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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영성의 향기>기적

김주한 (광주노회,한신대학교,목사) 2011-08-11 (목) 16:52 12년전 3053  
 
기 적
                                           김주한 교수(한신대, 교회사학)
  기적! 좋다. 우리의 힘으로 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맡기자. 그리고 기적을 바라자. 계몽주의 이후 인간의 역사는 신을 이 세계로부터 끊임없이 추방하는 역사였다. 인간은 합리적인 이성을 사용하여 과학을 발전시켜 나가면 무한한 행복과 자유를 맛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였다. 인간은 운명을 스스로 조절해 갈 수 있는 참으로 “성인이 된 세상”의 주인공이다. 그래서 인간은 하늘에 대한 관심에서 지상에 대한 관심으로, 신에 대한 관심에서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각설하고 21세기 요즘 우리 사회는 과학 보다는 정신 혹은 영성 세계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과학, 물질문화가 초고속 정보화 사회로 몰아가면 갈수록 종교, 영성, 정신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그 만큼 비례적으로 높아만 간다. 내가 보기엔 21세기 초반부에는 영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어 인문․ 사회․ 자연과학 분야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 분야를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초창기 사막 수도사들은 수도가 깊으면 깊을수록 신비한 경험들을 자주 하였다. 말하자면 ‘기적 같은’ ‘기적’을 경험하거나 베풀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초기 수도사들의 문헌들을 보면 ‘기적’을 지칭하는 단어로 ‘듀나미스’(dunamis, 역동적인 힘), ‘세메이온’(semeion, 표적), ‘시그나’(signa, 표시), ‘버투스’(virtus, 덕), ‘프로디기아’(prodigia, 불가사의한 조짐) 등의 단어들을 사용하였다. 흔히 말하는 ‘미라클’(miracle, 기적)이란 단어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수도사들이 행했거나 체험한 ‘기적들’은 요술이나 마술도 아니고 기이한 어떤 행적으로 경탄의 대상이 되거나 자연의 일상적인 흐름과는 반대 되는 어떤 것을 지칭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하나님의 능력의 ‘표적’이었고 하나님께서 과거에 선지자들과 사도들에게 강력하게 역사하셨듯이 지금도 수도사들을 통해 강력하게 역사하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적이었다. 그런 표적들은 수도사들의 덕(virtus)을 예증해주며 그들이 하나님의 능력의 성서적 계시선상에 위치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수도사들은 자신들이 기적을 행할 수 있다고 자랑하거나 또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도망가거나 만나주지 않았다.
마귀들린 사람이 성당에 찾아와 울부짖었다. 사람들이 그를 위해 성당에서 기도를 드렸지만 마귀가 워낙 억세어 나가질 않았다. 그 성당의 신부들은 어떡하면 좋겠는지 서로 의논하다가 수도사 베싸리온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몰아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마귀를 쫓아달라고 요청하면 베싸리온이 성당에 오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성당 신부들은 베싸리온은 누구보다 일찍 성당에 온다는 것을 알고 마귀들린 자를 성당에 앉혀놓고 베싸리온이 들어올 때, “사부님, 이 형제가 잠자고 있으니 잠을 깨워주십시오”라고 말하기로 합의했다. 베싸리온이 성당에 들어올 때 신부들이 그렇게 말하자, 그는 “일어나 밖으로 나가!” 했다. 마귀는 즉각 그 사람에게서 나왔고, 그 순간 그도 깨끗이 나았다. 수도사들의 기적 행위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이집트의 한 남자에게 중풍에 걸린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는 유명한 수도사 마카리오의 독방에 그를 데리고 가서 울고 있는 아이를 문 앞에 버려둔 채 가버렸다. 원로는 울고 있는 아이를 보며 “누가 널 여기까지 데려왔지?” “아빠가 나를 여기에 던져두고 가버렸어요!” “일어나서 아빠를 만나러 가거라.”고 원로가 말하자, 아이는 금방 완쾌되어 일어섰고, 아버지와 다시 만났다. 그리하여 그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어느날 시소에스 교부의 제자인 아브라함이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 원로는 제자가 마귀의 유혹에 넘어진 것을 보고 일어나 하나님을 향해 손을 쳐들고 말했다. “하나님, 당신께서 그를 고쳐 주시기 전에는 원하시든 말든 저는 당신을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그 제자는 고침을 받았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행하신 첫 번째 기적은 혼인집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요한복음 2장 1-11). 성경주석 가들은 설명한다. 물은 옛 시대를 상징하고 포도주는 새 시대를 상징한다고, 그리고 이 기적은 예수님이 오심으로 새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표징이라고. 분단의 설움을 안고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이 우리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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