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오늘이라도 저 좀 하나님이 데려가시면 좋겠어요. 안 아픈 곳이 없이 온 몸이 너무 아파서 힘들어 죽겠어요.’
팔순이 한참 넘은 어느 여 권사님의 대단히 힘겨운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쯔쯔!!! 얼마나 아프면 그런 말을 할까....
근데, 다음 말이 나를 복잡하게 한다.
‘목사님, 오늘 어시장에 목사님 좋아하는 대하 들어 온 것 있나 지팡이를 짚고 보러 나갔어요. 근데 아직 배가 안 들어와 막 잡아온 싱싱한 것이 없어 못 샀어요.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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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라리 죽는 게 낫다 싶을 만큼 온 몸이 아프다는 분이 나 주겠다고 대하 사러 시장에 지팡이를 짚고 나갔다니....
직원 집사님을 통해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다과세트를 전해 받았다.
역시 팔순이 한참 넘은 권사님이 전해 준 것이다.
과자상자에는 메이드인 홍콩이 적혀있다.
나는 안을 열어본 후 곧 과자 몇 개가 비어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짐작컨대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것을 먹다가 너무 맛이 있어 목사님 생각에 뚜껑을 닫고 내게 전해 준 것일 게다.
상자 안에 작은 편지 하나가 들어 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이 짧은 한 줄이 목사인 나를 복잡하게 한다.
사람들이 목회가 고난의 길이라 한다.
'허나 이 고난 길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사랑을 맛볼 수 있겠는가?????'
아마 이는 나를 비롯한 대다수 목회자들이 경험하는 사랑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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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복잡하기만 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