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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부자유친

김승환 (강원노회,생명,목사) 2014-11-10 (월) 11:53 9년전 2079  

부자유친

 

"그 밤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 하신지라"(26:24)

 

여호와께서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나님"으로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삭에게 나타난 것을

보면 아직도 이삭이 아버지의 그늘에서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이 번성하게 하리라" 하신 것을 보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삭이 자기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때를 살고 있구나 싶기도 하구요.

 

어찌 이삭뿐이겠습니까? 누구를 막론하고 선대의 전통을 유산으로 물려받고 자기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얼마 만큼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뿐입

니다.

 

이런 나를 어느틈에 다 보시고 아시고 눈동자처럼 지키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 고맙습

니다. 그걸 모를 때는 두려움과 걱정과 의기소침이지만, 그걸 알고 나면 평안과 감사,

그리고 담대함입니다. 아브라함도 이삭도 저 엠마오길의 두 제자도, 기실 인생이라면 모

두가 겪는 일입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아침안개 걷히듯 환하게 의심의 구름 걷히고 밝히 그분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때가 오니 또 믿고 걸어갑니다.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도 이해가 가

지만, 때로는 "나는 믿는다. 고로 존재한다"가 더 맞게 느껴지기도 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구요?

 

잘 알면서 왜 그러십니까? 부자유친이라! 어찌 자식이 어버이를 모르겠습니까? 이젠 헥갈

리지 않으며, 그 소리 아니 들려도 오히려 더욱 사랑하고 충만합니다. 항상은 아닐지라도,

그러니 이렇게 살지요. 그러니 더욱 부자유친이요, 사랑엔 후회가 없습니다.

 

그러니 이삭도 아버지를 따라 그 길을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또 그 뒤를 따라,

등을 보고 우리도 오늘 그이 말씀을 따라 이 길을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삭이 그 곳에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며 거기 장막을 쳤더니 이삭의 종들이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26:25)

 

저도 이렇게 감사의 제단을 쌓고, 이 작은 장막 내 안에서 고요히 흐르는 신비의 우물에서

길어올린 생수로 목을 축이고 새 하루를 시작합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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