늘 날에도 예수의 이름으로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이들이 득세하고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좋은 씨앗을 뿌려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묵은 땅을 기경하고 좋은 씨앗을 뿌렸으면 그것으로 다 된 것이 아닙니다.

농사를 지시는 분들이 말씀을 하십니다.

"지금 잘 된 것 같아도 거둬봐야 아는 것이여."

열매를 거두기까지 각종 병충해와 싸워야 하고, 자연적인 조건들이 맞아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애써 지은 농사를 순식간에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농사라는 일은 가꾸는 일과 돌보는 일의 반복입니다. 결국 우리의 마음 밭에 뿌려진 좋은 씨앗도 끊임없이 가꾸고 돌보는 일을 통해서 열매 맺는 것입니다.

'가꾸고 돌보는 일'을 신앙적인 용어로 바꾸면 '실천'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다 보면 현실적인 문제들과 부닥치게 됩니다. '좋은 말씀'대로 살면 좋은 일만 있을 줄 알았는데 힘든 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당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이 깊어지는 것입니다. 넓어지는 것입니다.

찬송 중에 '겸손히 주를 섬길 때 괴로운 일이 많으나 구주여 내게 힘 주사 잘 감당하게 하소서.'하는 찬양이 있습니다. 결국 실천하면서 그 말씀의 의미들을 알아가고, 고난 중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비결을 몸소 체험하면서 성숙한 신앙인으로 서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날 신앙인의 문제는 무엇입니까?

지식적인 앎에서 만족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식적인 앎에 만족함으로서 진정한 앎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은 자기만족함만을 추구하는 저급한 신앙에 머물러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른 말로 바꿔 말하면 자기중심적인 신앙생활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길 원하지만 그가 자기의 삶을 온전히 지배하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온전히 거듭나고 온전히 헌신하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 생색을 낼 정도만 헌신하고, 거듭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신앙은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이웃에게도 무익한 신앙입니다.

신앙인은 삶의 일부를 드리겠다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온전히 온 삶을 드리겠다는 사람들이 신앙인인 것입니다.

묵은땅을 갈아엎는 일도 그렇습니다.

조금만 갈아엎어서 부드러운 흉내만 내자고 옥토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흉내만 내는 신앙은 무늬만 신앙인인 것처럼 보일 뿐이고, 그런 이들로 인해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은 망령되이 일컫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날마다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이게 되고, 내 마음 어디를 기경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씨앗을 뿌려야 할지도 알게 됩니다.

열매를 보아 그 나무를 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결과만 중시하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려면 좋은 과정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열매를 거두고 싶으신지요? 그 거둔 열매로 인해서 누구와 함께 기뻐하고 싶으신지요? 아직 열매를 거두지 않았지만 이런 소망들을 미리 보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하는 것이죠. 아직은 아니지만 미리 봄으로써 기뻐할 수 있고, 기 본 바를 이루기 위해서 땀 흘리는 것이 비전있는 신앙인들의 삶인 것입니다. '비전'이라고 하는 것도 '본다'라는 것과 관계가 있으니 '묵은 땅을 기경하는 일'이야말로 현재와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첫 걸음인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계절에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묵은 땅을 기경하라.'

오늘 하루를 살아가실 때에도 내 안에 묵은 땅을 기경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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