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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향기>탐식

김주한 (광주노회,한신대학교,목사) 2012-01-28 (토) 12:36 12년전 3049  
 
탐식
  김주한 교수(한신대학교, 교회사학) 
    기독교 수도원 운동의 발상지는 사막이었다. 이집트 나일강 주변의 사막이나 시리아 지역의 사막지대는 초대교회 수도자들이 수도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사막은 황폐한 곳이요 인간의 삶이 불가능한 버려진 불모지가 아니었다. ‘도시’가 인위적인 삶을 상징한다면 ‘사막’은 자연적인 삶을 상징한다. 성경을 보면 ‘도시’는 인간들의 욕망과 야망으로 직조된 인위적인 삶의 장소로 언제나 하나님의 심판 대상이었다면 ‘광야’나 ‘사막’은 하나님의 땅을 의미하였다(모세, 세례요한, 바울 등은 모두 광야나 사막에서 하나님을 경험하였다). 초대교회 수도사들은 사막을 무대로 육체와 감정과 생각과 영혼을 다스리면서 사람소리가 아닌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 수도사들은 보통 혼자만의 구원을 위해 세상으로부터 도피해버린 무책임한 사람들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류의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세상에서 책임적인 삶을 위해 먼저 자신을 단련시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치열한 내적인 씨름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영적으로 높은 경지에 오른 남자 수도사를 ‘아바’(abba)로, 여자 수도사를 ‘암마’(amma)로 불렀다.
   수도사들이 영적 훈련에 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해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육체의 훈련이다. 육체는 늘 본능에 따라 움직이도록 되어있고 자기 고집, 안락함, 그릇된 습관의 순서로 몸을 움직인다. 육체는 편안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이 욕구를 제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식욕을 다스리는 것이었다. 수도사들이 음식에 대한 훈련을 한 이유는 ‘욕심에 끌려 먹는 배부름’보다는 ‘선택적인 배고픔’이 하나님을 찾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한 훈련은 다이어트 및 금식을 통해 행해졌다. 거의 모든 수도사들은 자신의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음식으로 생활하였다. 때로는 건강을 잃을 정도로 한계를 넘어 극한 상태로 몰고 가는 경우도 많았다. 아바 롱기누스는 이렇게 스스로 자신에게 말했다.
“만일 병이 들거든 아픈 채 그냥 죽게. 병이 들었다고 정해진 시간이 아닌데도 음식을 달라면 매일 주던 음식조차 더 이상 주지 않을 것일세.”
   물론 롱기누스는 굶어 죽지는 않았다. 그 만큼 하나님과 약속한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 죽기로 각오하고 수련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아바 피오르는 식사를 하는 동안에 100보 정도를 걷곤 하였다. 누군가 그에게 왜 식사를 그런 식으로 하냐고 질문을 하자 먹는 것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부수적인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였다. 또 다른 사람이 같은 질문을 하자 자신의 영혼이 먹는 일에 육체적 쾌락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하였다."
   사막의 수도사들은 탐심을 경계하기 위해 무조건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 사막지대가 물과 음식이 귀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음식의 절약이 필요했지만 훈련의 강도가 반드시 음식의 양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탐식을 조절하는 훈련에도 절도와 요령이 필요하였다.
"아바 포이메노스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마귀로부터 온 것이라고 말했다."
   금식 훈련을 하는 수도사들은 언제나 자신의 능력의 한계선상에서 고민하곤 했다. 한 수도사는 두 주 동안 한 끼니만 식사를 하였는데 빵 1개를 먹었다. 그런데 이런 규칙이 그의 육체적 조건에는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고심하다가 그의 스승에게 상담을 하였다. 그의 스승은 그에게 한 주에 한 끼씩 먹도록 하고 대신에 빵은 반으로 나누어 먹도록 권면하였다. 이에 제자는 마음에 평안을 얻고 돌아갔다. 똑같은 빵을 시간적으로 어떻게 나누어 먹느냐 하는 이런 미세한 차이가 수도사들의 삶을 성숙으로 아니면 반대로 파멸로 이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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