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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상

"사랑으로 사순절을 보내십시오."

이윤상 (전북노회,성야고보교회,목사) 2014-06-12 (목) 14:13 9년전 1833  

2014년 3월 23일 사순절 셋째주일 경동칼럼 


 "사랑으로 사순절을 보내십시오."



제가 로마에서 영구 귀국했다는 소식을 제 페이스 북을 통해 알렸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언급한 로마는 이탈리아 로마가 아니라 저희 교회가 운영했던 문화공간 '갤러리 로마'입니다. 제가 로마에서 영구 귀국했다는 말은 문화공간 '갤러리 로마'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표현을 했냐구요? 아내는 '갤러리 로마'를 1년여 운영하는 동안 애정과 정성을 쏟아 최선을 다했습니다. 갑자기 '갤러리 로마'를 운영할 수 없게 되자 아내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러니 제가 '갤러리 로마'를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을 완곡하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로마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처음 저희가 '갤러리 로마'를 방문했을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갤러리 로마'를 운영하던 분은 학원을 운영하고 싶어했습니다. 문제는 자본이 없습니다. 경험도 없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저희 부부는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저희 빌딩에서 필요한 공간만큼 사용하고 공과금만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빌딩은 교육연구시설입니다. 학원을 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6개월 후, 그분들은 투자를 받아 그 분들이 원하는 곳에 학원을 개업하였습니다. 자연히 '갤러리 로마'는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갤러리 로마'를 임대하고 시설을 하신 분은 다른 분이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후배를 위해 배려를 해주셨는데, 위탁 운영할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제 아내는 교회의 문화공간으로 운영해 보자고 했습니다. 저는 망설였습니다. 무슨 명분으로 목사와 사모가 카페를 운영할 수 있을까? 명분은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는 목사가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듯 추출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갤러리 로마'를 시작한 첫날 매출은 24,000원이었습니다. 유지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찾는 곳을 만들까? 답은 하느님의 방법으로 하자!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레 19:18, 마 19:19, 마 22:39, 막12:31, 눅 10:27, 롬 13:9, 갈 5:14, 약 2:8)는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갤러리 로마'에서 지불하는 돈이 아깝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료부터 바꿨습니다. 커피 원두는 바티칸에 납품하는 이탈리아 원두를 사용했습니다. 프리미엄 차 종류만 22가지였습니다. 오렌지 주스는 당도 높은 오렌지를 직접 씨트러스 프레스로 착즙했습니다. 레몬에이드도 레몬을 착즙해서 만들었습니다. 레몬 아이스 티는 홍차를 우려내고 착즙한 레몬을 넣었습니다. 자몽 주스도 직접 착즙했습니다. 스무디도 과일을 직접 갈아 만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일부러 인근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왔습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가 목사라는 것을 알게 되자 불륜 커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친목모임, 가족 모임하는 분들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갤러리 로마'는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만두게 되었을까? 건물주는 빚이 많아 건물을 팔아야 했습니다. 상권이 떠나 장사가 안되는 지역의 건물은 싸게 팔아야 하는데, 건물주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가 자리를 잡아가자 비싸게 팔았습니다. 결국 건물주가 바뀌게 되어 '갤러리 로마'는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은 지면에 말씀하기 힘들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있었지만 목회자 가정이 시시비비에 휘말리는 것이 덕이 되지 않아 무조건 양보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갤러리 로마'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돈이라면 이웃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죄책감도 없습니다. 신앙인도 돈 앞에서 양심적인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교우들의 삶도 진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업을 하면서 신앙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주일 새벽까지 일하고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집사님이 이해됩니다. 헌금이 얼마나 귀한 옥합을 깨는 것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순절을 보내고 계신 교우 여러분, 

여러분의 일상이 곧 고난입니다. 일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고난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고난입니다. 사순절, 우리의 일상에서 하느님의 은총에 눈뜨십시오. 사랑으로 사순절을 보내십시오. 아멘.†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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