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사회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진 것 같습니
다. 적잖은 사람들이 이웃과 공동체, 나라와 민족이 없어
도 살 것처럼 착각하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허덕이며 삽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동족이 구
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
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라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멸망해가는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시면서
우셨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오늘은 민족을 위기에서 건져낸 에스더를 본문으로 은혜
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는 자기보다 이웃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요즘
엔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학교에서 교사들이 책임지고 제
자를 훈육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
고를 받을 때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에게 쓴 편지
가 있습니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
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는 것이
다.”
국가가 잘돼야 개인과 가정이 잘되고, 개인과 가정이 잘
돼야 국가가 잘되는 것은 우리는 모두 하나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멸망하면 개인도 없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를 통해 자신이 유다 민족과 공동 운명체라는 걸
알았습니다. 나보다도 나라를 생각하고 동족을 생각할 수
있는 큰 사람들이 성도님의 가정에서 자라나길 축원합니
다.
둘째, 잘못된 역사는 청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선 말기
우리나라에서는 대원군 등 나라의 지도자들이 닫힌 마음
을 가지고 세계를 대했습니다. 대신 서로 시기하고 질투
하는 일엔 열심이어서 당파싸움을 하며 지도자들이 분열
과 갈등 상황을 조장하기 바빴습니다. 이는 일본 제국주
의가 이 땅을 침략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빌미를 제공했습
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항상
전쟁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살고 있고 지역감정과 노사
갈등, 계층 갈등으로 사분오열된 부끄러운 일이 이 땅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 사회 분열의 빌미 중 하나는 일제
가 망하고 새 정부를 열 때 친일파들을 청산하지 못해 이
들에게 경제권과 기득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입
니다. 본문에서는 모르드개를 죽이려던 장대에 하만을 달
아 사형을 집행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매듭지었습니다.
회개 없이는 진정한 화해와 용서, 구원이 없음을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민족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나라는
우리 민족이 통일을 만들어내며 지켜나가야 합니다. 에
스더가 ‘죽으면 죽으리라’며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낸 것
처럼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모
두가 나라와 민족, 이웃을 사랑할 때 이 나라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며 살아가는 행복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자
신보다도 더 큰 것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우고 잘못된 과
거를 청산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성도들이 되
길 바랍니다. 그래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훌
륭한 일꾼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박용래 대전장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