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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의 기적

김은일 (전남노회,유달제일교회,목사) 2011-12-14 (수) 10:11 12년전 3497  

 나는 목회 하는 중 아무리 바삐도 1년에 세 차례는 기도원에 올라간다.
아니 분주하고 복잡하고 힘겨울 때 올라간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기도원에 가기 한 주전 주일 예배 광고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안내대에는 기도카드를 비치해 둔다.
그러면 성도들은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개인기도제목을 기록하여 자연스레 기도함에 넣는다.

기도카드에는 현재생활의 기도제목 세 가지 만 적게 되어 있고, 그중 제일 앞부분에는 긴급기도 제목을 적도록 되어 있다.
나는 그것을 수거해 가지고 기도원에 들고 올라간다.

그렇게 하는 것은 성도들을 위한 중보가 목적이긴 하나 부차적으로는 성도들의 현재 삶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에 반드시 거르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3월 경에 놀라운 기도카드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보통의 경우 일반적으로 성도는 기도카드에 자신 혹은 자기 가족을 위한 기도제목을 적는다. 
가장 중요한 맨 앞 긴급기도제목은 더더욱 자신의 현재 시급한 기도제목을 적는 것이 통례다.

그런데 그 많은 기도카드중 유독 눈에 띠는 하나가 있었다.
그것도 긴급기도 제목에서였다.

"조도고, 빛나 대학입학 위해 기도부탁드립니다."

나는 처음 생각하길 빛나가 그 기도제목을 쓴 여성도의 자녀인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조도라는 섬에 있는 작은 고등학교의 어느 학생 이름이었고 그 기도제목을 쓴 이는 그의 선생님이었다.

나는 감탄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자기도 아니고, 자기 남편도 아니고, 자기 자식의 문제도 아니고, 자기 부모도 아닌 섬마을의 한 제자를 위한 기도제목.... 

목사로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직접 카드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심히 대단한 감동을 받았다.

어찌 이 일이 쉬운 것이겠는가.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안에 자기를 비우고 남을 담지 않으면 불가능할 일이다.
남을 향한 진실한 사랑의 마음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 나는 너무 감동하여 그 성도를 찾았다.
그리고 대화 중 여종의 선한 마음을 또 한번 보게 되었다.

 조도는 전라남도 진도라는 섬에서 배를 타고 더 들어가야 나오는 섬이란다.
그 섬안에 조도고라는 자그마한 고등학교가 있는데 전교생 28명에 지나지 않은 작은 학교란다.
학원은 커녕 서점이나 문구점 조차 없는 환경이란다.

여성도는 그 섬마을의 교사이고 매주 배를 타고 목포에 나와 예배를 드리고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 귀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어찌 받지 않으시랴.'

이후 시간은 흘러 대입수능일 40일을 앞두고 특별 새벽기도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무렵 선생님으로부터 또 하나의 기도카드가 전해졌다.
거기엔 빛나를 포함 다섯명(민정, 경훈, 미령, 예지, 은지)의 이름이 더 적혀 있었다.

성도들과 나는 새벽마다 이름을 불러가며 열심히 기도했다.
물론 그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모두의 이름을 불러가며 성실히 기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난 주 월요일, 성도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하며 훌쩍이며 전화를 걸어왔다.

'목사님, 우리 빛나 서울대에 최종합격했어요.'

"우리 빛나"라고 말하는 여집사님의 말에서 마치 자기 딸을 사랑하는 듯한 여종의 따스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집사님은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나한테 감사하단다.
하지만 나는 부끄러웠다.
순간, 그의 제자를 향한 사랑이 내가 성도를 향한 사랑보다 왠지 커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말해줬다.
"집사님의 선한 마음을 하나님이 받으신 것일 뿐입니다. 집사님이 조도에 있기에 그 섬이 복을 받은 것입니다."


조도의 기적같은 소식을 전한다.
빛나는 고려대, 한국교원대, 한양대,  광주교대, 그리고 서울대에 최종 합격하였다.
경훈이는 전남대 1년 장학생으로 최종합격하였다.
미령이는 광주교대에 합격하였다.

나머지 세 아이의 소식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반드시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지금 집사님은 축하전화 받느라 일상이 힘겨울 정도라고 한다.
그도 그럴 만도 하다.

"1981년 개교이래 그 섬에서 처음 있는 일이란다."


조도의 기적은 한 여인의 선한 마음을 받으신 기도 응답의 열매리라.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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