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안 쳐서 안 망친 줄 알고 올해 또 망 안 쳤더니
놈인지 년인지 달구 sae끼들이 경계를 넘나들며 먹고 파고 싸고 뜯어쳐먹는구나.
일주일만 있다가 뽑자고 미뤘더니 일주일만에 무청이 다 거덜난 것이 확인된 오늘,
이렇게 자기네 닭 생각만 하고 풀어놓은 주인 여자를 향해
우리끼리지만 어쩜 그렇게 자기네 생각만 하느냐고 연속으로 욕을 발사하다가 생각하니,
우리도 보복할 수단이 있다.
닭주인이 따가고 남긴 고추밭에 들어가 저 빨간 고추를 따다가 깍뚜기 담고 갓김치 담그는 데
빻아넣는 것이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밝힐 수 없고 댓쓰어굿아이디어,
쾌재를 부르며 우리도 경계를 넘나들며 수월찮이 딴 다음 청도 없는 무 그래도 다듬고...
집에 와서 몇 시간 동안 고추 쪽파 다듬고 모처럼 이것저것 두시덕을 떨었더니
드디어 떨어지는 아내의 칭찬.
오늘은 종일 나도 아내도 넘나든다.
망 안 치면 안 망 친다는 믿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오늘 밤에도 마저 망 안 칠 생각인데....
나 너무 맛 들린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