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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배

신대원 졸업식 설교

나홍균 (익산노회,이리제일교회,목사) 2013-05-23 (목) 10:36 10년전 2756  
여러분을 주와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사도행전 20:28~32
 
신대원 졸업식 설교
 
 
 
 
바울이 밀레도에서 나눈 에베소 교회 장로들과의 작별의 모습이 우리 교수님들과 졸업하는 학생들 모두의 심정일 것이고, 또 그와 같은 심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한 후 무릎을 꿇고 저희 모든 사람과 함께 기도하니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 다시 그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한 말을 인하여 더욱 근심하고 배에까지 그를 전송하니라”고 사도행전 20장 36~38절 말씀이 전하는 대로, 그 눈물과 근심이 이 자리에 모인 우리의 것이고 우리의 심정이라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20장 17~38절 말씀은 바울의 유언과도 같은 것으로 너무 유명하고 은혜스러워서 설교가 자칫 사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당부했던 몇 가지 것을 기억함으로 말씀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28절 말씀에 나오는 여러분이 예수님이 피로 사신 교회의 감독자 즉 목사라는 것입니다. 신학대학원 과정은 한국기독교장로회의 목사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이제 수련과정을 끝내고 사역지에서 청빙을 받으면 목사가 됩니다. 제도의 목사가 아니라도 신학교를 입학할 때 이미 우리는 하나님께 드려진 사람입니다. 그 사명감, 하나님께 받은 소명, 나는 교회를 치는 목자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의 품처럼, 온실 같은 학교를 벗어나 현장의 교회, 실제 목회에 부딪치면 깨어지고 녹아질 일이 많을 것입니다. 그 때 마다 나는 목사이다 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귀한 소명, 세상의 권력, 재력, 명예, 학벌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역사와 민족 앞에 피를 토하듯 때로 훈계하고, 때로 위로하고, 때로 희망을 열어준 선배 목사님들의 그 결기의 원천, 이 소명의식을 언제나 기억하기 바랍니다.
 
문익환 목사님이 방북했을 때 김일성 주석을 먼저 껴안은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문 목사님이 목사, 하나님의 사자, 하나님의 선지자라는 의식이 없었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WCC운동의 대 선배이신 고 강원용목사님, 한국 민주화 운동의 산 증인이신 박형규 목사님, 셀 수 없이 많은 우리의 선배님들이 한 시대 역사와 민족을 위해 고난당할 때 목사의 사명감, 목사의 자존감이 없었으면 어찌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었겠습니까. 대통령보다 귀한 직분이 목사의 직분입니다. 교회에 가면 세상에서 큰 자들이 많습니다. 학문으로, 돈으로, 명예로는 도저히 누를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주의 종이라는 이 소명감 때문에 설교할 수 있고, 그들을 위해 권면할 수 있고 축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31절에 나오는 삼년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각 사람을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졸업은 하지만 모두의 마음은 조금씩 틀릴 것입니다. 학문에 대한 욕심, 더 나은 진로에 대한 욕심, 이미 다 배워 기장교회의 신학과 신앙 따위는 우습고 가소로워 이제 호산나의 두 날개, 전도폭발 등을 생각하는 열정의 졸업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삼년, 혹은 이년의 신대원의 추억이 여러분 가슴에 스티그마, 예수님의 흔적처럼 새겨져 있다는 것을! 이제 나아갈 교회의 현실과 세상은 사나운 이리 떼가 판치는 정글이고 어그러진 말로 교인들과 교회를 망가뜨리려는 흉흉한 곳입니다. 그래서 품안의 자식처럼 여리여리한 여러분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총장님, 신대원장님, 존경하는 우리 교수님들, 저의 심정이 착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비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신대원에서 배운 신학과 함께 생활한 자유로운 공동체의 기억이 여러분 목회에 교훈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잊어버렸다 할지라도,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바르트의 향기가 날 것이고, 재미없다 하였던 교수님들의 원교설교가 동경의 대상이 될 것이고, 지루하였던 채플 시간의 예배가 모범적인 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한신에서의 역사와 민족을 품고 신학하였던 그 놀라운 기억이 남아 여러분을 건강한 목회자의 길로 이끌 것입니다.
 
대학원 기숙사의 단란했던 생활과 강의실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한신이 아니면 추구할 수 없는 것이었고, 교수님과 그리 격없이 대화하며 때로 격론할 수 있었던 것도, 한신이었기에 가능하였구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목회의 여정도 힘들어 탈진할 때, 수유리의 서늘한 공기와 북한산의 상쾌함이 생각나 다시 소생하게 될 것이며, 한신에는 교회를 위한 신학이 부족하다 비판하였던 그 신학에서 새로운 교회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찾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힘들고 외로울 때 함께 공부하던 지금 옆의 교우가 동역자가 되고 동지가 되고 위로자가 되어 서로에게 구원의 여명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곳 수유리에서 우리 한신에서 헛된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닙니다.
 
세 번째는 말씀께 부탁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말씀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신학과 모든 목사님의 목회는 말씀 중심입니다. 사람의 말과 세상의 학문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다른 무엇으로 교회를 세울 수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와 그 분의 말씀 위에서만 우리의 역사와 우리의 삶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리 가운데로 여러분을 보내는 심정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낙망하지 않는 것은 주의 말씀과 그 은혜가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선배들은 이 곳 수유리를 임마누엘,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동산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 고난의 역사 속에 기꺼이 희생하였고, 민족의 통일과 민주화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이 함께 계시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한신을 탯자리로 하였던 수많은 조국과 민족의 인재들이 각처에서 하나님의 일에 소용되어지고 있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잖습니까? 말씀께 여러분을 의탁하므로 여러분의 삶과 앞으로의 목회가 든든히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목회의 여정에, 삶의 여정에 하나님이 함께 계셔서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워 하나님이 세워 가시는 구원의 역사와 그 분의 교회에 크게 쓰임 받는 여러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11-03 20:48:18 총회장 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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