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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상

"소금으로, 빛으로 살아 가십시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이윤상 (전북노회,성야고보교회,목사) 2014-06-11 (수) 20:28 9년전 1658  
2014년 2월 9일 주현절 다섯째주일


"소금으로, 빛으로 살아 가십시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언젠가 제게 이렇게 묻는 분이 계셨습니다."목사님! 화가 너무 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뭐라고 했을까요? "화가 나면 분이 풀릴 때까지 실컷 욕해 주세요." 그 분은 눈이 휘둥그래 해지더니 "목사님 그래도 돼요?"라고 묻더군요. 제가 반문했습니다. "욕 나오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세요?" 그 분은 겸연쩍어 하시더니 "욕 하죠. 체면 때문에 참으려고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욕하죠. 그런데 욕하면 하느님께서 싫어하시잖아요?" 제가 반문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욕 나오는 상황에서 욕 하는 사람을 싫어하실까요? 욕 먹을 짓을 하는 사람을 싫어하실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욕을 먹을 일을 안 해야죠. 욕 먹을 짓을 했다면 욕하는 사람 뭐라 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 화나게 하지 마세요! 욕하고 나서 좀 후련해지시면 욕하는 나도 좀 돌아보세요. 나는 욕 먹을 짓 안 했나? 

지난 한주간 여러분은 욕 나오는 상황 없으셨나요? 

저는 있었습니다. 목사 체면에 욕은 못했습니다. 제 형님도 무척 흥분하셨더군요. 형님도 교수 체면에 욕은 못하고 완곡하게 분노만 표출했습니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지난 6일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의 결론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 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핵심 증거인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2년 12월 수서경찰서의 보도자료 발표•언론 브리핑이 시기와 내용에 있어 최선의 것이었는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원칙을 적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원칙을 다른 재판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일까? 

어떤 트위터에는 "디케가 할복자살했다."는 멘션과 함께 법의 여신 디케가 할복자살하는 이미지로 이 판결이 얼마나 충격적인지를 표명했습니다. 

송파경찰서 권은희 수사과장은 내부고발자로서 기자회견을 통해 "직무를 이용한 범죄의 경우 관련자들의 진술이 나의 진술과 불일치하다는 것은 일반적"이라며 "나의 진술이 다른 사람의 진술과 다르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면 (이런 범죄의 특성이) 재판에서 충분히 검토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범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도 재판하고 있어 이번 무죄 선거가 곧 있을 원 전 원장 선고에 대한 무죄 심증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쌍용차 노동자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조해현) 재판부가 7일 '해고는 무효'라는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자 방청석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당시 긴박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조적이고 계속적인 재무건전성 등에 대한 위기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증거로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쌍용차가 해고회피에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쌍용차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09년 6월 8일 사측의 해고 통보 이후 1704일을 길바닥에서 버텨 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은 '어려워도 끝까지, 지금처럼 손잡고' 문구를 적은 피켓을 흔들며 서로 얼싸 안았습니다. 

조 부장판사가 "마지막 인내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을 건네자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해고 무효 판결이 있기를 빕니다. 

사람들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무죄 판결에 분노하는가 하면, 쌍용자동차 노동자 해고 무효 판결에서 희망을 찾습니다. 

그러나 눈 뜨십시오. 
진정한 희망은 우리들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예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평화를 이루는 사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태복음 5:13-16)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소금으로, 빛으로 살아 가십시오. 여러분이 희망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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