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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흥!

김승환 (강원노회,생명,목사) 2014-11-14 (금) 23:21 9년전 2954  

무슨 일인지, 무슨 배짱인지, 무슨 재주인지, 높은 기둥 위에 올라갔다. 그런데 거의 언제나 내려오는 게 올라가는 것보다 힘들다. 벌벌거리며 내려오다(?) 그만 주욱 미끄러지면서 내려왔는데, 마찰열 땜에 팔뚝이 화상 직전이다.

다급하게 아내에게 SOS를 친다. "소주 같은 거 뭐 없어? 화상 직전이야 이것좀 봐!" 아내는 어디서 소주인지 뭔지 가져다가 팔뚝에 부어준다.

시원하고 화기가 가라앉은 것 같기는 한데 나는 섭섭하다. 따뜻한 위로의 말도 곁들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아내는 팔뚝에 소주를 부어주면서 "흥!" 소리를 내고는 다시 저쪽으로 가버린 것이다.

"당신 지금 흥~이라고 한거야?"
"흥~!"
"흥?"
"흥~!"
"...."

꿈에서 깨어나서도 못내 섭섭하다. 왜 이러지? 그러다 한참만에 정신을 차린다. "흥" 소리를 내면서 짐짓 모른 체하고 아픔에 공감해주지 않는 아내가 실은 지금 나의 어떤 측면을 보여주는 꿈의 은유라면?! 헐, 또 당했네!

실은 어제 밤에 무슨 일로 좀 섭섭한 마음을 품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꿈은 그런 내 마음을 그대로 반영했구나 싶지만, 이제는 꿈에 대한 독해방식이 좀 달라졌다. 아하, 실은 내가 지금 다른 사람의 아픔에 대해 "흥~!" 하고 있는 게 없는지 돌아보라는 꿈으로 읽는다.

그려, 맞어. 아내는 아내 나름 힘든 게 있었을겨. 그려, 그려! 아들도 그랬을겨, 많이 그랬을겨!! 미안하다고 사과해야지. 손이라도 잡아줘야지. 돌아보니 자욱자욱 공감이 필요할 때 공감해주지 못해 서운함을 느끼게했을 법한 일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아, 이런!

그때 이삭과 리브가 가정도 그렇지 않았을까? 안 그랬다면 어떻게 남편이 하려는 일을 아내가 틀고, 형의 몫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동생이 가로채는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보시면서도 하나님께서는 모른 체하셨을까?

"사람이 무슨 일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여호와시니라"

늘 자신을 살펴야 하는 게 인생살이인 모양이다. 더 크게 어긋나기 전에 그렇게라도 해서 내 그림자를 돌아보게 해준 오늘 새벽꿈이 그래서 오늘도 내 안에서 나를 도우시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로 느껴져 감사의 마음이 밀려오는 아침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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